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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렸을 적 보던 만화가 전하는따뜻한 한마디
  • 김수빈
  • 등록 2021-03-29 09: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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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자주 보던 △짱구는 못말려 △스펀지밥 △도라에몽 등의 만화를 떠올려 보면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만화를 보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다시 만화를 되돌아보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하는 짱구아빠를 보며 직장인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월요일 좋아!’라고 외치는 시끄러운 이웃을 둔 징징이의 삶을 불쌍해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모른 채 봤던 만화에서 감동이나 위로를 얻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김신회 작가도 어렸을 때 좋아하던 만화인 ‘보노보노’를 꾸준히 읽으며 느낀 감정들에 대해 적어내려 갔다.


‘보노보노’는 1986년에 출간돼 지금까지 연재가 이어지고 있는 4컷 만화로, △아기해달 보노보노 △다람쥐 포로리 △라쿤 너부리의 숲속 생활을 담고 있다.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하고 귀여운 그림에 녹아들어있는 철학적인 내용은 ‘보노보노’를 보고 자란 현재의 2-30대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보노보노를 사랑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보노보노에서 나온 명대사를 중심으로 저자의 경험에 빗대어 생각지도 못했던 깨달음을 준다. 밝고 긍정적인 홰내기는 늘 즐거움을 찾기 위해 ‘뭐 더 재미있는 일은 없을까?’하고 고민한다. 이 모습을 본 홰내기의 아빠는 ‘홰내기가 항상 더 재밌는 일이 없을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곤한 것이 아닐까?’라며 ‘가끔은 단순히 등을 긁는 것만으로도 놀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신회 작가는 이를 보고 매일 똑같은 일상을 지겨워하고, 즐거움에 대한 강박을 갖게 되는 주변인들과 자신에 대해 돌이켜보며 ‘계속 재미있기만 한 삶이 특이한 것’이라고 말한다. 포로리의 누나인 아로리는 ‘누군가를 돕는 건 엄청 부자연스러운 일이야. 우리가 하는 일 중에 가장 부자연스러워. 그 부자연스러운 짓을 부모가 되면 평생 해야만 하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저자는 ‘엄마는 엄마가 되고 싶었을까, 엄마가 돼 버린걸까’라며 무엇이든 척척 해내고 도와주던 엄마를 떠올리고, ‘엄마도 엄마로부터 도망치고 싶던 적이 있었을까’라며 어머니의 사랑을 체감한다. 그리고 아직까지 부모가 되기에 너무 서투른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본다.


기자도 책에 수록된 짧은 만화를 아무런 생각 없이 보고, 김신회 작가가 전하는 말을 읽은 뒤 다시 봤다. 비록 성인이지만 아직은 ‘어른’이 되지 못한 기자에게 김신회 작가의 경험과 보노보노의 천진난만함이 합쳐져 두 배로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줬다. 성인이 됐지만 ‘어른’이 되지 못한, 혼란스러운 청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을 읽고, 꼭 보노보노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즐겨 봤던 만화를 다시금 돌이켜보자. 어렸을 적 보던 익숙한 만화가 전하는 새롭고 따뜻한 한마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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