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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호주매씨가족의 한국소풍이야기
  • 박선우 기자
  • 등록 2022-04-14 08: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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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호주, 양국 수교 60주년
지난 8일, 한·호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며 주시드니한국문화원과 본교 소성박물관이 주관해 열리는
‘호주매씨가족의 한국소풍이야기’ 특별전이 개최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양국 교류에 힘을 보태온
 본교 소성박물관이 주관하는 특별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매씨가족의 아름다운 손길 


 ‘매견시’라는 한국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제임스 노블 매켄지는 1910년, 호주장로교 한국선교사로서 내한했다. 이미 한국에서 일하고 있던 호주 선교사 메리 캘리 와 재혼한 그는 1912년 한국 최초의 나환자 병원인 ‘부산나병원’(이하 상애원)의 원장을 맡게 됐다. 이후 매켄지 부부는 한국을 떠나기까지 나환자들에게 △복음 △일용할 양식 △의료 혜택을 베풀며 봉사했다. 그가 책임자로 일하기 시작한 1912년에는 54명의 환자가 있었는데, 그가 은퇴할 때인 1937년에는 600명으로 증가해 그때까지 상애원에서 수용·치료한 환자는 수천 명에 이르렀다. 


 매견시는 △지역교회 △주민들 △나환자들의 깊은 존경을 받았다. 1930년 매견시 목사 한국선교 20주년을 맞이해 부산 좌천동에 화강암 기념비를 세웠고, 한국사역 25주년에는 수개월 준비한 철제기념문이 세워졌다. 그는 1938년 부산을 떠났고, 같은 해 6월 30일 선교사직에서 공식 은퇴했다. 하지만 이후 1940년, 상애원은 일제에 의해 강제 폐쇄된다. 이에 그의 두 딸 ‘매혜란’과 ‘매혜영’ 자매가 부모의 뒤를 잇게 된다. 매씨 자매는 1952년 9월 17일, 유치원 건물을 빌려 부산에 일신부인병원(현 일신기독병원)을 개원했다. 자매는 한국전쟁 속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여성과 아이들을 위해 봉사에 힘썼으며 가난한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했다. 



소성박물관, 양국 역사·문화 교류의 중심 


 본교 소성박물관이 한·호 수교 60주년을 맞아 오는 7월 8일(금)까지 시드니에서 ‘호주매씨가족의 한국소풍이야기’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소성박물관은 지난 2012년, 매씨 가족이 남긴 자료 1만여 점을 일신기독병원으로부터 전달받아 10년간 지속적인 △디지털화 △정리 작업 △연구 등을 맡아왔기 때문에 주시드니한국문화원과 함께 본 전시를 주관하게 된 것이다. 


 특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본교 소성박물관에서 이미 ‘호주매씨가족의 한국소풍이야기’가 첫 특별전으로써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2019년에는 특별전 ‘그들의 사진과 기록’을 개최했다. 이후 소성박물관은 늘 한국에서만 개최되는 특별전을 한·호 수교 60주년을 맞아 본국인 호주에서 열고자 준비 중이었다. 한국과 호 주의 공식 수교는 1961년에 시작해, 원래라면 60주년인 작년 시드니에서 특별전이 개최됐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호주의 강한 방역 정책 때 문에 전시가 올해로 연기된 것이다. 전시 이외에도 지난 2020년, 본교 소성박물관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1930년 세워진 ‘부산나병원기념비’ 가 등록문화재 제781호로 지정되는데 공헌했다. 이는 한국과 호주 양국 간 교류 역사에서 첫 한국 문화재로 기록됐다. 


매씨가족이야기를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 


일신부인병원 쌍둥이파티


 1952년부터 1955년까지 일신부인병원 영아부에 등록 된 영양실조 아기는 350명이었다. 병원 설립 초기부터 매혜란은 ‘우유방’을 설치해 영양 실조 아기에게 매일 분유를 공급하고 정기적인 검진 및 예방접종을 제공했다. 영양실조 아기의 상당수가 쌍둥이라는 것을 알게 된 매혜란은 ‘쌍둥이파티’를 열었는데, 분유, 옷 등을 무료로 나누고 부모들끼리 쌍둥이 육아법에 대해 공유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 


 이처럼 연구·정리된 배경지식이 담기는 것으로 1955년 사진인 ‘일신부인병원의 쌍둥이파티’는 그저 당시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작품이 된다. 전시를 기획한 본교 소성박물관 박효린 학예사는 “그냥 봤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사진도 숨은 배경을 알게 되면 감동적이고 눈물이 나는 스토리가 된다. 이를 전시를 통해 대중들에게 들 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박선우 기자 Ι 202110242psw@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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