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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보이지 않는 불편, 연결되지 않는 캠퍼스 학습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교내 와이파이 강준혁 기자 2025-05-07 23:48:44
지난달 12일 본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내 와이파이 문제에 대한 불만 글이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이에 본지는 학생들의 정확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본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제38대 내일 총학생회 박진형(산업경영공학·4) 회장 및 전산정보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시대를 거스르는 교내 와이파이의 현실

 

 본교의 와이파이에 대한 불만은 수년에 걸쳐 제기돼 왔다. 본지 1096호(23.12.04. 발행) 6~7면 취재기획에 따르면 학생들은 지난 제36대 바다 총학생회의 가장 아쉬운 공약으로 ‘교내 와이파이 보수 및 확대’를 꼽았다. 또한 본지 1107호(24.10.28. 발행) 13면 심층보도에 따르면 작년 10월 10일에 진행된 학생총회 당시 교내 와이파이의 속도 개선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올해에도 교내 와이파이와 관련된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본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학교 와이파이 못 쓰겠다’, ‘와이파이 좀 바꿔주세요’ 등 교내 와이파이에 대한 불만 글이 다수 확인된다. 주로 교내 와이파이의 속도 문제를 지적하며 과제 제출 및 학습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본지는 현재 문제가 되는 교내 와이파이의 속도를 ‘인터넷 속도 테스트’ 사이트를 통해 직접 측정해 봤다. 핫스팟 와이파이를 사용해서 인터넷 속도를 측정했을 때는 약 320Mbps의 속도가 나왔다. 교내 와이파이의 인터넷 속도를 측정했을 때는 약 380Kbps로,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약

840배 정도 속도가 차이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내 와이파이로 불편함을 겪는 구성원들

 

 본지는 교내 와이파이에 대한 학생들의 자세한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총 615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교내 와이파이로 주로 무엇을 하는지 묻는 질문에 586명(95.3%)이 ‘LMS 이용’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자출결 이용’ 534명(86.8%) △‘SNS 이용’ 169명(27.5%) △‘유튜브 시청’ 162명(26.3%) 순으로 많았다.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교내 와이파이를 통해 학교 사이트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이 뽑은 와이파이 문제가 가장 두드러지는 강의동 및 건물은 ‘종합강의동(62.3%)’이었다. 그 뒤로는 ‘중앙도서관(54%)’과 ‘제5강의동(덕문관)(48.9%)’이 이어졌다. 이를 통해 교내 와이파이에 대한 문제는 한 건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교내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615명 중 대부분인 613명(99.7%)이 교내 와이파이의 문제점으로 ‘느린 속도’를 꼽았다. 이에 관해 재학생 A씨는 “현재 와이파이는 느린 수준을 넘어 그냥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교내 와이파이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재학생 B씨는 “와이파이로 1MB 크기의 강의자료를 다운로드하는 데 4분이 걸린다”며 화를 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교내 와이파이로 인해 겪은 불편함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강의 자료 다운로드 불가’가 571명(92.8%)로 가장 높았다. 또한 ‘전자출결 불가’가 490명(79.7%), ‘강의 시청 불가’가 452명(73.5%)으로 학생들이 꼽은 불편한 점이었다. 재학생 C씨는 “학과 특성상 수업을 진행함에 있어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비롯한 여러 파일 자료를 검색 및 다운로드해야 할 때가 많다”며 “그래야 진행 중인 작업물도 바로바로 수정이 가능하지만 현재 교수도 인터넷이 느려 피드백을 주는 데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하며 교내 와이파이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와이파이에 대한 문제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에게도 피해를 주는 실정이다. 본교 박현욱(행정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수업 시간 중에 갑자기 자료를 업로드해야 하는 경우 자료의 크기가 조금이라도 크면 원활한 업로드가 어렵다”며 “80명 이상이 듣는 대형 강의는 여러 명이 교내 와이파이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교내 와이파이에 대한 불편함을 언급했다.


