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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웃을 수 있도록
  • 김수빈
  • 등록 2021-03-15 11: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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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들을 위한 푸른나무재단과 해맑음센터




                        



Q. 각 단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푸른나무재단: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으로 죽음을 선택한 아들의 아버지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시민사회에 알리고 학교폭력 예방과 치유활동을 목적으로 설립한 비영리공익법인이며, UN경제사회이사회에서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은 청소년 NGO다. 우리는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해 △교육 △장학·나눔 △연구·정책제안 △비폭력 문화운동·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상의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해 △교육부 △삼성 △사랑의열매와 협력해 사이버폭력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푸른코끼리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해맑음센터: 해맑음센터는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상처를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예술치유 △심리상담 △전문교육 △체험활동 등을 진행하는 국내 유일의 기숙형 치유센터다. 해맑음센터는 위탁형 기관으로서 위탁기간 동안 학교 출석이 인정되며, 전액 무료로 운영된다. 또한 피해학생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지원도 있다.


Q. 최근 많은 피해자들이 용기내 자신의 피해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푸른나무재단: 학교 현장에서 재학생들 간에 이뤄지는 학교폭력을 시즌1이라고 한다면, 일정 기간이 경과한 이후 동일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서 재연되는 학교폭력 논란을 ‘학폭 트라우마 어게인(시즌2)’라고 말할 수 있다. 재단에서는 이런 재연을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학교폭력은 수십년간 개인의 아픔으로 덮어두며 간직할 정도로 치유되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현상의 궁극적인 해결점은 양자가 공생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피해자는 만성의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 상태를 벗어날 수 있어야하고, 가해자는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


  해맑음센터: 기성세대들은 학교폭력에 대해 청소년기에 치기어린 행동으로 넘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과거의 경직된 학교문화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축소되고 은폐되는 학교폭력 사례들이 많았으며 보복 등으로 인한 두려움으로 제대로 알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각계각층의 노력 덕에 학교폭력이 잘못된 행위이자 범죄라는 인식개선이 이뤄졌고, 대중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Q. 현행법(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에 관한 법률)이 계속해서 개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은 △저연령화 △사이버상의 폭력과 왕따 △목격자의 방관 경향 심화 △매체 영향력 증가로 인한 모방 범죄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학교폭력 이론가는 ‘선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도 학교폭력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근절의 시작은 학교폭력을 △묵인하고 △가볍게 여기며 △방관하는 사회문화가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해맑음센터: 현재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은 ‘한 줄 세우기’ 교육 시스템이다. 그 안에는 경쟁과 성취만 있고 협력이나 공감을 강조하거나 ‘함께 걷는다’는 인식을 주기는 힘들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입시위주의 과열 경쟁을 지양하고 ‘공동체 교육’을 핵심으로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또래 친구들을 다르게 인식하는 과정과 함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캠페인이나 집단상담 등 심리치유적 접근이 필요하다.


Q. 최근 온라인 학교폭력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


 푸른나무재단: 사이버폭력만의 특성(△익명성 △시공간초월성 △보호자의 감독 부재 등)과 스마트기기의 보급이 보편화됨에 따라 사이버폭력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2021 교육부 학교폭력실태조사에서는 △정부부처 △시도교육청 △민간이 모두 협력해 사이버 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및 예방활동 동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를 보면 정부가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느 사회문제들처럼 학교폭력 또한 사건 발생 후 대처가 이뤄져 안타깝다.


Q. 과거에 학교폭력을 겪고 성인이 된 피해자들에게 도움 이 되는 교육, 치료가 있는가


 해맑음센터: 최근의 논란들은 꿈 많고 아름다웠어야 할 학창시절이 어느 개인, 집단에 의해 빼앗기고 상처투성이로 남았으니 그 울분을 토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치유는 가해자들의 진심어린 사과다. 따라서 가해자들의 사과를 통해 당시의 상처를 매듭 짓는 과정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이후에 심리적 외상을 다룰 수 있는 집단 상담이나 사이코드라마 등을 통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보편성을 인식하고, 심리적 정화 과정을 통해 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고취시켜야 한다.


김수빈 기자│stook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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