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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게임 이용 장애로 들춰진 대기업의 태도
  • 김도욱 기자
  • 등록 2022-03-28 09:26:44
  • 수정 2022-04-11 16: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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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S 문제만으로 이렇게 논란이 될 수 있었을까
최근 삼성전자가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강제 적용 논란으로 갤럭시 시리즈 유저들에게 비판받았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의 주된 이유는 게임 최적화 서비스 자체의 문제가 아닌 삼성전자의 대처 방식에 있었다. 본지는 GOS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소비자 간의 갈등을 다뤄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갤럭시 유저에게 적용되는 GOS


 Game Optimizing Service(이하 GOS)는 게임 최적화를 위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대부분의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다. 게임으로 인식되는 앱이 실행될 경우, 이를 감지하고 초당 프레임 수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조절해 기기의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방지한다. 발열 및 배터리 소모 방지가 주목적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항시 작동돼 게임 실행 내내 성능이 제한된다.


속속이 밝혀지는 문제점들


 기존에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GOS로 인해 성능에 제약이 걸리면 앱 등을 이용해 우회했다. 그러나 삼성이 갤럭시 S22 출시 후 GOS를 우회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제로 차단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자 유저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에 출연한 삼성전자 직원에게 GOS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묻자 “소비자의 안전에 집중하고 있고 이 부분에서는 타협점을 찾고 싶지 않다”고 단정 지었다.


 그러나 갤럭시 시리즈 사용자들이 기기를 테스트하며 해당 발언과 모순되는 문제점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사용자들의 실험 결과, 스마트폰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의 속도를 측정하는 주요 벤치마킹 앱들에서 GOS가 미작동했다. 이에 벤치마킹 앱으로 나오는 성능의 수치만 높게 나오게 해 고성능 스마트폰처럼 보이도록 설계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또한 패키지명이나 앱 이름을 특정 게임 앱의 것으로 변경하면 성능이 급격하게 하락해 GOS가 기기의 성능, 발열 상태 등과 상관없이 임의적으로 앱의 성능을 제한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갤럭시 S22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갤럭시 시리즈에서도 게임 앱뿐만 아니라 일반 앱에서도 GOS에 의한 똑같은 성능 저하를 보였다.


아쉬움 가득한 안일한 대처


 안전을 운운하며 기기 성능을 제한한 기업의 기만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은 커져갔다.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3일 삼성멤버스 앱에서 1차 공지가 올라왔다. 공지에선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추후 GOS 선택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입장을 낸 것이 전부였다. GOS 논란에 대한 구체적 해명이나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1차 공지 이후 해당 이슈는 더욱 빠르게 퍼져나갔고 이용자들의 반발은 더욱 심해졌다. 여론을 확인한 삼성전자는 다음 날 2차 공지를 올렸다. 1차 공지 때보다 이용자들이 궁금해할 사안에 답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소비자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설명 △언급되지 않은 보상 문제 △원가 절감으로 논란이 됐음에도 언급되지 않은 하드웨어 관련 개선안 등 2차 공지를 포함한 종합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불붙은 여론에 지난 11일 3차 공지가 올라왔고, 1차 때 언급했던 GOS 선택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에게 필요한 태도는


 기업이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소비자에게 사과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결정이지만 그만큼 기업의 방향성에 있어서 중요한 행동이다. 원가 절감으로 인한 기기 자체 성능의 하락, 성능 제약 시스템의 강제 적용은 둘째 치더라도 삼성전자가 GOS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는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문제가 제기됐던 초기에 내적 문제를 철저히 진단한 후 명확한 해결안을 제시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면 이렇게 큰 논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모든 기업이 이슈에 대처할 때 고객들을 마주하는 자세를 성찰했기를 바랄 뿐이다.



김도욱 기자 Ι whiting2427@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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