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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집 보여주고 수고비 받겠다, 논란의 연속 ‘임장크루’가 불러일으킨 ‘임장비’ 추진될까? 정예은 기자 2025-06-03 02:45:33
지난 4월, 한국공인중개협회는 중개사의 임장 비용을 보장하는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 계획을 밝혔다. 임장 과정에서 공인중개사들은 노력과 서비스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비용이 부담된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본지는 남혜진 공인중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임장비’에 대한 현실적 이야기를 들어봤다.


집 하나 보는 것도 유료가 ’ 세상

 

 지난 4월 23일,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일종의 중개 상담료 개념인 ‘임장 기본보수제’를 도입해 중개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공인중개사는 단순한 안내자가 아니라 국민 재산을 다루는 전문 자격자”라며 “임장 과정에서의 노력과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서 ‘임장’이란 매물로 나온 부동산 물건을 확인하고 주변 정보를 얻으러 현장을 실제로 방문해 조사하는 활동을 뜻한다. 또한 임장 기본보수제를 통해 도입될 ‘임장비’는 중개사가 수요자에게 매물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다.

 

 협회가 제시한 방식은 구체적으로 임장 비용을 사전에 지불한 뒤 실제 계약이 성사될 경우 중개보수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하는 방법이다. 이는 중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정보 제공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을 제도화하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제도 도입에는 ‘주택 거래량 감소로 인한 영업 환경 악화’가 배경으로 꼽혔다. 실제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는 개업보다 폐업한 공인중개사가 400여 명 더 많았다.

 

판치는 임장크루’ 때문에…

 

 임장비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임장 크루’가지목된다. 매수 의사 없이 부동산 공부나 콘텐츠 제작을 위해 모여 현장을 방문하는 ‘임장 크루’가 중개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에 위치한 대장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임장 크루 활동이 크게 활성화했다. 실제로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임장 원데이 클래스’, ‘강사 동행 실천 100곳 임장’ 등 수업의 형태로 임장 크루가 운영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지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안산에 위치한 새로공인중개사 사무소 남혜진 실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남 실장은 “현장에 계신 집주인과 임차인이 시간을 내서 고객을 위해 기다리는 것인데 매수 생각 없이 방문하는 것은 민폐”라며 가짜 매수자로 인한 피해를 언급했다. 또한 “이러한 일들이 반복될 경우 매도자는 해당 부동산에 신뢰를 잃고 매도의뢰를 취소해 결국 공인중개사들의 피해로 돌아온다”며 “행위가 반복될 시 고정적인 월급이 없는 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들에게 명백한 영업방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부담만 늘어나는 소비자중개사도 의견 분분

 

 하지만 실수요자들은 중개수수료뿐만 아니라 임장비까지 추가되면 부담이 증가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 애플리케이션 ‘서치통’이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임장 기본보수제’에 반대한다는 답변이 66.9%를 차지했다. 반대의 이유에 대해선 ‘매물 확인만을 위한 비용 지불은 부당하다’며 ‘이는 소비자에게 부당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한 임장비 도입으로 인해 공인중개사들의 입지가 약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수요자들이 중개업소를 찾지 않고 직거래를 몰릴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로 업계가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직거래 건수는 지난 2021년 268건에서 작년 5만 9,451건으로 3년 새 약 220배나 급증했다. 이는 거래비용에 대한 부담을 제도 외부에서 줄이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남 실장은 임장비 도입에 대해 “협회에서 말하는 매물을 보여줄 때마다 금액을 받는 제도가 아닌 일종의 예약금을 지불하는 형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가짜 매수자를 막기 위함뿐만 아니라 당일에 방문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들을 방지하기 위한 선수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임장 기본보수제의 도입은 중개사에게는 정당한 보상일 수 있으나 소비자들의 부담은 날로 증가할 것이다임장크루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임장비 뿐인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예은 기자 Ι 20241238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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