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세은: 2.5/5 ‘못생김’의 기준이 의문으로 남다
유정: 3.5/5 애매해서 오히려 좋았던
윤아: 2/5 곱씹을수록 이해할 수 없는 영화
●한 줄 평
세은: 보이지 않은 아름다움을 믿는다는 건
유정: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마주한 느낌
윤아: 얼굴은 밝혀졌지만 핵심은 밝혀지지 않았다
Q.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누구인가?
세은: 저는 수진(한지현 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녀는 다큐멘터리 PD로서 처음에는 그저 장인 다큐멘터리를 찍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영규(권해효 분)의 좋지 않은 과거가 드러나자, 자극적인 방송을 위해 점점 더 열심히 조사하며 몰래 촬영까지 진행했죠. 자신의 방송을 위해 몰래 촬영까지 하면서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이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았어요. 특히 조사 중간마다 동환(박정민 분)이 그만하라고 했을 때에도 멈추지 않았던 모습은 잊혀 지지 않아요.
유정: 저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 같았어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젊은 영규(박정민 분)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영희(신현빈 분)를 아름답다고 좋아했다가, 모두가 ‘못생겼다’고 말하는 것을 알게 되자 곧바로 마음을 접고, 자신을 속였다고 하는 모습은 정말 본능대로만 사는 사람처럼 보였거든요. 영화 속 인물들이 모두 삶에 치여 각자의 이기적인 모습을 드러냈지만, 젊은 영규는 그중에서도 가장 솔직하고 본능적인 인물로 남아 제게 강한 인상을 줬습니다.
윤아: 저는 영희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그녀는 못생긴 외모 때문에 늘 자신감 없이 지내고 주변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했어요. 하지만 같은 공장 직원이 주상(임성재 분)에게 몹쓸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용기를 내어 나선 모습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40년 전, 그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는 더욱 쉽지 않았을 행동이기에 그만큼 대단함을 더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이런 모습 덕분에 영희라는 인물이 기억에 잘 남는 것 같습니다.
Q. 특별히 마음에 깊이 남았던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
세은: 저는 젊은 영규가 영희를 죽이고 난 뒤 산속에 버리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위에서 유정 씨가 언급한 것처럼, 이 장면은 특히 ‘본능’에 충실한 인간의 모습을 가장 드러냈다고 생각해요. 앞을 보지 못하는 젊은 영규가, 사람을 죽인 후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무작정 영희를 업고 산길을 달려가는 모습은 원초적인 본능을 상징하는 듯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며 인간은 어떤 상황에 몰리든 결국 가장 본능에 충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긴장감과 공포가 동시에 몰려와 쉽게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답니다.
유정: 저는 마지막에 영희의 얼굴이 공개되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들은 영희를 두고 ‘못생겼다’라는 외모 평가만 내리고 있었잖아요. 그래서 저 역시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못생겼길래 사람들이 얼굴만 기억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마지막에 사진 속 얼굴이 공개됐을 때, 제 눈에는 그저 평범하고 흔한 얼굴처럼 보였어요. 그 큰 충격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윤아: 저는 동환과 PD가 주상에게 찾아갔을 때, 그가 영희의 죽인 사람이 영규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화 절정의 순간이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는데, 제가 예상했던 전개와는 전혀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주상이 범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정작 범인은 영희의 남편 영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받았거든요.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너무나 차가웠습니다. 그 장면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아요.
Q. 결국 영희의 얼굴 사진이 공개된다. 과연 그 선택은 잘한 것인가?
세은: 저는 오히려 영희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영화 초반에 사람들이 말하던 ‘못생김’이라는 기준이 각자의 시선에 따라 다른 것이잖아요. 그런데 마지막에 공개된 얼굴은 제 눈에는 그저 평범하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 정도 얼굴이 왜 그렇게까지 조롱받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인물들의 태도가 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끝까지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겼다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가 더 강렬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유정: 저는 세은 씨와는 조금 다른 생각이에요. 영화를 보면서 내내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영희의 얼굴이었거든요. 마지막에 사진이 공개됐을 때, 그 궁금증이 풀리면서 묘한 해소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얼굴이 평범해서 놀랐지만, 저는 닫힌 결말을 좋아하기 때문에 얼굴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마무리한 것이 깔끔했다고 생각합니다.
윤아: 저는 세은 씨의 의견에 더 공감합니다. 얼굴이 공개됐을 때 차라리 큰 반전이 있기를 기대했어요. 정말 예쁘거나 영화 속 인물들이 말한 대로 충격적일 만큼 못생겼거나 했더라면 이해됐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공개된 사진은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이었죠. 그래서 오히려 영화 속 내용과 사람들의 태도를 해석하기가 애매해졌습니다. 조금 아쉬운 결말이에요.
Q. 영화의 내용을 현재 우리에게 적용해 본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은가?
세은: 영화 속 영규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가 시각장애인이라서 사람들의 말로만 들어 속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지금 우리가 미디어에 빠져 사는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했죠. 미디어 속 사람들의 모습만 보고 뒤에 어떤 일이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거 같아요. 이 영화는 미디어 속에서 살아가는 그런 현대인의 모습을 적용해 볼 수 있는것 같습니다.
유정: 저는 이 영화가 ‘인간의 본능’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보고 듣는 것을 있는 그대로 믿으려 하고, 위험하면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영화 속 인물들이 보여준 본능에 따른 선택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모습이죠. 본능에만 의지하는 삶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그 본능대로의 삶의 추악함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윤아: 저는 영화에서 ‘소문에 떠밀리는 젊은 영규’를 통해 현대 사회를 비추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영규는 눈이 보이지 않자 귀에 의존해 들은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잖아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직접 확인하기보다 떠도는 소문이나 인터넷 여론을 통해 상황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 장면들이 단순한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믿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는 것 같아요.
Q. 마지막 장면에서 영희의 사진을 본 뒤 동환이 흘린 눈물은 어떤 의미였다고 생각하는가?
세은: 저는 그 눈물이 후회와 미안함에서 온 것 같아요. 동환은 아버지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저 덮어두려 했잖아요. 그런데 사진 속에서 처음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자신도 아버지처럼 진실보다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던 모습을 되돌아 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뒤섞여 눈물로 터져 나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잘 알지 못 했던 어머니를 비로소 마주했기에 더 깊은 슬픔이었을 것 같아요.
유정: 저는 그 눈물이 벅찬 감정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사실 동환은 어머니가 없이 아버지 밑에서 자랐잖아요.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자라다가 마침내 사진을 통해 어머니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마주하니 수많은 감정이 오갔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단순히 얼굴만 본 게 아니라, 어머니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까지 알게 된 후였기에 그 감정은 더 깊었을 것 같아요. 아버지의 끔찍한 죄를 알고 난 직후였던 만큼, 분노와 슬픔이 한번에 몰려온 것은 아닐까요.
윤아: 저는 생각보다 어머니 영희의 얼굴이 소문보다 평범하게 생겨서 울었던 것 같아요. 영화 속 내내 영희는 ‘못생겼다’는 말만 듣고 그게 결국 살해의 이유가 됐잖아요. 그런데 막상 공개된 얼굴은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 그 사실이 오히려 더 가슴 아팠을 것 같아요. 어머니가 억울하게 살해 당했다는 생각이 더욱 크게 느껴졌을 거에요. 그래서 동환은 어머니가 너무 안쓰럽고 억울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울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김세은 기자 Ι seeun2281@kyonggi.ac.kr
이유정 기자 Ι 202510140@kyonggi.ac.kr
이윤아 수습기자 Ι yunna1212@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