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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그덕’대는 세대 통합, 해결책은 어디에
  • 이유림
  • 등록 2019-03-18 10: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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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 간 배려부터 하나씩”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이 세대 갈등을 예방할 방법이라는 인식은 상당하다. 그러나 미래세대로 갈수록 삶의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는 근본적 요소들이 ‘사회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 적당한 방안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 했다. 이에 본지는 한신대학교 사회학과 윤상철 교수와 문화적, 사회적 등 다방면에서의 세대갈등 요소를 주제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Q. 세대 갈등이 발생하는 요인을 말해달라

 

A. 최근의 세대 갈등은 과거와 다른 환경적·문화적 요인이 있다고 본다. 급속한 사회변동으로 세대 간 공유가치가 달라 세대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세대 간 종적 소통에 비해 세대내 횡적 소통이 압도적으로 활성화 돼 있어 편향이 심화되고 세대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 근래 들어서는 젊은 세대의 문화가치관이 지역의 경계를 넘어 글로벌한 데 반해 나이든 세대의 가치관은 로컬한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문화적 요인 외에 사회적·제도적 요인도 존재한다. 교육민주화, 학생인권보호 등의 실행방식은 앞 세대의 영향력이나 권위 자체를 흔들고 기성세대를 권위주의적 세대로 일방적 인식을 하게 만드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았다. 또한 기성세대가 제반 권력과 지위를 점유하며 △정년연장조치 △연금제도 △임금제도 등에서 후세대를 배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적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것이 세대갈등을 심화 시킨다고 본다. 개인의 노력과 사회적 보상체계에 대한 양 세대의 극단적 판단 불일치를 해소해야 세대 간 마찰을 덜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요즘 세대’의 성공적인 앞날을 기대하는 정도가 이전 세대에 비해 낮은 이유가 궁금하다

 

A. 어느 세대나 성공을 보장받은 적은 없다. 절대적 빈곤이나 저발전, 그리고 권위주의시대를 살았던 기성세대에게 미래는 항상 현재보다 나았고, 상대적 발전이 가능했을 뿐이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계급구조가 안정화되고 2010년대를 넘어서면서 성장이 둔화하는 저성장의 길목에 들어섰다. 거기에 2010년대 중반부터 이른바 거대한 베이비붐세대가 사회의 모든 영역을 장악하며 세대 간 순환이 더디게 이뤄지고 최근에 이르러서는 생산성이 증대됐다. 제 4차 산업혁명의 시동이 걸림에 따라 일자리 위기까지 나타났다. 이러한 요인들이 중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최근 수년간의 사회를 목도하면서 ‘요즘 세대’의 불안이 시작됐다고 본다.

 

Q. 일부 ‘사회적 문제’를 특정 세대의 성향에 의한 현상으로 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사회적으로 개인주의의 확산은 불가피한 추세며 그 영향이 젊은 세대에게서 눈에 띄는 실천들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에 오늘날 사회적 고민거리로 여겨지는 저출생, 청년 취업난 등을 청년세대의 이기주의적 심성에서 비롯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역으로 기성세대의 △결혼 △ 출산 △양육이 이타주의적이거나 공동체주의적인 실천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사회나 개인에게 책임묻는 것이 옳은 처사인지 보다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즉, 낮은 출생률 등이 사회적인 문제라고 보는 시각 자체에 모든 세대가 합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Q. 고령사회 진입·세대 간 양극화 심화와 마주한 현 시점, 우리에게 주 어진 과제는 무엇인가

 

A. 세대 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방법은 서로 다른 세대에 마음을 여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 모든 세대들은 이전 세대들보다 더 많이 알고, 후세대들보다 더 지혜롭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기득권 기성세대가 신세대들에게 마음을 열고 소통을 해야 하듯이 신세대들도 나이든 세대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고령사회 사회에서 삶의 가능성은 확장됐지만 오랜 기간 동안 삶의 질을 개선하고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정신적, 육체적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훨씬 장기적인 기획을 견지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흔한 투기적 삶도 문제지만 과도하게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삶도 바람직하지 않다. 세대 간 갈등이야말로 고령사회 에서는 △계급 △성 △지역 등의 갈등과 더불어 주요한 사회균열요소 라는 점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세대집단은 경쟁하면서도 공생하는 집단으로 이해돼야 한다. 인간은 인간에게, 인간집단은 인간집단에게 서로 존경심과 배려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윤 교수는 미래세대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취업난, 저출생 등 사회적 고민들이 진정 사회 문제라고 볼 수 있을 지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개 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는 것은 물론이며 해당 현상들을 문제로 정의하는 것이 옳은 처사인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문제 삼아 서로에게 공 격하는 수단으로 삼는다면 세대 갈등은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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