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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셔틀버스… 학생에겐 전쟁 학교에겐 공백 등·하교 노선의 극심한 빈부격차 전혜윰 기자 2025-05-19 12:15:55
지난 3월 셔틀버스 노선 일부가 변경됐다. 이에 본지는 본교 학생지원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셔틀버스 노선 변경 이유와 요금 책정 기준을 알아봤다. 또한 2개월이 지난 현재, 실제 셔틀버스 사용자들의 의견을 알아보고자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울러 본교 제38대 내일 총학생회 박진형(산업경영공학·4)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해 해결 방안을 살펴봤다.



이 노선은 이제 운행하지 않습니다


 본교는 현재 학생들의 통학을 위한 셔틀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통학 노선 10여 개, 하교 노선 8개로 총 18개 노선으로 운행된 셔틀버스는 △학생들의 안전한 귀갓길 확보 △편리한 통학 지원 △학교 홍보 효과 등을 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는 과거 학교 주변 부 지가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던 시절,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보완하고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서 도입된 것 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본교 재학생 400명을 대 상으로 셔틀버스 이용 실태와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 사 결과 163명(40.8%)이 셔틀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등교 시간대 가장 많은 학생이 이용하는 노선은 안산 중앙역(07:30) (19%)으로 확인됐다. 이어 송내(06:50)(11%), 부평(06:30)(10.4%) 순으로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또한 하교 시간대 조사 결과 안산(17:10) (20.9%), 송내/부평(16:30)(17.8%)이 주 이용 노선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 2월 5일 본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통학 셔틀버스 일 부 노선이 축소 및 변경됐다.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망이 확충되며 노선별 이용 인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셔틀버스 운영 효율성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한 결과다. 올해부터 인천시청 (17:00)과 일산(17:20)에서 운영되던 하교 노선은 통합 및 변경되며 이수역(16:30/17:10) 노선으로 대체됐다. 더불어 하교 시간대 송내/부평 (17:30) 노선은 탑승 인원 저조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일산 노선 하루 평균 3명 미만… 셔틀버스 노선 변경 불가피


그렇다면 이번 셔틀버스 노선 변경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본지는 학생지원팀 이기택 차장과 인터뷰를 진행해 노선이 변경된 배 경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이 차장은 “작년 2학기 9월 일산(17:20) 3 일과 5일 하교 노선은 탑승자가 0명이었다”며 “한 달간 합계 53명, 하 루에 평균 3명도 채 되지 않는 날이 대다수였다”고 극심한 이용률 저조 문제를 셔틀버스 노선 변경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덧붙여 셔틀버스 한 노선당 월평균 516만 295원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비효율적인 운행 을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본교 셔틀버스는 1회 운행당 약 22 만 원이 들며, 연간 140일 운행 기준으로 총 11억 6,5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차장은 “지속적인 적자에도 노선을 유지하는 것은 재정적 으로 한계가 있어 노선 변경과 병합이 불가피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셔틀버스 노선 변경에 관해 학생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선 변경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서 인천시청과 일산 노선을 이수역으로 통합한 것에 대해 77.9%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한 ‘불만이다’라는 응답도 11%를 차지해 일부 학생들의 불편함도 확인 됐다. 불만을 호소한 학생 A씨는 “인천시청 노선버스를 실제 이용했던 사람으로서 탑승 인원이 저조했던 건 사실”이지만 “이번 노선 변경은 일산 버스 이용자만을 의식한 대처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인천시 청 버스 이용자는 송내/부평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나 각 역은 인 천시청역과 거리가 있어 불편해졌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송내/부평 노선 축소에 대해 묻는 질문 역시 ‘모르겠다 (60.5%)’가 가장 많았지만, 노선 시간 변경과 관련해서는 ‘편리해졌다’(47.2%), ‘불편하지 않다’(33.1%) 등 긍정적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셔틀버스 예매 논란, 실제 수요는?


