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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터] 이대남은 2번남, 이대녀는 1번녀…갈등과 혐오의 비호감 대선
  • 김화연 편집국장
  • 등록 2022-03-14 15:47:16
  • 수정 2022-03-15 0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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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오전 6시 21분,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종료됐다. 개표 초반에는 이재명 후보가 10% 가량 앞섰지만 결국 윤석열 후보가 극적으로 역전해 0.73%, 24만 7,077표 차이로 당선됐다. 전국 투표율은 77.1%로 마무리됐다.

   

 이번 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자 캐스팅보트인 2030세대의 갈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대선이었다. 작년 여름 20대 남성을 지칭하는 용어 ‘이대남’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뒤이어 ‘이대녀’라는 용어도 생기며 많은 언론들이 20대를 이대남과 이대녀로 나눠 부르기 시작했다. 이대남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받은 소외감에 야당을 지지하고, 이대녀는 이대남의 표심을 잡으려는 야당의 ‘여성가족부 폐지’ 발언 등의 행보에 여당을 지지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후 1번 이재명 후보와 2번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남성을 지칭하는 1번남·2번남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이재명 후보를 돕는 손혜원 前 의원이 “1번 찍으면 여자들이 좋아할 거예요”라는 내용이 담긴 홍보 영상을 올렸다가 비판을 받고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기도 했다. 이처럼 20대들은 언론과 정치인들이 조장하는 갈등 속에서 선거를 바라봤다.

   

 그 결과 20대 남성은 58.7%가 윤석열을, 36.3%가 이재명을 지지한다는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반대로 20대 여성은 58.0%가 이재명을, 33.8%가 윤석열을 지지한다고 발표됐다. 이러한 성별 간 투표율 차이는 20대에서 가장 크게 발생했다.

   

 이러한 성별 간 갈등과 차이는 대학생인 우리의 곁에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정치적 싸움으로 물들었다. 또한 자신의 애인에게 몇 번 후보자를 지지하냐는 질문을 들었다는 경험담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과거 지역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우리 사회가 개선되기는커녕 새로운 갈등 양상으로 분열되고 있는 것이다. 현 시대에서 ‘갈라치기 정치에 대한 경계’와 ‘화합의 정치’의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김화연 편집국장 Ι khy7303@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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