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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완성된 시간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예고 없는 폐강···“책임 있는 대응 필요” 안철현 수습기자 2025-09-15 03:36:24
지난달 25일, 본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공지 없는 폐강이 이뤄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본지는 폐강된 강의에 대해 해당 강의를 수강 신청했던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한 폐강 문제와 대응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본교 자유교양대학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일어나보니 강의가 사라졌다


 본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지난달 25일 ‘요즘 폐강 과목들 다 이러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은 수강정정 기간이 종료된 시점에서 이미 수강 신청한 강의가 폐강됐다는 내용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학생들의 공감을 얻은 동시에 많은 격분과 혼란을 야 기했다. 이 외에도 다른 기초교양인 △지역문제의창의적해결 △대학영어2 △사고와표현 등이 폐강됐다. 이런 문제 상황에 학생들은 본교 자유교양대학팀(이하 교양대학팀)에 연락해 대응 방안을 문의했지만 ‘최종정정 기간에 다른 수업을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본지는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문제의 강의를 수강 신청한 본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승우(자유전공·1) 군은 “인기 게시판에서 소프트웨어기초 관련 글을 보고서야 수강 신청했던 강의가 폐강된 사실을 알았다”며 “등록금을 내는 만큼 강의가 보장돼야 하고, 폐강 여부를 학생이 직접 찾아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컴퓨팅사고를 수강 신청한 최소민(국어국문·1) 양 역시 “관련 공지나 보상이 전혀 없었고, 최종정정 기간에 직접 수강 신청을 시도하거나 다음 학기로 미뤄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수강 신청 시 우선권을 주거나, 다른 강의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빈 강의실이 남긴 질문


 본지 1092호(23.09.25.발행) 13면 심층보도 지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9월, 핵심교양 ‘스포츠사회와4차산업혁명’은 정상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지만 1주 차 이후 폐강됐다. 해당 사실은 본교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본 과목의 수강생들은 여석이 남아 있는 과목을 수강 신청하기 위해 소속 단과대학 교수학습팀 사무실에 방문해야 했다. 이런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고자 교양대학팀은 매년 학생들의 수강 신청 내역을 분석해 지침을 마련하고 연간 개설 필요 강의 수를 산출한다. 또한 학생 수 미달로 인한 폐강을 막기 위해 최소 수강 인원 기준을 20명에서 15명 미만으로 완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년 폐강 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대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올해 개설된 기초교양 및 인성교양 강의는 271개였으며, 이 중 인원 미달 강의와 교강사가 확보되지 않은 강의 19개가 폐강됐다. 해당 문제에 대해 교양대학팀 이윤주 팀원은 “문의 전화에 대응할 때 최종정정 기간까지 신청을 시도하도록 안내한 것은 아직 여석이 있는 분반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 과목 수강이 꼭 필요하나 최종정정 기간에도 신청 못 한 경우 소속 학과에 문의해 관련 절차에 따라 최대한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


 타 대학은 폐강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을까.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의 경우 지난 2023년 8월 10일 수강 장바구니 기간 마지막 날에 분반 강좌 중 한 강의가 폐강됐다. 이후 같은 시간대 강의가 새로 개설되지 않아 다른 분반 강의를 수강하고자 해도 계획한 시간표와 겹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학생들의 불만이 일었다. 이에 중앙대는 분반 강의의 여석을 증설했다. 인하대학교는 지난 2019년 3월, 개강 후 2주 차 때 폐강이 예정된 강의였음에도 폐강에 대한 공지 없이 자료만 업로드돼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수업을 기다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폐강된 과목을 다시 개설하도록 조치했으며, 2차 폐강 과목 공지 시스템을 마련해 대응했다.


 한편 본교는 계약 만료로 사직 처리된 교수를 강의에 배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팀원은 “컴퓨팅사고와 소프트웨어기초를 담당하던 교수는 본교에서 재임용하기로 확정한 상태에서 강의를 배정했다”며 “그러나 수강정정 기간이 끝난 지난달 22일에 본인의 개인 사정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해당 주장은 잘못 전달된 내용임을 밝혔다. 더불어 폐강된 강의의 공지와 관련해선 “현재 학칙에 따라 폐강되는 강의의 경우 홈페이지 및 전자출결 앱을 통해 폐강 공지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폐강된 컴퓨팅사고와 소프트웨어기초 역시 전자출결 앱으로 공지가 전달됐지만 폐강이 시스템에 반영된 지난달 22일 오후와 공지가 나간 25일 오전 사이의 공백 때문에 오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이 팀원은 “더 많은 학생이 불편함 없이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연구하겠다”며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양해바란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안철현 수습기자 | lifeiscanival@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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