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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회피형은 피해라?’ 인간관계를 대하는 다양한 태도 우리가 맺는 관계 뒤 숨겨진 성인 애착 유형 임서현 기자 2025-09-02 23:35:01
요즘 젊은 세대가 인간상을 표상하는 ‘안정형’, ‘회피형’ 등의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애착 이론’에서 비롯된 용어로, 최근 이를 통해 인간관계를 분석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애착 이론에서 시작된 ‘성인 애착 이론’에 대해 알아봤다.


어린 시절 피어난 성인 애착의 싹 


 요즘 자주 보이는 ‘믿고 거르는 회피형’, ‘불안형이 회피형 에게 끌리는 이유’ 등의 분석은 ‘애착 이론’을 근거로 한다.착 이론이란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존 볼비(John Bowlby)’가 영아와 주 양육자 간의 정서적 유대를 설명한 이다. 이를 토대로 한 성인 인간관계 연구 결과, 애착 이론의 핵심 원리가 성인의 상호작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밝혀졌다. 영아기 애착 원칙이 성인의 애착 원칙과 근본적으로 같으며, 평생에 걸쳐 친밀한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렇게 애착 이론이 성인 인간관계로 확장된 것을 ‘성인 애착 이론’이라 부른다. 이는 개인과 절친한 친구, 애인 등의 애착 대상 사이의 정서적 유대의 깊이 및 상호작용 패턴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정신분석적 정신 치료 △인지적 정신 치료 △정서 중심 커플 치료와 같은 심리 치료에도 활용된다. 


 성인 애착 이론에는 △안정 애착 △불안-몰입 애착 △거절-회피 애착 △공포-회피 애착 총 4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이는 ‘성인 애착 유형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래 표는 성인 애착 유형 테스트의 일부로, 실제 테스트는 해당 질문을 포 함한 36개의 질문에 5가지로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각기 다른 배경이 만든 관계의 모습 


 그렇다면 성인 애착 유형은 각각 어떤 특징을 가질까. 첫 번째로 주 양육자와 따뜻하고 반응적인 상호작용이 이뤄진 경우 안정 애착에 해당한다. 새로운 관계에서 즐거움을 얻는 이 유형은 ‘안정형’이라고도 불리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뢰가 높아 독립과 친밀의 상황 모두 안정을 느낀다. 두 번째는 일관적이지않게 사랑을 받거나 지나치게 의존적인 환경에서 자랐을 시 나타나는 불안-몰입 애착이다. ‘불안형’이라고도 불리는 이 유형은 자기 가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검증받으려 하며 상대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세 번째는 지나치게 독립적인 환경 또는 타인에게 의존했다가 실패의 반복으로 인해 회피를 선택하게 된 거절-회피 애착이다. 자기의 감정을 억압하고 숨기며,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거절에 대처하는 경향이 있는 ‘회피형’이 바로 이 유형이다. 마지막으로 아동기 학대와 같은 상실이나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은 공포-회피 애착을 가질 수 있다. 공포-회피형은 불안형과 회피형의 성질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혼란형’으로 지칭되기도 한다. 이 유형은 친밀감에 대한 욕구가 강력하고 상대방에게 집착하면서도 자신이 정한 기준 이상으로 상대방과 가까워지려고 하지 않는다. 


나를 알아야 인간관계의 길이 보인다 


 심리학자 ‘커크패트릭(Lee A. Kirkpatrick)’과 ‘신디 헤이잔 (Cindy Hazan)’의 애착 유형 연구에 따르면, 유형 검사 4년 후 에도 표본 성인의 70%가 처음과 동일한 유형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애착 유형은 기본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애착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알고 객관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주변 대인관계에서 자신이 어떤 패턴을 갖고 있는지, 어떤 관계를 맺을 때 편안한지 알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런 점들을 인지하게 되면 ‘내가 그런 면이 있지’라고 공감하며 타인과 통하게 되는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 자기 객관화에서 더 나아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겉으로 표현하기 위해 용기를 낸다면 안정형에 더욱 다가갈 수 있다고 한다. 타인을 예측하거나 어떤 의도를 갖고 행동하는 것에서 벗어나 안정형처럼 자기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안정 애착을 제외한 나머지 유형을 불안정형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흔히 기피 대상으로 생각되는 불안정형도 건강한 인간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다. 자신의 애착 유형을 이해하고 애착 대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해보는 것은 어떨까. 


임서현 기자 Ι imseohyeon1827@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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