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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後] 커지는 목소리, 줄어드는 배려심
  • 안나리
  • 등록 2017-03-27 21:09:35
  • 수정 2017-05-10 16: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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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후 다수의 사람들은 이에 동의했지만 일부는 아직까지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탄핵 결정 반대 측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박사모)’은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박사모의 집회 참가 태 도에 대한 불편호소가 지속되면서 그들의 집회방식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음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기자가 지난 19일 오후 12시쯤 집회장소를 찾았을 때는 열 댓 명의 인원만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집회참 여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그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목소리가 커 진 것은 물론이고 말 속에는 욕설이 섞여 있었다. 특히 오후 4시 20분쯤 등장한 남성은 박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상황 을 취재하고자 각 방송사 기자들이 몰리면서 박사모는 한층 격 양돼 취재진들에게 ‘저건 경찰도 아니잖아’, ‘빨갱이는 꺼져라’, ‘맨날 거짓말만 하는데 무슨 기자냐’ 등 사실 확인 없는 발언이 나 인신공격 또한 서슴지 않았다. 이밖에도 계속되는 소란에 주 민들의 항의가 제기됐고 그들은 ‘대통령님의 안정을 위해 저녁 7시 이후는 소리치지 마시고’로 시작되는 문구의 판넬을 내세우 며 타인이 받는 피해보다 집회의 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한 모 습을 보였다.

 

 최근 박 전 대통령의 검찰조사가 시작되면서 그들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으로 집회장소를 옮기기도 했다. 바뀐 장소에 서도 박사모의 태도는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나라를 등진 매국노로 단정했다. 그러 나 박사모의 집회 목적이 사람들에게 본인들의 주장을 피력하 고자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위와 같은 모습은 상당한 모순이 다. 그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생각할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언급 하며 본인들의 생각에 등진 사람들을 비난한다. 하지만 정작 자 신들은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 이처럼 배려심이 결핍된 태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반감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면 앞으로는 보다 정돈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상대에 대한 우선적 배려가 없다면 아무리 큰 목소리를 내더라도 사람들은 외면하 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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