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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고양이를 지켜주세요
  • 백민정
  • 등록 2019-11-11 09: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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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고양이 보금자리
재학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며 본교 마스코트로 자리 잡은 학내 고양이. 고양이들의 보금자리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이에 본지에서는 고양이 급식소 설치 건과 최근 발생한 ‘치즈 사건’을 심층적으로 보도한다.


 

▲ 사진 속 고양이는 '치즈 사건'과 관련이 없다.

 

 지난달 19일, 고양이 ‘이퀘냥이’의 새끼 ‘치즈’의 사체가 발견됐다. 문제는 사체에서 학대의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본교 내 고양이 지킴이로 활동 중인 고양이 수호대는 해당 일에 제5강의동 상황실로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망 원인을 확정한 것은 상황실이며, 최초 제보자의 신고를 통해 사망을 확인하고 1차로 사체를 수습했다. 이후 고양이 수호대가 2 차로 인계받았다. 사건은 지난달 18일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실 측은 CCTV에서 ‘치즈’가 학대당하는 장면을 확인했고 이러한 정황을 따져 학대로 인한 사망이라고 판단했다. 고양이 수호대 역시 상황실이 내린 판단의 타당성을 인정하고 학대에 의한 사망이라고 결론 지었다. 그러나 해당 CCTV화면은 형사처벌 절차를 밟아야 공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외부 공개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최초 제보자의 신원파악이 되지 않은 것과 길고양이를 법적으로 보호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학생지원처 최병정 처장은 “형법으로 넘어가야 처벌이 가능하고 그러한 처벌의 경중에 따라 학교 측에서도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학내 고양이가 어떻게 보면 그저 길고양이라는 점에서 독자적으로 징계를 내릴 명분이 없다”며 “범인을 찾더라도 교내 상담센터에서 심리 상담을 이수하게 하는 정도가 전부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고양이 수호대 대표 전채아(국어국문·3)양은 “학생 신분으로 치즈 사건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학교 측에는 범인의 자발적 사과를 원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현재 중부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한 후 기다리는 중으로 경찰에 넘어간다면 CCTV확인도 가능해져 수사가 보다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 양은 “범인이 처벌 받기를 원하며, 오래 걸려도 진행할 생각이다”라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해당 사건 이후 고양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고양이 수호대는 수원시에서 진행하는 고양이 급식소 설치 사업 협조를 본교에 요청했다. 급식소 설치 사업은 길고양이에게 안전한 먹이 공급으로 도심지 쓰레기봉투 훼손을 방지하고 급식소 주변으로 몰려드는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사업을 보다 원활하게 추진 가능하다는 순기능이 있다. 본지의 취재 결과 본교 측은 설치 허가가 내려지려면 학교 측의 책임이 발생한다는 점 때문에 쉬운 결정 사안이 아니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또 만약 고양이 개체수의 지나친 증가가 야기되면 고양이를 싫어하는 재학생들의 반대가 생길 수 있고, 고양이 수호대가 정식 동아리가 아닌 소모임이라 졸 업 이후 급식소 유지가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려한 상태이다. 만약 고양이 수호대는 최종적으로 반려 통보를 받을 경우 지금 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고양이 수호대는 “동물 학대를 방치하면 학대 대상이 사람에게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작은 학대의 조짐이라도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항상 응원의 말과 모금으로 도와주시는 재학생들,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고 때로는 따끔한 비판과 지적을 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항상 주변에 관심을 갖고 봐주길 바란다. 언제나, 지금처럼 학대 정황이나 사체 또는 아픈 고양이 등 이상 행동을 목격할 시 바로 제보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사진 전은지 기자│juneoej@kgu.ac.kr


덧붙이는 글

다른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는 자는 존중받을 권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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