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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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선생이 되고 싶은 선생
저는 가르치는 일을 소명으로 삼고 있지만 ‘가르친다’라는 단어를 즐겨 쓰지는 않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얼마 안 되는 저의 지식에 관련된 부분이고, 그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학생들과 서로 일깨우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논어 술이(述而)편에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말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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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와 한국적 아름다움
우리의 현대적인 문화와 예술은 100여년정도의 역사밖에 이르지 않는다. 개화기 이후 서구의 문화와 예술을 모델로 하며, 동시대의 서구의 문화와 예술을 되도록 빨리 수용하여 토착화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 현대문화예술의 특성이자 과업이었는지도 모른다. 연극 역시 당대의 새로운 연극이라는 의미에서 신극이라 불렸고, 당대 이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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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갈리 없다
권성훈 교양대학 교수, 문학평론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이스라엘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진 문구다. 이 문구는 전쟁에 나간 아버지를 위해 아들인 솔로몬 왕자가 지어준 지혜로운 경구로 통한다. 현재의 슬픔이나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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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하루 그리고 또 하나의 하루
누군가가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 이틀을 선택해 보라”고 한다면, 당신은 아마도 당신의 기억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많은 날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보조 바퀴를 떼고 처음 자전거를 탄 날,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이란 곳을 가 본 날, 처음으로 이성 친구와 데이트 한 날, 비행기를 처음 탄 날, 수능을 마친 날, 원하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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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행복
만보 걷기가 유행인 적이 있었다. 건강해지려면 만보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7500보에서 걷기 효과가 정점에 이르고 그 이상의 걸음은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은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보 걷기는 일본 만보기 업체의 상술이었다고 하는 보도가 뒤따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핸드폰에 걷기 어플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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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예술원 유감
한국전쟁이 끝나기도 전인 1952년 피난지 수도인 부산에서는 이른바 ‘문화보호법’이란 것이 만들어졌다. 이 법을 모태로 해서 1954년 대통령령 제 864호로 학· 예술원 선거령이 공포되어 3월 25일 역사상 처음으로 예술원 회원 선거가 실시되었다. 그렇게 해서 문화인증을 가진 유권자 4백 43명이 투표해서 25명을 뽑았는데 미술 분과에서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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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비평의 현대적 의미
요즘 장안에 영화 《미나리》로 한국인 최초 아카데미 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화제다. 《기생충》을 통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감독으로는 최초로 2019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에 이은 낭보다. 이들을 포함한 세계의 무대에서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의 활동의 선전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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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생태적 삶
봄이 되면 경기대학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는 아마도 경기탑 근처의 벚꽃 길일 것이다. 코비드-19이전에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벚꽃을 카메라에 담고 둘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런데 벚꽃 개화일이 해마다 빨라지고 있어 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꽃구경을 못할 수도 있을 정도가 되었다. 기상청에 의하면, 올해 서울 지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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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택트 시대의 강의: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캠퍼스의 봄은 여전히 푸르고 눈부시게 아름답다. 교정을 걷던 나는 잠시 코끝으로 봄내음을 만끽하고 싶었으나 인기척을 느끼고는 이내 단념하며 마스크를 고쳐 쓴다. 한편 봄을 즐기지 못한 잠깐의 아쉬움과는 별도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캠퍼스의 오늘날에는 스쳐지나가는 낮선 이에게도 반가운 마음이 생겨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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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스튜던트
인간은 자연을 소유하는 자가 아니라 해석하는 존재다. 누구나 자신의 인식으로부터 세계를 바라보며 보이는 만큼 그것을 담아내려고 한다. 이러한 해석은 이미 있는 세계에 대한 지각 작용으로서 그것이 이것 일 수 있도록 규정하고 나름대로의 고유성을 가지게 하는데 있는 것. 그렇지만 인간 자체가 불안하고 불규칙적이며 완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