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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억지로 웃어봐도 똑같이 힘들다는 건 알고 있어
  • 김도욱 기자
  • 등록 2022-03-15 08: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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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은 매력적인 음색을 통해 브리티시 록, 블루스 기반의 다양한 장르를 그들만의 스타일로 녹여내는 4인조 밴드이다. 밴드명은 말씀 설(設)을 써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밴드’라는 의미로,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들려준다. 밴드는 리더 설호승(보컬·기타)을 중심으로, 고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낸 △이한빈(베이스) △오명석(드럼) △김도연(기타)의 98년생 동갑내기들로 구성됐다.


 설은 지난 2019년 10월 18일, 두 번째 EP 앨범인 ‘I Know’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자신의 내외부적인 사정으로 힘들고 혼란스러울 때의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에게나 혼자 해결하기 힘든 답답한 상황들이 닥쳐오기 마련이다. 금방 괜찮아지지 않는다는 걸 알더라도 누군가는 무작정 기다린다. 반면, 누군가는 △답을 찾고자 행동하고 △모든 것을 부정하고 △위로받고 웃음 지을 수도 있다. 설은 이유는 알고 있지만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앨범 안에 녹여냈다.


 해당 앨범의 수록곡인 ‘안 괜찮아’는 그중에서도 △괜찮다고 자신을 속일 때 △전혀 괜찮아지지 않고 계속 답답할 때 △괜찮다고 말하기도 싫을 정도로 지쳤을 때의 그 감정을 시원하게 표출하고자 만들어졌다. 괜찮은 척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고, 나아지지도 않는 현대인들의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거울 앞에 서서 나는 억지로라도 미소를 띠어봐도

괜찮다고 말해봐도 결국에 나는 아닌 걸 알고 있어

「안 괜찮아 中」


 기자는 앨범을 들으며 무심코 이 곡을 지나칠 뻔했다. 보컬의 미성이 돋보여 강렬한 인상을 준 타이틀곡 ‘Dry Flower’, 듣기 좋은 멜로디와 묘한 중독성을 지닌 ‘Aloha My Love’를 먼저 듣고 커진 기대감에 이 곡이 비교적 평범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유적인 가사를 담은 대부분의 앨범 수록곡과 달리, ‘안 괜찮아’는 금세 공감할 수 있는 직관적인 가사들로 가득 차 있어 곱씹으며 몰입할 수 있었다. 은유적으로든 직관적으로든 우리가 속으로 눌러왔던 진심을 자극한다. 이러한 솔직한 면이 이 앨범, 그리고 설의 매력이 아닐까.



김도욱 기자 Ι whiting2427@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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