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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랙에 함께 새긴 꿈 속으로 김채영 수습기자 2025-09-02 23:48:17


 누군가와 ‘연대’한 기억이 있는가? 어려운 과제를 함께 고민하며 밤새 머리를 맞댔던 순간, 혹은 작은 일이라도 서로의 힘으로 큰 결과를 만들어냈던 기억 말이다. 이런 기억을 통해 우리는 혼자선 쉽게 지칠 수 있으나 누군가와 함께할 땐 큰 성취를 이뤄낼 수 있음을 배운다. 이와 같은 연대는 스포츠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경주용 자동차를 이용한 온로드 경기 중 하나인 ‘F1’은 협력이 기반돼야 한다. F1은 시속 300km가 넘는 스피드 서킷 위에서 추월을 펼치곤 하는데, 이런 극한의 스포츠를 영화 속으로 끌어온 작품이 바로 다.


 지난 6월 25일 공개된 는 최고가 되지 못한 전설 ‘소니 헤이스’와 최고가 되고 싶은 루키 ‘조슈아 피어스’의 운명을 건 레이스 이야기를 다룬다. 한때 주목받는 유망주였지만 사고를 당해 은퇴한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는 오랜 동료인 루벤 세르반테스에게 복귀를 제안받으며 ‘APXGP’에 합류한다. 하지만 팀은 시즌 중 한 번이라도 우승하지 못할 시 해체할 위기에 놓여있었다. 이런 상황 속 그는 신예 드라이버 조슈아 피어스와 함께 험난한 경주에 발을 들이지만 둘의 갈등은 갈수록 심해진다. 수차례의 좌절과 실패가 이어지고, 그들은 협력 끝에 마지막 레이스까지 함께 도전하게 된다.


“죽기 전에 저 차를 몰 수만 있다면, 난 얼마든지 죽겠어. 몇 번이라도”

『F1 더 무비』 中


 이 영화의 감독 조셉 코신스키(Joseph Kosinski)는 지난 2022년 흥행했던 <탑건: 매버릭>을 연출했을 당시에도 이번 작품과 비슷하게 주인공을 현실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캐릭터로 재구성한 바 있다. 이처럼 소니 헤이스도 명예와 이익을 얻을 기회에도 결국 의리를 선택함으로써 진정한 승부의 의미를 찾아간다. 그의 모습은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바로 경기란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기자가 중학교 1학년일 때, 어쩌다 친구와 함께 진행하게 된 수행평가가 있었다. 당시 기자는 혼자 해내는 것이 완벽한 성과라고 믿었다. 그러나 친구는 수행평가 과정에서 기자의 의견을 하나하나 물어보며 서로의 강점을 잘 활용하도록 도왔고, 끝내 만점이라는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이 협력했던 경험은 기자의 생각을 바꿨고, 지금의 기자는 연대의 가치를 더 크게 여기게 됐다. 기자가 여태껏 쌓아왔던 혼자의 성취는 금세 잊혔지만, 친구와 함께한 경험은 오래 남아 기자의 더 큰 성장을 도왔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드러난 협력 또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달리고 완주하는 연대이며, 그 기억이야말로 우리를 앞으로 달리게 하는 힘일 것이다.


김채영 수습기자 Ι dachae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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