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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대학 교육을 고민한다
  • 편집국
  • 등록 2022-03-02 10:06:55
  • 수정 2022-05-30 08: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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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승엽(교양학부) 교수


 지난 2년여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넘어, 이번 2022년 1학기부터 우리 대학은 전체 교과목 강의에 있어서 그동안 불가능했던 대면 강의 실현을 시도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극복은 아직 요원하며 도래할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성 속에 가려져 있다. 현실적으로 아직 변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대학은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한 강의방식을 적용하거나 강의방식에 대한 비율 조정을 여러 번에 걸쳐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간에 코로나와의 공존 또는 종식이 이루어진다거나, 더 나아가 위기 극복을 통해 과거로의 완전한 회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은 막연한 낙관적 기대일 것이다. 아마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대학교육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온라인 강의 방식을 경험한 대학, 교수자, 학생들은 종전의 교육 형태로 완전히 돌아가기 어려울 수 있다. 


 오랫동안 초, 중, 고등교육에서는 온라인을 활용하는 새롭고 다양한 교육방식이 시도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전통적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로의존적 경향성을 나타내었다.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란 한번 형성된 흐름이나 방식이 관성으로 인해 추후 그 비효율성을 인식하더라도 한동안 쉽게 변화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코로나 펜데믹을 통해 대학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수용하게 된 온라인 비대면 강의 방식은 기존 대면 방식과 단절되어 벌써 새로운 경로의존성을 띄고 있다. 교수자 입장에서도 갑작스럽게 개발하고 준비하여야 했던 온라인 비대면 강의는 처음에는 어렵고 불편한 방식이었으나 학기를 거듭할수록 안정화되며 많은 장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펜데믹이 선언된 2020년에 입학한 학생은 이제 3학년이 되었으며, 고등학교 시절 비대면 수업을 경험한 2021 학번들은 이전만큼의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


 단순한 전면 대면 교육방식의 실현만이 대학교육의 정상화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학 교육이 직면한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대면 또는 비대면 등 수업방식의 선택 문제를 통해 대학 등록금 반환을 제기하는 학습자의 불만을 회피하는 것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학습자들이 제기하는 대학 비대면 강의에 대한 불만의 핵심은 강의진행, 강의콘텐츠 및 도구의 질적 수준, 시험에서의 부정행위 가능성 내포, 부족한 학습자-교수자 간 소통과 관련되어 있었다. 한편, 교수자로서 나는 학생들에게 비대면에서 대면의 전환을 조심스럽게 제시한 결과, 오히려 효과적인 강의 방식으로서의 비대면 강의 진행 또는 대면/비대면을 병행하길 원하는 다수 학생들의 요구를 접할 수 있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쯤이면 대학의 50% 이상이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대학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대학의 주요한 관심은 대학평가, 재정지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타 대학과의 신입생 유치 경쟁 및 재학생 유지 문제 등에 집중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교육 수용자인 학생의 입장에서 “대학을 꼭 가야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시점이 바로 대학이 진정한 위기에 처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도래할 환경은 교육 수요자들이 대학 학위나 자격증만이 아닌 진정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코로나 이후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위기 상황 속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대학 교육의 질적 진화가 필요하다. 대학이 생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교육'이라는 기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전통적인 일방적 강의식 교육, 지식 전달과 암기를 통한 평가가 적용되는 교육방식은 과거 산업화시대의 인재상을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배출할 수 있는 방식일 뿐이다. 반면, 미래 대학 교육의 방향은 컴퓨터, AI, 로봇에 대체될 수 없는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다. 인간만이 보유하는 차별화되는 역량인 비판적 사고, 창의성, 의사소통, 협력능력을 함양하고 인성과 교양을 쌓는 것이 교육의 방향성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의 본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대면・비대면 방식을 막론하고 가용가능한 모든 효과적인 수단과 도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교수법을 익히고 강의에 구현하려는 개별 교수자들의 노력과 병행하여 교육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완성도 높은 대면・비대면의 융·복합 학습구현이 가능한 혁신적인 교육플랫폼, 학습도구, 시설 등에 대한 대학 수준의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길고 힘들었던 코로나 위기를 끝내 극복하여 대학 교육의 정상화와 질적 진화를 시도하려는 새로운 학기 출발 선상에 서 있다. 외부환경 및 학내 갈등요인 등이 산재된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대학본부, 교직원, 교수자와 학생 구성원 모두가 경기대학교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기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학내 구성원들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 끝내 우리 경기대학교가 미래 대학 교육의 주역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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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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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vinPark932022-03-03 14:07:47

    교수 칼럼이라는데 어느 학과 어떤 교수님인지 이름도 없고 소개도 없고.. 참 편집국 엉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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