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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5-31 09: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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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에서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 백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이르는 말인 ‘비건’이 패션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본지에서는 패션계에 불어온 ‘비건 바람’을 자세히 살펴봤다.


패스트패션이 만들어 내는 환경오염


 ‘패스트패션’이란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하는 의류를 말한다. 이는 △ZARA △H&M △SPAO △에잇세컨즈 등 다양한 SPA 브랜드(이하 스파 브랜드)가 성장하고 활성화되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스파 브랜드는 백화점과 같은 고비용의 유통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매장을 운영한다. 따라서 재고부담이 적고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한다. 또한 직접 △기획 △생산 △판매를 도맡아 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이는 과소비 행태를 부추긴다는 단점이 있다. 싼값만큼 질이 낮아 옷을 오래 입을 수 없고, 유행하는 디자인 때문에 유행이 지나고 나

면 다시 입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스트패션의 유행은 과소비 행태를 부추기고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한국 환경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9년간 의류폐기물의 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 의료폐기물 통계


지속 가능한 패션의 시작 ‘비건 가죽’ 


 의류가 만들어내는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윤리적 소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동물성 소재의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비건 패션’은 비단 동물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의류를 소비하는 넓은 의미로 확정됐다. 


 비건 패션의 대표주자로는 ‘비건 가죽’이 있다. 비건 가죽은 동물의 원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가죽을 뜻한다. 이는 채식주의자를 ‘비건’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인조 가죽에 붙게 된 이름이다. 즉, 우리가 알고있는 인조가죽이 곧 ‘비건 가죽’ 혹은 ‘비건 레더’인 것이다. 이는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지 않지만 석유로부터 만들어지는 ‘폴리우레탄’을 원료로 해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일으긴다. 또한 가죽이 부패하지 않도록 무두질을 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크롬’을 사용한다. 이처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비건 가죽의 단점을 보완한 가죽이 등장했다. ‘베지터블 가죽’은 무두질의 과정에서 사용되는 ‘크롬’을 대신해 식물에서 채취한 천연 탄닌으로 무두질한 것이다. 그러나 무두질의 과정에서 식물성 탄닌을 사용하면 모두 베지터블 가죽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동물의 가죽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동물과 환경을 모두 보호할 수는 없을까? 


 최근에는 동물의 가죽과 석유 부산물을 모두 사용하지 않는 식물성 소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식물성 소재 가죽으로는 ‘피나텍스’가 있다. 이는 파인애플 농장에서 버려지는 파인애플 잎사귀와 줄기 등을 이용해 만들어진 가죽이다. 피나텍스는 동물 가죽과 유사한 질감을 갖고 있으며, △의류 △가방 △구두 △의자 등 다양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동물성 가죽보다 가볍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다. 선인장으로 만든 ‘데세르토’도 작년부터 각광받고 있다. 데세르토는 선인장의 질기고 튼튼한 특성을 이용해 개발한 것으로, 최소 10년 이상의 수명을 갖고 있으며 통기성과 탄력성이 뛰어나다. 국내에서 개발한 식물성 소재도 있다. 한원물산에서 개발한 ‘하운지’는 닥나무 껍질로 만든 한지에 자연섬유를 접목해 만든 친환경 한지 가죽이다. 하운지는 매립할 경우 생분해되고, 소각할 경우 독성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항균성 △경량성 △통기성 △방풍성 등 뛰어난 품질을 지녀 △생리대 파우치 △의류 △자동차 △가방 등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바나나 껍질 △포도 △사과 등으로 만들 수 있는 식물성 가죽들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음식에서 시작된 ‘비건 트렌드’는 어느새 패션으로 확장돼 소재부터 폐기 과정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삶은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소비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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