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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기숙사 내 에티켓 문제, 해결되기 어려울까?
  • 오유진
  • 등록 2019-05-14 09: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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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의 사생이 기숙사 생활에 피해받고 있어…
본지에서는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본교 기숙사생(이하 사생)을 대상으로 ‘기숙사 내 에티켓 문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90%(45명)의 사생이 ‘기숙사 내 에티켓 문제에 대해 고통받고 있다’고 답했다. 과연 무엇이 사생들에게 불만을 샀을지 자세히 파해쳐 보자.

 

끝없는 저격과 부족한 문제 인식

 

 본교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기숙사 게시판에서는 에티켓 문제가 수시로 대두되고 있다. 주로 △담배 △소음 △공용시설 사용과 관련해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담배의 경우 기숙사 비상계단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되고 있으며, 화장실 환풍기를 통해 담배 냄새가 올라온다는 내용이 많았다. 기숙사 생활수칙에는 흡연과 관련해 ‘기숙사는 건물 자체가 금연빌딩입니다’ 또는 ‘건물 내 흡연자 적발 시 강력히 조치합니다’라고 기재돼있다. 이렇듯 기숙사 내 흡연은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큰 문제지만 작년, 흡연으로 인한 화재경보 사건이 발생됐음에도 아직까지 흡연에 관한 인식이 고쳐지지 않은 상황이다. 흡연문제와 더불어 소음의 경우에도 사생들이 많은 불만을 토로한 에티켓 문제다. 기숙사 생활수칙을 보면 ‘각종 소음 및 소란을 일으키는 인사불성자에게 벌점을 부과할 것’을 명시했으나, 완벽하지 않은 기숙사 내의 방음시설과 자정이 지난 새벽에도 소란을 피우는 일부 사생들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타에 ‘정수기 배출구에 라면국물을 버린 사진’과 ‘전자레인지 내부에 음식물을 튀긴 후 닦지 않은 사진’이 올라옴으로써 휴게실 내 공용시설의 더러운 사용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사생들이 논하는 에티켓 문제

 

 이를 바탕으로 본지에서는 사생들에게 기숙사 에티켓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말했듯이 사생들은 기숙사 내 에티켓 문제로 고통받고 있었으며, 92%(46명)의 사생이 해당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들은 문제 원인에 대해 △편의를 위해 규칙을 어기는 이기심 △사칙 위반에 대응하는 미흡한 처벌방식 △익숙하지 않은 공동시설 거주 등을 꼽았다. 하지만 대부분이 해결을 못하고 ‘참는다’는 의견이 70%(35명)로 가장 많았다. 따라서 사생들에게 바라는 에티켓으로는 △자정 이후 호실 및 휴게실 정숙 △전자레인지 사용 후 청소 △기숙사 내 금연 등이 대표적이었는데, 심지어 한 사생은 ‘생활지원센터에 2번 신고당하면 퇴실 조치’까지 제시해 문제 해결 바람을 간곡히 드러내기도 했다.

 

“단속 활동 시행 중,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인주의 탈피”

 

 현 상황과 관련해 생활지원센터 김정호 센터장은 “면담과 CCTV 확인으로 진위여부 및 본인확인을 진행한다”며, “기숙사 생활수칙에 위반됐거나 사생들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이 적발되면 생활수칙에 의거해 해당 학생을 면담하고 상벌점위원회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흡연의 경우 근로학생들이 비상계단 순찰을 하고 있고 외부인 출입은 기숙사 출·입구의 경비원이 단속하는 중임을 전했다.

 

 더불어 생활관 강신수 관장은 “삶의 터전인 기숙사에서 개인주의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지켜야 할 최소한의 덕목과 윤리를 배우고 실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사생회에서 문제와 관련된 캠페인을 진행함으로써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야한다”며, “캠페인을 통해 각종 위반 행동을 줄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본교의 사생회는 공석인 상태다. 사생회는 사생의 대표로서 원만한 생활관 분위기 조성을 위한 갈등중재자의 역할이 요구된다. 이에 본교 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지난 달 28일까지 사생회 건립을 위한 선거관리위원을 모집했고 “사생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인 사생회에 적합한 구성원이 선출되길 바란다”며 사생회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오유진 수습기자│eugene5@kgu.ac.kr

덧붙이는 글

공동체 공간에서는 서로의 배려가 중요하다. 사실상 약 2,000명의 사생이 거주하는 공간 내에서 불만이 근절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스스로 생활수칙과 사생 간의 에티켓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화합의 거주공간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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