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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학가] 학사제도의 새로운 변화, 일반·전문학사 동시 운영 대학 간 통합으로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다 강준혁 기자 2025-06-03 02:44:22
최근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간 통합을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북특별자치도에 위치한 원광대학교와 원광보건대학교의 통합 사례를 살펴보고 학생과 학교 측의 의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뭉치는 대학들


 내년 3월부터 전북특별자치도에 위치한 원광대학교(이하 원광대)와 원광보건대학교(이하 원광보건대)가 ‘통합 원광대학교’로서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이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4년제 일반대학과 2년제전문대학 과정이 동시에 운영되는 전국 최초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학교법인 원광학원은 작년 10월 원광대와 동일한 법인 산하의 전문대인 원광보건대의 통합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교육부는 대학설립개편심사위원회를 거쳐 지난 4월 두 대학의 통합을 승인했다.


 원광대와 원광보건대의 통합은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에 따른 것이다. 해당 사업은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갈 대학을 지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며,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는 지역대학에 투자하고자 기획됐다. 지정된 대학은 5년간 약 1,000억 원 정도를 지원받게 된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작년 8월 ‘2024년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원광대와 원광보건대는 ‘생명산업 글로벌 거점대학’이라는 비전을 세워 통합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생명산업 연계 융합교육 △생명산업 융합밸리 구축 △생명산업 글로벌 인재양성 등의 혁신 전략 내용을 담고 있다.


합이란 이름 아래 해결해야 할 과제


 이번 두 대학의 통합은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간 새로운 통합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금까지는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통합해 일반대학으로 전환될 시 4년제 학사 과정으로 흡수돼 2·3년제 전문학사 과정은 운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원광대와 원광보건대가 위치한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지난 4월에 ‘고등교육 혁신 특화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고등교육 혁신 특화지역 제도는 지난 2021년 최초로 도입됐으며,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최대 6년간 면제 또는 완화하는 지방대학 맞춤형 규제 특례 제도이다. 즉, 해당 제도가 도입된 만큼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인 통합 원광대학교는 전문학사 과정도 병행해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원광보건대의 외식조리학과 등을 비롯한 일부 학과는 폐과되지 않고 2년제로 유지될 예정이다.


 한편 두 대학의 통합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만이 일었다. 작년 11월 ‘생명산업 글로벌 거점대학 비전 선포식(이하 비전 선포식)’이 진행되는 동시에 원광대 중앙운영위원회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며 대학 통합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보였다. 더불어 두 대학의 학과가 통합되는 절차에 대해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덧붙여 원광대 총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당시 성명서 발표에 나선 現 원광대 제56대 ReFresh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은 “생명산업 글로벌 거점대학 추진 과정에서 일부 단과대학과 학과가 사라지게 됐다”며 “이러한 중요한 문제를 두고 학교 측은 단 한 번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비전 선포식이 끝난 뒤 학생들의 집회를 확인했으며, 이후 총장과 학생의 면담이 진행됐다.


캠퍼스 간 허물어지는 경계


 한편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통합되는 만큼 △행정 △급여 △평가 제도 등의 문제를 조율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원광대 관계자는 “통합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실무추진위원회가 작동되고 있다”며 “양 대학 부서 실무진끼리 모여 정책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등 천천히 풀어나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두 대학 모두 학교법인 원광학원을 재단으로 두고 있기에 통합 과정에서의 잡음은 적을 것임을 밝혔다. 또, 원광보건대 관계자는 “현재 분과운영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행정 △노무 △노동조합 등의 시스템 관련 조율을 협업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원광대와 원광보건대는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실무적인 조율을 이뤄 나가고 있다. 실제로 원광보건대의 입학팀 담당자 일부는 원광대 입학팀과 함께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광보건대 관계자는 “당장 내년 입시를 앞두고 양쪽 대학 행정 업무에 차이가 있다 보니 협조하며 맞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원광보건대는 오는 10~11월에 각 부서의 운영 방안에 대한 체계를 잡고 인사 발령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졸업하는 학생들을 배출한 뒤 실질적인 통합을 이룰 것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통합해 동시에 운영되는 사례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일례로 경상남도에 위치한 일반대학인 국립창원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 선정에 따라 전문대학인 경남도립거창대학 및 경남도립남해대학과 내년 3월 통합대학으로서 출범할 예정이다. 경상남도의 경우 지난 2021년 12월 ‘고등교육 혁신 특화지역’으로 선정됐으나, 지난 4월 규제 특례의 내용이 추가 및 변경됨에 따라 △통합대학의 전문학사와 일반학사 병행 운영 허용 △계약학과 설치 규정 완화 △비전임교원 공개채용 예외 허용 등의 규제 특례를 적용받게 됐다.


강준혁 기자 Ι kjunh109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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