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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첫눈에 알아보게 됐어, 내가 찾아 헤맨 말차 말차가 전하는 쌉싸름한 매력 이한슬 기자 2025-06-03 02:45:18
과거 저속노화와 건강 관리가 트렌드로 떠오르며 말차는 웰빙 식품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런데 최근 SNS 챌린지를 시작으로 다시금 말차 유행이 시작됐다. 이에 본지는 말차의 유행을 자세히 알아보고 다양한 맛의 말차 디저트를 즐겨봤다.


지금은 말차 시대, 앞으로도 말차 시대


 최근 SNS는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이는 하늘을 찌르는 ‘말차’의 인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말차 시장은 지난 2023년 2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오는 2028년까지 약 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 인기의 영향으로 다양한 말차 디저트 역시 출시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Starbucks Korea)’는 봄 시즌 스테디셀러 ‘슈크림 라떼’에 말차를 섞은 ‘슈크림 말차 라떼’를 새롭게 출시했다. 또한 ‘롯데웰푸드’는 말차 메뉴로 유명한 카페 ‘청수당’과의 콜라보를 통해 ‘빼빼로 말차’를 포함한 말차 디저트 3종을 선보이며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다.


 말차가 현재의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SNS 챌린지의 영향이 크다. 올해 초 SNS에서는 말차를 고의로 쏟고 자랑하는 챌린지가 유행했다. 이는 시각적으로 강렬한 말차의 초록빛 얼룩이 ‘트렌디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시작됐다. 이 챌린지의 여파로 말차 소비가 늘어났다. 특히 해외 여러 인플루언서들이 말차를 즐기는 모습을 SNS에 인증하자 젊은 세대도 이를 따라 하면서 말차가 유행으로 새롭게 찾아왔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말차는 혜성처럼 갑자기 등장한 존재는 아니다. 말차는 인스턴트 커피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여러 식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말차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특히 말차와 녹차의 개념을 혼동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말차(抹茶)는 찻잎을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든 차를 의미한다. 이는 찻잎을 우려내 마시는 녹차보다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으며, 가공 과정이 복잡하다. 또한 대부분 그 시초를 일본으로 알지만 사실 말차는 중국에서 시작됐다. 당나라부터 시작된 말차 문화는 고려시대 때 국내에 들어와 불교 수행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조선 중기 성리학이 국교로 자리 잡자 말차 문화는 점차 쇠퇴했다. 당시 일본 역시 중국으로부터 말차가 유입됐으며 다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사라지지 않고 현대까지 말차 문화를 이어왔다. 이에 20세기 이후 일본의 영향으로 국내에 다시 말차가 상륙했다.


 말차의 인기가 상승하자 말차 자체의 맛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슈퍼말차(SUPER MATCHA)’와 같은 말차 전문 브랜드까지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말차 디저트의 수요도 본연의 맛을 끌어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수요에 발맞춰 일본의 유명 말차 디저트 전문점 ‘교토퍼펙트말차(KYOTO PERFECT MATCHA)’는 총 3단계의 말차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며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말차를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중이다. 이 외에도 말차를 이용한 음료, 디저트를 전문적으로 판매해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진짜 말차를 찾아서



 기자는 평소 말차 디저트를 즐 겨 먹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단맛에 홀려 말차 본연의 맛을 느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에 ‘진짜’ 말차를 즐겨보고자 수원에 위치한 교토퍼펙트말차에 방문해 봤다. 멀리서도 느껴지는 강렬한 초록빛 기운에 어려움 없이 가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딜 봐도 초록색이 가득한 인테리어가 기자의 눈을 사로잡으며 디저트를 향한 기대를 높였다. 기자는 단계별 말차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우선 1단계부터 차근차근 말차의 맛을 느껴보기로 했다. 1단계와 같은 ‘순수(레벨5)’는 입문자에게 추천한다는 문구에 걸맞게 은은한 말차 맛과 적당한 달콤함이 어우러졌다. 시중에 파는 아이스크림과 비슷해 가볍게 맛보기 좋았다. ‘조화(레벨7)’는 여전히 단맛이 남아있었으나 순수보다는 더 씁쓸했다. 마지막 ‘완벽(레벨9)’은 그 빛깔부터 지금까지의 말차 디저트와 다른 짙은 녹색이었다. 입에 넣는 순간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오로지 말차 맛만을 만끽할 수 있었다. 기자는 완벽 단계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텁텁한 쓴맛이 거북하지 않게 입안을 맴돌며 자극적인 달콤함만을 찾던 기자의 혀에 새로운 감각을 남겼기 때문이다. 말차의 유행으로 더 넓어진 말차 디저트의 세계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말차의 푸릇한 맛은 한 번 빠지면 다시는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 달곰씁쓸한 맛이 낯설 수 있지만 자극적인 요즘 디저트에 싫증 났다면 한 번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입안을 감싸는 씁쓸함이 기분 좋게 느껴질지 모르니 말이다.


글·사진 이한슬 기자 Ι lhs522701@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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