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도전에는 불확실함이 따르는 편이다. 혹시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 괜히 멀리 돌아가고 있지는 않았던가. <달의 바다>는 이와 같이 주인공 ‘은미’를 통해 실패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그려낸 소설이다. <달의 바다>의 저자인 정한아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소설을 통해 독자들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 인생이 좀 살 만하다’라는 느낌을 받기를 바란다는 마음에서 썼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한아 작가의 바람처럼 책에는 실패와 절망에 대한 위로가 유쾌 하면서도 잔잔하게 묻어있다.
책 <달의 바다> 속 은미는 언론사 시험에 43번 낙방한 취준생이다. 더불어 그의 ‘고모’는 이혼 후 아들을 버리고 미 국으로 떠난 여자로, 두 인물 모두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은미는 절망 속에 하루를 보내던 중 할머니의 제안으로 미국에 있는 고모를 만나러 가게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만난 고모는 은미의 되며 절망을 끌어안고 살아가고자 한다. 상상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한때는 이상을 좇았으나 지금은 성공과 거리가 멀어진 고모는, 우주에서 바라보면 지구 조차 작은 점일 뿐이라고 말하며 은미를 위로한다. 이에 은미는 그곳에서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고모를 보 고 마음을 다잡는다. 또한 꿈을 위해서 계속 넘어지던 은미는 고모의 이야기를 통해 무의미한 시간은 없음을 깨닫게되며 절망을 끌어안고 살아가고자 한다.
“지구는 파란색과 하얀색이 뒤섞인 아름다운 구슬 같았어요.
아니면 한입에 쏙 들어오는 알사탕”
『달의 바다』 中
달의 바다는 지구의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와 달리 대비되는 우주의 어두운 평원이다. 멀리서 보면 바다같이 보이기에 붙여진 이름으로, 이 책의 제목인 <달의 바다>는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어두운 면을 상징한다. 작 중 고모는 누구나 한때 동경하는 ‘달’에서 벗어나 ‘달의 바다’를 평온하게 받아들이는데, 이러한 고모의 태도는 ‘우주에서 본 지구는 알사탕일 뿐’이라 적힌 편지의 대목에서 잘 드러난다.
기자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 늘 많은 걱정이 앞서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아직 닥치지도 않은 실패를 상상하며 자신을 주저앉히는 경우도 많았다. <달의 바다>를 읽으며 가능성의 무게를 섣불리 짐작하고 걱정했던 지난날 들이 떠올랐다. 기존에 그려왔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공을 고민하면서 잘 적응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지에 대 한 걱정이 앞서 도전을 망설였다. 본지에 지원하기 전에도 몇 번이고 주저하며 수습기자로서 잘 해낼 수 있을지, 자기 자신을 의심했다. 이외에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하기도 전에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했던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지금 기자는 과거의 걱정이 무색하게 나름 만족스러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쩌면 ‘잘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일단 해보자’는 시도와 도전을 막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차수민 수습기자 | soomim@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