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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이 쌓일 때, 경기대의 품격은 더욱 빛난다 편집국 2025-09-01 14:54:07


 새 학기의 바람이 교정을 스친다. 늦여름 햇살 아래 반짝이는 잎사귀와 발걸음 소리, 그 사이로 들려오는 웃음은 또다시 젊음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알린다. 나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문득 과거의 시간을 떠올린다. 처음 교문을 넘어설 때의 두근거림, 시험과 과제에 쫓겨 새벽 도서관 불빛을 의지하던 날들, 민주화운동의 함성 속에서 최루탄 연기에 눈물을 훔치던 순간, 동아리방에서 밤새 이어지던 토론과 웃음…. 그 모든 장면이 모여 나의 청춘을 만들었고, 이제는 “동문”이라는 이름으로 모교와 세상 앞에 서게 했다.

   

 돌아보면, 경기대학교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수많은 굴곡과 도전 속에서도 내공을 쌓고 거듭하여 정상화를 이루었다. 지금 우리 대학은 이사장과 총장, 그리고 동문을 중심으로 다시 꺼지지 않는 불빛처럼 의미 있는 성취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내가 진정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은 성과표 속 차가운 숫자가 아니다. 캠퍼스에서 마주치는 후배들의 반짝이는 눈빛, 서로를 아끼는 손길, 그리고 선배와 교직원을 향해 자연스레 건네는 존경의 마음, 바로 그 순간들 속에서 대학의 품격이 빛난다.

   

 우리는 흔히 동문을 졸업생에 국한한다. 그러나 경기대의 동문은 훨씬 더 깊고 넓은 의미를 품는다. 강의실에서 지식을 나누어준 교수, 행정실과 현장에서 묵묵히 대학을 떠받친 직원, 학업과 연구에 몰두한 학생들, 이들 모두가 경기대의 동문이다. 교정의 사계절 속에서 켜켜이 쌓인 열정과 헌신, 보이지 않는 노고가 모여 오늘의 대학을 이룬 것이다. 동문이란 곧, 이곳에서 배우고 헌신하며 대학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간 모든 이들의 이름이다.

   

 우리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배우, 가수, 운동선수 동문들의 성취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름이 비껴간 수많은 졸업생들, 교사, 공무원, 기업인, 연구자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 또한 경기대의 얼굴이다. 나아가 교정의 변화를 함께 지켜온 교수와 직원들의 삶 역시 대학의 품격을 드러낸다. 후배들이 이들의 발자취를 존경으로 바라보고 본받을 때, 대학의 이름은 더욱 단단히 뿌리내린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는 말처럼, 동문이라는 이름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우리의 정체성이다.

   

 나는 후배들이 존경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순간을 목격할 때마다 가슴 깊이 울림을 느낀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젝트에서 문제를 해결한 학생들,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 창의적 도전을 이어간 학생들, 현장실습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 각종 대회에서 학교의 이름을 빛낸 학생들…. 이들의 뒷모습에는 언제나 선배, 교수, 직원의 손길이 함께했다. 후배들은 그 길을 배우며 존경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었고, 바로 그 문화가 대학을 명문으로 만든다.

   

 후배들이여, 존경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선배들의 삶에서 작은 교훈을 배우고, 교직원의 헌신을 알아보며, 그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마음이 곧 존경이다. 존경은 단순한 동경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이 졸업하여 또 다른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자리에 설 때, 경기대는 더욱 단단히 빛날 것이다.

   

 그러나 존경의 문화는 스스로 자라나지 않는다. 제도와 실천이 이를 북돋워야 한다. 총동문회를 활성화하여 사회 각계의 선배들이 후배들의 길잡이가 되게 하고, 정기적인 동문 강연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공을 넘어 지혜를 나누는 자리를 열자. 나아가 후배-선배 협력 프로젝트를 제도화하여, 연구와 창업, 지역 봉사에서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때 존경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삶 속의 실천으로 살아날 것이다.

   

 나는 이 대학을 졸업하며 하나의 확신을 얻었다. 대학의 명성은 건물의 크기나 순위의 숫자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명성은 선배와 후배, 교직원과 학생이 존경과 신뢰로 이어질 때, 그 순간 비로소 숨 쉬며 살아난다. 모든 졸업생은 동문이고, 모든 교직원 역시 동문이다. 존경의 대상을 넓히고 그 존경을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경기대는 더욱 찬란히 빛날 것이다.

   

 이제 새로운 학기가 열렸다. 교정을 가득 메운 후배들의 눈빛 속에서 나는 경기대의 내일을 본다. 선배를 존경하고, 교직원의헌신을 본받으며, 훗날 존경받는 동문으로 성장하려는 후배들이 많아질수록, 경기대는 진정한 명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의 이름으로 연결될 것이다. 바로 경기대학교 동문, 이 숭고한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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