 일각에서는 셔틀버스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본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등교 노선은 항상 조기 매진돼 ‘티켓팅’과 비슷하다는 글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안 자고 오 전 12시까지 기다린 뒤 바로 예매했지만 10초 만에 매진됐다’, ‘사례를 해서라도 셔틀버스 탑승권을 구매하겠다’ 등의 글이 그 예다. 이에 대 해 이 차장은 “근 2년간 45석 전체가 매진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에브리타임에 있는 일부 글은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해 본지는 실제 예매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승차권 예매 플랫폼 페이코(PAYCO)를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등·하교 각각 인기 노선과 비인기 노선을 선정한 뒤, 지난 15일(목) 기준 16 일(금) 셔틀버스 예매 상황을 살펴봤다. 이 결과 등교 비인기 노선으로 꼽힌 일산(06:30) 노선은 45석 중 단 1석만 판매된 상태였다. 반면 인 기 노선인 안산 중앙역(07:30)은 11석만 남기고 대부분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교 노선의 경우 인기 여부와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이용률 이 낮은 결과를 보였다. 송내/부평(16:30), 사당/이수역(17:10) 등 주요 노선에서도 45석 중 44석이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요일별로 예 매 수요가 달라지는 점도 확인됐다. 안산 중앙역(7:30) 노선 기준 작년 9월 셔틀버스 탑승 통계 결과 일반적으로 공강 시간이 많은 금요일은 이용하는 학생이 적었다. 반면 화요일과 목요일은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셔틀버스 이용자 163명 중 67.5% “요금이 부담”


 이외에도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요금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163명 중 110명(67.5%)은 셔틀버스 요금이 비싸다며 가격 부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셔틀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본교 재학생 B씨는 “지난 2023년부터 이용 요금이 1,800원에 서 3,500원으로 인상되면서 월 교통비 부담이 커졌다”고 전했다. 또 한 이와 관련해 재학생 C씨는 “초기에 비해 요금이 크게 올라 매일 이용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며 “월 14만 원을 셔틀버스에만 지출하는 상황에서 가격 현실화와 지원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비용 책정 기준에 대해 이 차장은 “출발지를 기준으로 본교까지 오 가는 노선을 교통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접 확인하고 평균 요 금을 산출해 이를 바탕으로 가격을 정했다”며 “여기에 최대 500원 정 도를 추가해 최종 요금을 책정했다”고 답했다. 또 “학생들이 페이코 를 통해 결제하는 버스 티켓 요금은 학교로 들어오지 않는다”며 “전액이 ㈜금광고속으로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이 차장은 지난해 버스 회사와의 계약 만료 이후 벌어진 상황에 대 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작년 9월부터 2월까지 무려 6번이나 입찰이 유찰됐다”며 “현재 운행 중인 ㈜금광고속과의 계약도 어렵게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과정을 거쳐 겨우 계약이 성사된 만큼, 학교 입장에서도 ㈜금광고속의 의견을 일정 부분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해를 부탁했다. 


증차도, 신규 노선도 어려운 현실


 B씨는 “버스 미운행 시 대처 방안이나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겪은 경험도 있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식 소통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셔틀버스 이용에 있어 또 다른 불만 사항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제38대 내일 총학생회 박진형(산업경영공학·4) 회장은 “셔틀버스 운영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핵심”이라며 “적자 운영으로 인해 학교 측이 행정감사에서 지적을 받는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 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물론 소수 학생의 불편도 외면해선 안 되기에 노선 변경 시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총학생회 차원 에서도 지속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학생지원팀 이기택 차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전면적인 증차나 신규 노선 신설보다는 노선 및 배차 시간 조정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한정된 예산 내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학생들의 이용 패턴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아주대학교는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맞춰 셔틀버스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수원역까지만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해 예산을 확보하고 학생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회장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후생복지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해 학교 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셔틀버스는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는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인 만큼, 단순한 민원 전달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대안을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제안할 계획”이라며 “타 대학들의 운영 사례를 참고해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며 더불어 이를 토대로 학교와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들의 요구가 단 발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의견 수렴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셔틀버스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해 끝까지 경청하겠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글·사진 전혜윰 기자 Ι hyeyum768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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