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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근거, 전통 속에 살아 숨 쉰다
  • 편집국
  • 등록 2021-03-15 16: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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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플랫폼이 언택트 시대에 각광을 받고 있다. 일상을 파괴한 질병의 시대가 일상을 새롭게 설정하고, 새로운 일상을 창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변화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전통적인 대중음악은 물론하고 전통음악을 되돌아보게 한다. 구체적 예증으로 우리는 이날치밴드의 <</span>범 내려온다>를 꼽을 수 있다. 이미 뷰어가 5억 이상을 찍었다고 하니 이 인기 비결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근리한 추정의 근거는 나라에서 이를 적절하게 고안하고 적극적인 진흥 시책을 편 결과 이 성취가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으로 촬영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런지 의문이다. 왜 다른 노래나 음악은 그렇게 되지 못하였는지 바로 반론이 생긴다. 게다가 BTS의 예증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관중의 취향 저격이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해명 방식이다. 요즘처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가늠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사회에서 우연히 우리의 음악이 취향에 맞아서 군소집단이 향유한 결과로 해석하는 것도 한 가지 방식이다. 이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왜 이날치밴드와 같은 조류가 먹혀 들어갔는지 단순하게 관중의 취향이라고 하는 것은 온전하게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다른 것의 인기도 해명할 수 없다. 싱싱밴드의 전통과 같은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전통의 발견이 긴요하다. 전통의 발견이 위대한 것은 더욱 아니다. 전통의 요체를 이해하고 이를 해체하고 직조하고 여러 가지 요소를 버무려넣은 기법이 매우 소중하다. 전통을 창조한 미립이 핵심적 관건이다. 전통의 발견과 창조를 이룩해낸 이날치밴드의 경이로움이 결국 이 소리를 세계인의 반열에 올리게 되었으며, 그것이 인기 섭취의 비결이다. 이를 이해하지 않으면 우리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에 공연히 헛다리를 짚게 마련이다.

  <</span>범 내려온다>는 두 가지 면에서 성공을 거두었으니 이를 주목해야만 한다. 그것은 판소리의 전통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span>수궁가>가 없이 이날치밴드는 성립할 수 없다. 판소리의 전통을 핍진하게 익힌 이들이 곧 소리꾼으로 나섰으므로 단박에 우리에게 가다설 수 있었다. 판소리나 국악을 한 사람들이 대중가요 트롯트로 전향한 것과 이 점에서 대조적이다. 우리 음악 우리 전통으로 우리의 멱살을 움켜쥐고 새로운 신명의 세계로 휘어잡아 빠져들게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광대와 고수의 소리와 추임새 전통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 점이 소중하다. 베이스 기타 둘을 설정하여 공연하게 소리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다. 게다가 드럼은 단순하게 비트만을 감당하지 않는다. 소리가 고조되었을 때에 소리와 어울려져 마치 고수가 추임새를 하고 보비위를 하여 높은 차원의 소리 비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설정과 고안에서 우리의 전통음악 리듬이 충만하게 살아난다. 판소리 판의 신명을 산뜻하게 살리고 있다.

  두 번째 흥미로운 요소는 앰비규어스 댄스라고 하는 혁신적 설정에 의존하고 있다. 안은미와 같은 춤꾼이 이미 성공적으로 마련한 발판을 합쳐서 지극히 간결하고, 거의 무채색적 설정에 의하여 과감하게 생략하고 압축하면서 전통의상이나 춤이 살아나면서 새로운 댄스로 변혁한다. 리듬에 충만한 소리와 춤이 곁들여져서 우리를 새로운 신명으로 이끌어내고 있어서 이른 바 메타장르적 속성을 가진 융합적 성취를 이룬다. 이를 이날치밴드에서는 EDM(Electronic Dance Music)이라고 한다.

  디지털 플랫폼 속에서 있는 것은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공간의 산물임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전통은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다. 무수하게 잠재된 모든 것이 깊은 잠을 자고 있다. 잠든 눈을 뜨고 새로운 기지개를 펼 수 있는 전통예술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만 한다. 전통이 죽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류의 모든 면모가 결국 우리의 모든 과거와 과거의 혁신에 매달려 있다. 그것을 아는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전통 분야에서 가난과 홀대로 견뎌낸 이들이 여전하게 있으므로 그러한 도약과 비약이 가능한 점을 잊지 말아야만 한다. 이날치밴드가 새로운 소리를 내놓았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없는가? 결국 우리가 돌보아야 세계인이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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