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실험·실습비에 주목하는가

 실험·실습비란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각종 소요경비와 제반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경비를 말한다. 실험·실습비는 학기별로 예산이 정해지고 재학생 등록이 이뤄지면, 학과에서 재학생 1인에 해당하는 금액을 선정한 뒤 해당 금액에 등록된 재학생 수를 곱해 책정된다. 이렇게 책정된 실험실습비는 총장의 결제를 마친 뒤 단과대 교학팀에서 학과별로 지급한다. 본교는 실험·실습비 관리운영 규정을 학칙으로 정해 해당 예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실험·실습비는 교과과정에 따른 실습소요경비인 ‘교과운영비’와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경비인 ‘교육활동비’에 한해 확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집행해야 한다. 또한 개별 학과에서 실험·실습비를 지출한 내역에 대해선 모두 별도로 기록 및 관리해야 하고, 사본철을 비치해 관계자의 열람 요구가 있을 때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험·실습이 많이 이뤄지는 △창의공과대학 △예술체육대학 △융합과학대학 소속 학과의 재학생들은 매 학기 등록 과정에서 타 단과대 소속 학과의 재학생들보다 더 많은 실험·실습비를 내야 한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대다수의 학과에서 제대로 된 실험·실습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실험·실습비의 반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실험·실습비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와 왜 반환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공 수업에 사용되는 실험·실습비

주상현(전자물리학과) 교수

Q. 해당 학과에서 실험·실습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궁금하다

실험실습비는 크게 △실험 기자재 구매 △실험 기자재 수리 및 교체 △학기별 실험 소모품 구매 △실험실 환경개선 등으로 나눠서 집행된다. 실험 기자재는 다양한 △전기적 △기계적 △광학적 물성 측정 및 분석에 사용되는 전자기계 장비들이며, 실험 소모품에는 회로부품과 시약 등이 있다. 또한 실험실 환경개선에는 원만한 실험을 위한 실험실 구조 변경과 환기시스템개선 등이 있다.

Q.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의 실험·실습비 사용내역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었나

작년 1학기와 지난 1학기 실험·실습비의 상세 사용내역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실험 기자재 구매 △실험 기자재 수리 및 교체 △학기별 실험 소모품 구매 △실험실 환경 개선에 사용된다는 점은 차이가 없다. 전자물리학과에서는 지난 1학기에 실험 커리큘럼을 변경하면서 △신규 기자재 및 소모성 재료 구입비 △멀티미디어 실습실 환경 개선(6214호) 등에 작년과 유사한 실험실습비를 사용했다.

Q. 지난 학기에서 이번 학기로 이월되는 금액의 사용계획은 어떠한가

매학기 일정금액의 실험실습비를 이월한다. △실험기자재 긴급 고장 수리비 △고가의 기자재 구매를 위한 적립 △소모성 실험재료 추가 구입 등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전자물리학과에서는 지난 학기에서 이번 학기로 49만 5,624원이 이월됐다. 해당 금액은 이번 학기 실험에 필요한 실습용 기자재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Q. 코로나 19로 인해 2학기도 실험·실습이 어려워질 경우 해당 금액은 어떻게 사용되는가

2학년 실험의 경우 1학기에 대면으로 진행됐고 2학기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므로 이에 필요한 실험용 부품을 구매할 예정이다. 3·4학년 실험의 경우 1학기엔 비대면 동영상 수업이 진행됐지만, 모든 실험 커리큘럼이 신규로 변경돼 동영상 촬영에 필요한 실험 세트를 구매했다. 따라서 2학기에도 실험 동영상 촬영에 필요한 기자재 및 소모성 재료들을 구매할

예정이다.

실험·실습비의 반환 가능성은?

창의공과대학 교학팀 이동규 팀장

Q. 코로나 19로 인해 2학기도 실험·실습이 어려워질 경우 해당 금액은 어떻게 사용되는가

남은 학기의 실험·실습이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되더라도 실험 기자재 수리 및 구매에 대한 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또한 비대면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고, 방역을 위해 마스크와 소독제를 구입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Q. 2학기에 실험·실습비 잔액이 남을 경우 학생들에게 반환될 가능성은 없나

일단 잔액이 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본교의 실험·실습비 관리 운영 규정에 따르면 실험·실습비를 집행한 후 남은 잔액은 차기 회계연도로 이월할 수 없으며, 잔액은 무조건 학교로 다시 환입해야 한다. 따라서 각 학과에서는 책정된 금액을 매년 전부 사용하고자 하며, 설사 잔액이 남더라도 학교로 환입처리된다.

Q. 실험·실습비 정산내역 공지에 대한 규정은 존재하는가

실험·실습비의 정산내역은 각 학과에서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과 홈페이지 혹은 단과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도록 하고 있다. 정산내역에 대한 영수증까지 첨부할 경우 용랑이 커지기 때문에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정산내역만 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학생이 원한다면 재무회계팀과 연락해 영수증까지 공개할 것이다.

Q. 본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말씀을 해달라

실험·실습비는 절대 허투루 사용할 수도 없고 그렇게 사용해서도 안 된다.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장학금 형태로 다시 돌려주더라도 실험·실습비는 자체의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환

되는 일은 없다. 하지만 돈에 관련한 것만큼은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

학생회가 바라본 실험·실습비

제36대 공감 공과대학생회 도종범(산업경영공학·4) 회장

Q. 지난 1학기 실험·실습이 어떻게 진행됐다고 생각하나

전체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공대의 실험 실습의 경우엔 실험실과 전산실을 사용해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장소를 사용하는데 제약이 많았다.

제35대 모아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마세나(전자물리학과·3) 회장

Q. 지난 1학기부터 현재까지 코로나 19 이전과 동일하게 대면으로 진행된 실험·실습도 있었나

전면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라는 학교의 지침이 있었을 땐 대면으로 진행되는 실험·실습이 없었다. 이후 일부 수업의 대면 진행이 허용됐을 때 코로나 19 이전과 동일하게 대면으로 진행된 실험·실습 수업이 있었다.

제34대 Make_It 예술대학 학생회 전찬혁(장신구금속디자인·4) 회장

Q. 해당 단과대의 학과에서 사용된 실험·실습비 사용 내역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

본 단과대 학과의 실험·실습비 사용내역은 해당 학과 회장을 통해 전달받아 알고 있었다. 실험·실습비 정산내역은 원래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재 학교 홈페이지에는 따로 공지돼있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해선 학우들의 알 권리와 학과 행정의 신뢰감을 위해 공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33대 우리, 같이 총학생회 조영훈(스포츠건강과학·4) 회장

Q. 실험·실습비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여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교 학생들이 적지 않은 등록금을 내고 그에 걸맞는 실험·실습을 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며, 해당 여론에 동의한다. 하지만 실험·실습비를 관리하는 학과 측에서는 실험·실습을 위해 해당 비용을 사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학생 측에서는 학교에 나오지 않다 보니 실험·실습비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체감을 하지 못해 부정적인 여론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실험·실습비는 학과별로 비용도 쓰임도 천차만별이라 반환에 대한 전체적인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긴 어렵고 학과간의 소통이 필요하다. 현재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토의를 진행 중이다.

이윤아 기자│thisisprofita@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