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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5-17 11: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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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살면서 마음에 새겨둔 말들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친구들에게서 기대하는 것을 친구들에게 베풀어라’라는 명언과 ‘친구에게 속는 것보다 그를 못 믿는 것이 더 수치스럽다’는 미국의 속담이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이 두 말은 10여 년간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신념이 됐다. 그러나 이 신념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야기하지는 않았다.


친구들은 가끔씩 기자를 보고 ‘호구’라고 부른다. 또한 목적 없는 친절을 두고 ‘친해지기 전에는 숨겨진 속내가 있는 줄 알았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러한 말을 자주 듣다보니 여태껏 믿어왔던 신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친구 관계에서도 가끔은 지나친 친절보다 어느 정도의 거절이, 막연한 신뢰보다는 의심이 필요할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일들을 하나씩 되짚어보기 시작하자, 알게 모르게 상처가 됐던 일들이 떠올랐고 감당하기 버거운 우울로 돌아왔다. 긴 시간동안 생각한 끝에 ‘그동안 상처받았던 이유는 내가 잘못된 신념을 갖고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결과에 이르렀다. 그리고는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답이 보이지 않는 고민에 우울해지려는 찰나, 이를 지켜보던 친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는 네가 좋다’며 모든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지 말라고 위로와 충고를 전했다.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푸는 ‘나’를 미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나’라서 좋아하고 곁에 두는 사람도 있으니 모두 기자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자는 앞으로는 이런 삶을 살아가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 는 것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태까지처럼 나답게 살기로 했다. 조금은 미련하고 바보 같아도 그게 결국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아끼고 보듬어주자. 나에게 가장 관대해질 수 있는 사람은 ‘나’다.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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