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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後]지쳤다면 동화책을 처방하세요
  • 백민정
  • 등록 2019-11-11 09: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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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란 어린이를 위해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이다. 요즘에는 어른 중에도 동심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동화책을 읽곤 한다. 이들을 일명 ‘키덜트’라고 부른다. 동화책을 읽음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쉽게 서술된 내용에서 편안함을 얻을 수 있고 순수한 상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만 할 수 있는 비현실적이지만 예쁘고 소박한 이야기들이 있지 않은가. 얼마 전, 하굣길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장식된 ‘배고픈 애벌레’ 인형을 봤다. 그것은 어릴 때 즐겨 읽었던 영어 동화에 나오는 캐릭터였다. 글자를 모르던 어린 동생에게 읽어주기도 하고 따라 그려 색칠하기도 했던 옛날 생각이 났다. 그러다가 문득 얼른 집에 가서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떠올라 발길을 재촉했다. 잠시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에도 바쁜 어른의 삶.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더 빨리 출근한 사람들이 있고, 늦게 잠에 들어도 더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노력해도 더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멈추거나 쉬어가면 뒤쳐질까 걱정하게 되는 것은 너무 빨리 발 전하는 사회의 문제일까 아니면 그저 막연한 두려움일까. 머리가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하다면 동화를 읽어보자. 어려운 내용이 가득하고 지식과 교훈으로 꽉 찬 두꺼운 책도 좋지만 고작 10페이지짜리, 엄지손톱보다 큰 글씨로 한 두 줄 쓰인 동화를 통해 잠깐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어른이 된 눈으로 보는 동화책은 색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에는 그저 예쁜 이야기인줄 알았던 것들이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지금은 슬픈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잠깐의 여유조차 시간을 정해두고 알람을 맞춰둬야 하는 현대인들이 조금은 편안한 삶을 살았으면, 더불어 진짜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세상이 조금은 느긋해졌으면 한다.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한낮의 단잠과 한 권의 동화책을 처방해보길 바란다.

 

 글·사진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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