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본가는 층수가 낮은 아파트이다. 그래서 창문을 열고 있으면 주기적으로 단지를 걸어 다니는 흡연자로 인해 담배 연기가 들어와 불편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정류장, 길거리 등을 걸어 다니면서 담배 피우는 사람도 심심찮게 봐왔다. △버스정류장, 학교 등과 같은 법정 금연 구역 △공공시설 △다중이용시설은 모두 금연 구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며 흡연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이곳이 흡연 가능한 구역인가?’하는 생각이 들게 될 정도다.
지난 2019년 1월, 경기도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542명의 응답자 중 91%가 공공장소에서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지난 2018년 10월, 한국보건사회연구소에서 5,2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접흡연을 경험한 장소’에 관한 설문에 따르면 85.9%가 길거리, 47.2%가 △아파트 베란다 △복도 △계단 등에서 간접흡연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 마크로밀엠브레인이 비흡연자 5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75.8%가 비흡연자로서 가장 불편한 점이 길거리 간접흡연이라고 답했다. 이렇듯 사람이 많은 금연 구역에서 흡연함으로써 나타나는 간접흡연은 단순히 사람들에게 불쾌함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길거리 모두에게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병을 옮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간접흡연은 필터링을 거쳐 연기를 마시는 직접 흡연과 달리 담배 연기를 직접 마시게 돼 직접 흡연보다 신체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물론 사람들 없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려 하는 등 남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흡연자들도 있지만, 온 동네에 연기를 뿌리며 피해를 최대화하는 몇몇 흡연자들이 존재한다. 금연 구역에서, 그리고 길을 걸으며 흡연을 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평판을 깎아내리는 행동에 불과하다.
분명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교육하고, 흡연구역을 만들어 주는 등의 국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인식’이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선 서로 양보해야 한다. 비흡연자에겐 금연 구역이나 길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간접흡연이 비흡연자로서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점이다. 더불어 건강도 위협할 수 있는 문제 요소인 만큼 흡연자들은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위해, 그리고 본인들을 위해서라도 서로 배려하는 흡연 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재헌 기자 Ι qisnxjqjx193@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