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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입사 후배가 퇴사 선배가 되는 이유
  • 김도욱 기자
  • 등록 2022-03-28 09: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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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는 행복하지 못한 공무원

경쟁률 하락, 이유가 무엇일까


 근 5년간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데에는 여러 원인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 학령인구(6~21세) 감소가 있다. 2000년대부터 시작된 저출산 현상으로 점점 시험 응시가 가능한 절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2000년 1,138만 명에서 지난 2020년 789만 명으로 줄어들었으며 2040년에는 447만 명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된다.


 공무원연금제도 개편의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 2016년부터 개편된 공무원연금제도에서 연금지급률은 재직기간 1년당 평균기준소득월액의 1.9%에서 1.7%로 0.2% 인하됐다. 연금수급 연령도 올해 기준 61세, 2033년 기준 65세로 인상됐다. 또한 연금 일부지급정지대상자를 정하는 기준이 근로자평균임금월액(2020년 기준 337만 원)에서 평균연금월액(2020년 기준 239만 원)으로 바뀌었고, 부동산 임대소득이 사업소득으로 포함돼 공무원 대다수의 전반적인 연금 수령액이 감소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원인은 현직자들이 느끼는 회의감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지난 2020년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90년생 공무원이 왔다’라는 책에서 1980~2000년대생 공무원들은 이직을 고민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58.6%가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조직문화에 대한 회의감(31.7%)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회의감(31%) 등을 꼽았다.


전문가가 바라보는 현 사태는


 앞서 공무원 경쟁률 하락에 대한 이유를 간략하게 정리했다. 본지는 전문가의 의견으로 앞에서 다루지 못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본교 행정학과 하태수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청년들이 공무원 대신 대기업·공기업 등을 선호하게 된 이유를 알고 싶다


 우선 대기업이나 공기업과의 보수 차이가 있다. 공무원연금제도 개편 이전에는 퇴직 후 연금이 강하기 때문에 보상심리가 있었지만, 개편된 지금은 굳이 낮은 보수를 받으며 공무원을 할 유인이 없어졌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 지수가 폭락한 후, 청년들 사이에 재테크 열풍이 분 것도 공무원직에 대한 인기가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로 예상된다. 강한 신분보장,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사회적 명예심 같은 이점이라도 유지됐다면 공무원직이 가치 있는 직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 추세에 와서는 이러한 이점도 크게 약화됐다고 생각한다.


Q. 집필한 논문에서 ‘공무원의 행복감 영향 요인’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관련 논문에서 무엇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지 묻고 싶다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이 웃는 낯으로 민원인을 대하려면 우선 본인이 행복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공무원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알아내고자 인접학문의 선행연구 검토로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여건 및 변수들을 40여 개 선별했고, 수원시 공무원과 경기도 소속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행복감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회귀분석하고자 했다. 분석 결과, △육체적 건강 △긍정적 성격 △일에서 얻는 만족감 △사회안전망 △일·가정 양립 △운동여건 등이 행복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공무원 경쟁률 하락 추세로 예상되는 사회적 현상이 있는가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 한 공무원 시험 응시율은 과거처럼 올라가지 않을 거라 예상된다. 또한 청년층이 재테크에 눈을 떴기에 사기업 쪽으로 진출해 한 살이라도 일찍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고자 하는 추세가 계속 유지될 것이다. 현상이 유지된다면 △국민에 대한 봉사 △공익에 대한 헌신 △타인을 위한 희생과 같이 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인 가치들이 약화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사회의 결속력 약화, 사회성 붕괴 등이 우려된다.


 공무원 경쟁률이 하락하는 동시에 퇴직률·5년 내 퇴사율 또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과 공직을 통해 얻는 만족감이 공무원직의 가장 큰 장점인 만큼, 해당 장점을 유지하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토대로 근로 환경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김도욱 기자 Ι whiting2427@kyonggi.ac.kr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9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2018년 41.0대1 △2019년 39.2대1 △2020년 37.2대1 △2021년 35.0대1 △2022년 29.2대1을 기록했다. 이에 본지는 공무원 경쟁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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