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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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피우지 않는 고독은 없다
권성훈 문학평론가, 경기대 교수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김소월 「산유화」 중에서 꽃이 피지 않는 계절은 없다. 그만큼 우리가 사는 세계는 꽃밭이다. 이 꽃은 발견하는 사람의 몫이며 다가서는 사람의 것이다. 꽃 중에는 꽃이 먼저 피는 꽃이 있고, 잎이 지고 나면 꽃이 피는 꽃이 있고. 동시에 잎과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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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이 있는 대학생활
조극훈(교양학부 교수) 한국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가의 길로 나가려는 젊은이들에게 두 가지 조언을 했다고 한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 하루하루 꾸준하게”, “영혼을 담는 확고한 육체의 틀 마련”. 이는 자신의 글쓰기의 성공 비결인데 누구나 다 아는 내용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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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대학 교육을 고민한다
지난 2년여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넘어, 이번 2022년 1학기부터 우리 대학은 전체 교과목 강의에 있어서 그동안 불가능했던 대면 강의 실현을 시도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극복은 아직 요원하며 도래할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성 속에 가려져 있다. 현실적으로 아직 변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현 상황에서 대학은 대면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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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납득하는 일에의 헌신
박영택 (서양화·미술경영교수, 미술평론가) 박수근이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적인 작가가 된지도 오래되었다. 미술시장과 옥션에서 최고가로 판매되는 인기 작가인가 하면 가장 대중적인, 국민적 화가이자 끊이지 않는 위작 시비로 인해 매스컴에 빈번하게 이름을 올리는 작가가 되었다.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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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선생이 되고 싶은 선생
저는 가르치는 일을 소명으로 삼고 있지만 ‘가르친다’라는 단어를 즐겨 쓰지는 않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얼마 안 되는 저의 지식에 관련된 부분이고, 그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학생들과 서로 일깨우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논어 술이(述而)편에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말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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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와 한국적 아름다움
우리의 현대적인 문화와 예술은 100여년정도의 역사밖에 이르지 않는다. 개화기 이후 서구의 문화와 예술을 모델로 하며, 동시대의 서구의 문화와 예술을 되도록 빨리 수용하여 토착화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 현대문화예술의 특성이자 과업이었는지도 모른다. 연극 역시 당대의 새로운 연극이라는 의미에서 신극이라 불렸고, 당대 이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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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갈리 없다
권성훈 교양대학 교수, 문학평론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이스라엘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진 문구다. 이 문구는 전쟁에 나간 아버지를 위해 아들인 솔로몬 왕자가 지어준 지혜로운 경구로 통한다. 현재의 슬픔이나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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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하루 그리고 또 하나의 하루
누군가가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 이틀을 선택해 보라”고 한다면, 당신은 아마도 당신의 기억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많은 날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보조 바퀴를 떼고 처음 자전거를 탄 날,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이란 곳을 가 본 날, 처음으로 이성 친구와 데이트 한 날, 비행기를 처음 탄 날, 수능을 마친 날, 원하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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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행복
만보 걷기가 유행인 적이 있었다. 건강해지려면 만보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7500보에서 걷기 효과가 정점에 이르고 그 이상의 걸음은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은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보 걷기는 일본 만보기 업체의 상술이었다고 하는 보도가 뒤따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핸드폰에 걷기 어플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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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예술원 유감
한국전쟁이 끝나기도 전인 1952년 피난지 수도인 부산에서는 이른바 ‘문화보호법’이란 것이 만들어졌다. 이 법을 모태로 해서 1954년 대통령령 제 864호로 학· 예술원 선거령이 공포되어 3월 25일 역사상 처음으로 예술원 회원 선거가 실시되었다. 그렇게 해서 문화인증을 가진 유권자 4백 43명이 투표해서 25명을 뽑았는데 미술 분과에서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