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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깊은 전사단, 악습도 전통인가
  • 이지우
  • 등록 2019-04-15 10:47:10
  • 수정 2019-04-15 10: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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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과동아리 가입 여부에 따라 다른 차별 대우?
서울캠퍼스 한 학과 내에 있는 전통 있는 학회에서 군기를 잡는다는 문제가 매년 본교 커뮤니에 올라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훈련이란 명목으로 △얼차려 △엎드려뻗쳐 △오리걸음을 시키는 등 관련 물의가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만큼 이에 대한 사실확인을 위해 본지는 취재에 나섰다.



전사단 군기 문제, 사실인가요?

 


 현재 본교 서울캠퍼스 관광경영학과에는 ‘전국일주 사이클링 관광자원 답사단(이하 전사단)’이라는 학회가 존재한다. 약 33년의 전통이 있는 본 학회는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며, 각 지역의 관광자원들을 답사하고 그것들의 문제점이나 개선방향을 찾아보는 등 관광학도로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좋은 취지를 가지고 활동을 이어나가는 전사단이지만 매년마다 그들에겐 ‘군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작년 기준, 전사단은 공개된 장소에서 얼차려와 오리걸음을 하는 등의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오리걸음의 경우 체력보강에 전혀 유익하지 않으며, 오히려 무릎에 무리한 압박을 가하게 돼 몸이 상할 수 있다. 한 달이 소요되는 전국 일주를 위해 체력을 보충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된 훈련이지만 오히려 건강이 더 안 좋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더불어 운동장에서 후배들이 훈련 중일 때, 선배들은 가만히 지켜보는 등 상하관계가 분명해 보이는 모습에 많은 학생들이 이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위와 같은 군기 문제에 대해 전사단 송유민(관광경영·2) 단장은 “여태 전사단 내에서 군기는 전혀 없었고 내가 새내기였을 때도 군기는 없었다”며 군기 문제에 대해 부정했다. 그렇다면 왜 늘 커뮤니티 내에서 전사단과 관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 는 “타 학과 학우분들이 상황적인 부분을 모르고 글을 작성한 것 같다”라고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후배들이 뛸 때 뒤에서 지켜본 전사단 학우는 동아리 내에서 회계를 맡은 단원들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군기문제, 네. 사실입니다 

 하지만 본교 비전사단 학생 A군의 인터뷰에 따르면 군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약속한 시간에 모든 인원이 모이지 않았을 경우, 선배들은 늦은 사람이 올 때까지 미리 와있던 단원들에게 앉았다 일어났다와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체력보충을 위한 훈련이라고 말 하기에 힘든 부분이다. A군은 실제로 “전사단 학우들의 훈련의 강도가 높은편”이라며, “대부분이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다니고 훈련으로 인해 다쳐도 쉬지 않고 바로 훈련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빗대어 봤을 때 암묵적으로 훈련을 강행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심이 존재하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송 단장은 “현재 꾸준히 전사단 내에 군기 문제가 언급되고 있는데, 마땅히 없어져야 될 부조리가 있다면 그에 대해 받아들이고 개선할 것”이라며 앞선 군기문제에 대해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나아가 관광경영학과 내의 군기 문제도 존재한다. 학과 활동을 하는 대부분이 전사단 학생들인만큼 전사단의 영향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비전사단 학우 B군에 따르면 “후배들은 무조건 선배보다 아래에서 잔을 부딪혀야하고, 꺾어마시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새내기 배움터에서 모두에게 장기자랑을 시켰을뿐더러 선배들이 술을 다 마시기 전까진 먼저 씻지도 못하게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비전사단 학우들이 느끼는 차별 

 이러한 전사단 내의 논란과 더불어 전사단 학우와 비전사단 학우의 차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들린다. 문제는 새내기 오티 때부터 시작된다. 모두 모여 서로를 알아가야 할 자리에서 새내기에게 건넨 선배의 첫 마디는 “전사단 하실 건가요?”라는 물음이었다. 비전사단 학우 C군의 말에 의하면 그 물음을 시작으로 윗 선배들은 후배를 전사단 참여여부에 따라 구별했고, 참여 의지를 표한 후배들을 더욱 잘 챙겨주는 모습이 보였다. 그 후 본격적으로 전사단을 모집해 활동을 시작하면, 보이지 않는 차별이 이뤄진다. 관광경영학과 학우들이 모두 알아야 하는 과방 비밀번호를 전사단 학우들만 있는 단체 채팅방에 안내하거나 학과 내에 이뤄지는 행사 또한 전사단 학우들에게만 전달하는 것이다. 이에 B군은 “학과활동을 열심히 하는 대부분의 학우가 전사단 출신이다보니 관광경영학과가 전사단 동아 리 위주로 흘러가는 느낌을 받는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위와 같은 차별문제에 대해 송 단장은 “지금 현재로서는 전사단과 비전사단의 구분없이 잘 활동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관광경영학과 학생회 고도희(관광경영·2) 부회장은 “작년에 관광경영학과 단체 채팅방에 과방 비밀번호를 올리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관광경영학과 학생이 모두 모여있는 단톡방에 비밀번호를 게재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작년 “전사단 단원들이 축제 준비를 도와줬기에 그에 대한 내용을 안내하느라, 전사단 단원 채팅방에만 공지를 했던 것”이라고 상황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관광경영 학생회에 전사단 학생들이 주를 이룬다는 말에 대해 부회장은 “학생회에 전사단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회 모집을 할 때, 비전사단 학생들이 지원을 하지 않아 전사단 출신이 많은 것 뿐이다”라며 입장을 드러냈다.

같은 학생, 다른 애정 

 학과 학우들 사이 내에서만 차별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관광 경영학과 내 교수님들이 차별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전사단 단원들은 특정 교수님의 수업 때 앞에서 박수만 쳐도 A⁺을 받는다’라는 속설까지 등장했다. C군의 말에 의하면 전사단이 공식 행사를 했을 때는 교수님들이 직접 발걸음을 해 축하의 말을 건넸지만 다른 학회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이 문제에 대해 이재곤(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전사단은 본격적인 훈련 시작 전에 다른 학회와 달리 발대식이라는 행사를 진행해 본 학과 교수들이 모두 참석을 한 것”이라며, 차별에 대해 부인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강의 시간에 교수님들의 전사단 언급이 심심치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전사단에 몇 명의 학우가 있나?”부터 시작해 “올해는 어디로 가나?”, “전사단을 하는 학생은 누구인가?”와 같은 특정 동아리 학우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위의 문제에 대 해 이 교수는 “어떤 친구들이 전사단인지 정확하게 모른다”며 “알고 있어도 각 학회의 학회장만 안다”고 반박했다. 또한 학회의 가입여 부와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을 차별없이 똑같이 대한다는 답변을 덧붙였다. 물론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제 3자가 감히 확신할 수 없 다. 하지만 비전사단인 학생이 차별을 느낀다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비전사단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선 확실히 마주하고, 고쳐야 할 것은 바로 잡아나가야할 필요가 있다.

글 이지우 기자│dlwldn773@kgu.ac.kr 
그림 김희연 기자│khy968@kgu.ac.kr
덧붙이는 글

현재 관광경영학과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알아봤다. 전사단이라는 학과동아리는 현재 한 학과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전통있는 동아리이다. 하지만 그 명성에 걸맞지않는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그에 대한 학우들의 시선은 나빠질 것이며 그 시선은 한 학과 내의 온전한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부조리한 문제들은 앞으로 고쳐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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