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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야 할 4월의 흉터들
  • 조승화
  • 등록 2020-04-27 09: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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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을 기억하는 방법들
4월은 봄이 절정에 다다르는 달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듯이 4월은 한국 근현대사의 흉터인 △제주 4.3 사건 △4.19 혁명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달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위의 사건들과 이 사건들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봤다.

 

제주에서 일어난 대학살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일어난 소요사태와 무력충돌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주민들이 대규모로 학살당한 사건을 말한다. 1947년에 3.1 발포 사건1)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남로당을 중심으로 경찰을 규탄하는 운동과 중앙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는 민관합동파업이 일어났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서북청년회 등을 동원해 이들을 탄압했다. 이로 인해 1948년 4월 3일 남로당이 주축이 된 무장대가 봉기를 일으키고 5.10 총선거를 보이콧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1948년에 정부가 수립됐으며 그 결과 무장대에 대한 초토화 작전과 집단학살이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무고한 1만 4,000여 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는데 당시 제주도민의 최대 8분의 1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 4.3 사건은 민주화가 이뤄진 후에야 추모와 진상 규명이 진행됐다. 지난 1990년에는 유족회 조직, 지난 1993년에는 제주 도의회에서 4.3 특별위원회 설치가 이뤄졌고 이들은 현재까지 희생자 추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정부 차원의 사과가 꾸준히 이어졌으며 지난 1999년에는 ‘제주 4.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돼 진상 규명 논의가 더 활발해 졌다. 현재는 행정안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청 산하의 담당과에서 매년 추모식과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민주화를 향한 위대한 첫걸음

 

 4.19 혁명은 이승만 정권이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1960년에 3.15 부정선거를 일으키자, 이에 반발해 발생한 민주주의 혁명이다. 장기집권을 꿈꿨던 이승만 정권이 여러 차례 헌법을 개정하고 민주세력을 탄압해 국민들의 불만이 큰 상황에서 시위 도중 김주열 열사가 시신으로 발견되자 마산과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반정부 시위를 진행했다. 4월 19일에는 △서울 시내 대학들 △고등학생 △일반 시민들이 합세해 규모가 서울에서만 10만 명에 이르렀다. 이에 이승만 정권은 경찰을 동원해 시위대에게 무차별 발포를 명령했고 이 과정에서 104명이 사망했다. 이후 같은 해 4월 25일 대학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계엄군까지 시위에 동조하자 결국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를 발표하며 4.19 혁명은 시민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4.19 혁명은 헌법 전문에도 언급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아 기념과 추모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국립 4.19 민주묘지’라는 이름으로 희생자 224명의 넋을 기리는 합동 분묘를 조성했고 현재 국가보훈처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광주광역시는 당시 활발히 활동했던 광주고등학교를 지나는 금남 56번 버스를 419번으로 교체했으며 강북구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4.19 혁명 국민문화제를 열고 있다. 마산과 대구광역시는 김주열 열사 추모식과 함께 2.28 학생 민주 의거와 3.15 의거 등도 기리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바다로 가라앉은 304명

 

 지난 2014년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청해진해운 소속의 세월호가 침몰해 그 결과 전체 승객 476명 중 304명 이 죽거나 실종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특히 사망자 299명 중 248명이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등학교 학생이라는 사실에 전 국민이 분노해 추모와 더불어 정부에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검경의 수사결과, 원인으로는 △화물 과적 △무리한 선 체 증축 △운전 미숙 등이 지목됐고 구조 과정에서 해경과 일부 승무원의 실책 등으로 희생자가 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참사가 발생하자 각계각층에서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과 희생자들에 대한 명복을 기원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노란 리본이 애도와 무사 귀환의 의미로 널리 사용되면서 추모의 상징이 됐고 매년 4월 16일이 되면 노란 리본이 전국을 물들이고 있다. 또한 4월 16일은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됐고 매년 추념 및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유족회를 중심으로 관련 단체들이 추모를 비롯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관련자 처벌 및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 삼일절 기념행사가 끝나고 진행된 시위 도중 기마 경찰의 말에 어린이가 채여, 혼란이 발생하자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한 사건

 

 조승화 기자│tmdghk030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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