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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더하기] 웹툰, 스크린과 안방을 점령하다 2D가 3D가 되는 순간 이윤아 수습기자 2025-09-15 03:19:48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및 드라마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기 많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은 방영 전에도 많은 화제를 가져오지만, 원작을 잘 살리지 못한 작품은 많은 혹평이 따른다. 이에 본지는 본교 이규정(미디어영상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웹툰 기반 콘텐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웹툰 원작 열풍, 어디서 시작됐나


 ‘웹툰(Webtoon)’은 인터넷을 뜻하는 ‘World Wide Web’과 만화를 뜻 하는 ‘Cartoon’을 합친 말이다. 이는 다양한 장르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의 지난 2023년 기준 월간 이용자 수는 8,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10개 언어로 10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웹툰을 원작으로 각색한 영화·드라마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그 흐름의 출발점은 2013년에 개봉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였다. 총 69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웹툰 원작 영화 의 흥행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어 2014년 방영된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 드라마로 큰 성공을 거두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 콘텐츠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후 <치즈인더트랩>, <이태원 클라쓰> 등 다양한 작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이어갔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네이버웹툰 <내 ID는 강남미인>을 원작으로 한 태국 드라마 <뷰티 뉴비(Beauty Newbie)>는 동남아 OTT 플랫폼 ‘뷰(Viu)’에서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일본에서는 <이태원 클라쓰>가 <롯폰기 클라쓰(六本木クラ ス)>로 리메이크돼 넷플릭스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더불어 작년 상반기에 방영된 <중증외상센터>는 공개 첫 주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3위에 오르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는 등 웹툰 원작의 작품들은 글로벌 시장까지 점령했다.


왜 웹툰일까, 흥행의 비밀을 찾아서


 그렇다면 이러한 웹툰 기반의 영화·드라마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 일까. 우선 웹툰은 원작 팬층을 통해 이미 작품성이 검증된 경우가 많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Kakao Webtoon)’ 같은 플랫폼은 국내를 넘어 일본·동남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까지 진출하며 막강한 팬덤을 지 니고 있다. 그렇기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미 흥행 가능성이 보장된 수표나 다름 없다. 그만큼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영상 제작에서 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울러 웹툰은 △색감 △그림체 △컷 구성 등 시각적 요소가 풍부해 영상화하기에 적합하다. 따라서 영화·드라마로 옮겨졌을 때 시각적 몰입감을 높여주며, 다양한 장르가 시각적으로 구현돼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간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처럼 웹툰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그만큼 가능성과 이색적인 매력을 지닌 콘텐츠로 다양한 형태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에 본교 이규정(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성공한 웹툰 기반 콘텐츠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우선 스토리가 탄탄하고, 주제나 소재가 대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줄 경우 시청자들이 몰입감을 느끼기 쉽다는 설명이다.


“원작은 좋은데”… 웹툰 기반 콘텐츠의 혹평


 원작의 작품성을 살리지 못한 리메이크 작은 팬들의 기대를 무너뜨 리며 오히려 반감을 사기도 한다. 또한 이미 줄거리가 널리 알려진 만큼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혹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에 이 교수는 “웹툰 기반 콘텐츠가 성공하려면 원작의 핵심 메시지와 주제를 지키고, 캐릭터의 성격과 관계성을 충실히 살려야 한다”며 “원작자와의 협업, 팬덤과의 소통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불만을 줄이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웹툰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했던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영화화 과정에서 영상화의 한계라는 메타적인 장르 특성과 연출력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관객 수 106만 명에 그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또한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역시 원작의 서양 배경을 억지로 한국 사극으로 바꾸면서 팬들 사이에서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웹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기존 영화·드라마 작가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이 교수는 “웹툰 원작 드라마가 늘면서 드라마 작가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미디어 제작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한 작품이 실패했을 때 손실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경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이 위기인 동시에 웹툰과 리메이크 작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웹툰이 원작이었던 작품들,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흥행한 만큼 점점 증가하는 기반 콘텐츠에는 우리가 알지 못한 그림자 또한 존재한다. 이를 우려의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또 다른 가능성으로 인식해 보는 건 어떨까.


이윤아 수습기자 | yunna121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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