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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메인] 불황 없는 백화점 명품관
  • 오혜미 정기자
  • 등록 2021-10-06 11: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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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법칙에 어긋나는 명품소비
요즘 들어 나이를 불문하고 명품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은 감소한다는
수요법칙에 모순되는 사치재인 명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본지에서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아보고 명품 소비의 현황을 알아봤다.

명품에 대해 알아보자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으로 luxury라는 영어단어와 대응되며 호사품이나 사치품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luxury의 어원은 호사스러움을 뜻하는 라틴어 룩수스에서 파생된 룩수리아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는 극도의 사치 또는 부패를 뜻한다. 하지만 명품은 믿을 수 있는 것 오랜 세월을 두고 쓰면 빛을 발하는 것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 개인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것 등 값비싼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값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그 자체로 무한한 가치를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치재로 분류되는 명품은 베블런 효과를 보이며, 계속해서 가격이 오름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지 않는다. 이는 상류층 소비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소비 행태로 경제상황이 악화돼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류층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도 이웃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위한 과시소비를 추구한다.

명품 매출 증가의 배경, MZ세대

MZ세대는 가격 대비 심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가심비위주의 쇼핑을 우선으로 한다. 가심비란 미적, 심적인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면 가격에 상관없이 값을 지불하며 쇼핑을 즐긴다는 뜻이다. 이는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유튜브나 SNS들을 통해 명품을 자주 접하게 되고, 과시욕을 뜻하는 MZ세대 특유의 플렉스 문화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또 최근 집값 상승으로 인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해소가 소비로 이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MZ세대들은 치솟은 집값으로 인해 자가마련을 포기하고 소비를 늘리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에 ‘YOLO1)’ 열풍이 다시 불며 이와 같은 소비 문화가 형성되는 데 한몫했다. 다른 관점으로는 코로나19로 집에만 머물며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고가 물품 소비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한다.

명품과 패션브랜드의 이미지 하락세는 언제?

최근 들어 명품이 망하는 순간은 학생들이 입기 시작할 때부터라는 말이 인터넷상에서 대두됐다. 이 현상은 버버리의 역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에 있던 Chav2)은 항상 스포츠웨어를 입고 다니며 노바체크로 된 버버리 모자를 쓰고 다녔다. 이로 인해 버버리는 엄청난 이미지 손해를 봤고, 영국의 클럽에서는 노바체크 모자를 쓴 사람들은 받지 않을 정도였다. 버버리는 이미지 변화를 위해 삭스 백화점 사장이었던 로즈마리 브라보CEO로 영입했지만 Chav족이 계속해서 존재하기 때문에 엄청난 효과를 볼 수는 없었다. 이에 2004년에는 노바체크 같은 기존에 있던 디자인을 전부 없애고 새로운 라인업을 진행하며 하락한 이미지를 다시 되찾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현재 버버리와 비슷하게 인식이 바뀐 브랜드로 톰브라운 구찌 스톤 아일랜드를 예로 들 수 있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브랜드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의 위상을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모조품을 만들기 쉽다는 허점과 비싼 가격이 과시소비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과거 Chav족과 같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진 소위 양아치학생들이 이 세 브랜드를 많이 소비하게 되면서 또 다른 소비자들에게 큰 돈을 들여 학생들과 같아지기 싫다는 생각을 일으키게 하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다.

오혜미 기자Ιohm020516@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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