끊김 없는 캠퍼스를 위한 총학생회의 움직임


 이러한 와이파이 문제와 관련해 본교 제38대 내일 총학생회 박진형(산업경영공학·4) 회장은 “지난 제36대 바다 총학생회 당시 조사한 결과 와이파이 사용에 있어서 △OTT △SNS △게임 등의 점유율이 높아 강의를 듣거나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 학생들이 문제를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지난 제37대 인, 연 총학생회의 경우 학과당 배정된 실험 실습비를 통해 와이파이를 개선하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와이파이 문제가 있었음에도 해결할 수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달 8일과 10일 열린 학생총회를 통해서 본교 제23대 손율 이사장과 면담을 진행해 건설적인 얘기를 나눴다며 당시 와이파이 문제를 언급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해 “법인 측에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서 교내 와이파이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법인 차원에서의 개선을 촉구했음을 알렸다.


 더불어 박 회장은 교내 와이파이 개선을 위해 ‘본교와 KT의 업무협약(MOU)’ 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본교의 경우 내년까지 KT와의계약이 유지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다른 통신사와 계약을 진행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으로, 이에 KT와 업무협약(MOU)을 진행하고자 한다는 내용이다. 제안서는 교내 와이파이의 느린 속도로 인해 학습과 온라인 활동에 불편을 느끼고 있으며 특정 시간대나 지역에서 접속 지연 및 끊김 문제가 자주 발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회장은 “해당 업무협약을 통해 학생들의 온라인 환경을 원활하게 바꾸고 5G 기반 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와이파이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임을 인지하고 있다”며 “본교의 오랜 숙원 사업인 교내 와이파이에 대한 문제를 MOU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두가 만족할 개선은 어려워···그럼에도 노력해야


 더불어 본지는 교내 와이파이의 현실적인 방안을 듣고자 본교 전산정보원 전산운영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내 와이파이로 제기된 불만 사항에 대해 본교 전산정보원 전산운영팀 박종하 차장은 “인원이 많은 상태에서 접속이 잘 안되거나 속도가 지연되는 부분들은 알고 있다”며 “본교 수원캠퍼스의 교내 와이파이 기기는 총 551대로, 이는 2개 강의실당 1개의 기기가 설치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본래 1개 강의실당 1대의 기기가 설치돼야 원활한 이용이 가능하나 그 수가 부족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 1096호(23.12.04. 발행) 6~7면 취재기획에 따르면 지난 제36대 바다 총학생회는 교내 와이파이를 개선하고자 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점진적인 보수를 택한 바 있다. 이에 박 차장은 “작년 1월에 △제5강의동(덕문관) 16대 △제9강의동(호연관) 12대 △종합강의동 1대 △중앙도서관 5대의 기기를 추가 설치했다”며 보수를 진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와이파이의 이용 비중에서 비학습 목적 비율이 높아 개선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에 본교 전산정보원 전산운영팀 조철영 팀장은 “본교는 현재 KT를 통해 유선망을 이용하고 있으며 무선망의 경우 지원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무선망의 경우 KT의 자산이기에 본교 측에서 이를 개선하기에는 제한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교내 와이파이를 전면 개편한다면 회선 증설 사업을 해야 하지만 이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에 현재로선 모두가 만족할 만한 개선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 팀장은 교내 와이파이 개선에 대해 “현재 본교는 2개의 회선을 동시에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며 “회선 분리 작업을 통해 시스템을 변경하고자 시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본교 중앙도서관에 와이파이 사용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것으로 파악됐기에 2개의 회선을 분리해서 1개 회선은 중앙도서관에 배정하고, 나머지 1개는 교내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대학가는 와이파이 혁신 중


 교내 와이파이로 인한 불만은 비단 본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타 대학은 와이파이와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아주대학교(이하 아주대)의 경우 지난 2023년 11월에 교내 무선 네트워크를 개편한 바 있다. 안정적인 무선 네트워크를 위해 누구나 사용 가능했던 기존 방식에서 사용자 인증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다. 아주대 정보시스템팀은 “무선 네트워크 사용자 인증 시스템의 목적은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의 자원 효율성 및 품질 향상”이라고 말하며 “장기간 미이용한 사용자의 차단과 불필요한 트래픽 감소를 통해 무선 네트워크 품질 및 보안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작년 9월을 기점으로 와이파이 시스템 개선에 대한 요청이 다시금 접수됐다. 문제가 두드러지는 곳은 중앙도서관으로 아주대 재학생은 “시험 기간 중앙도서관에 갔을 때 구글 로그인조차 빠르게 되지 않아 노트북을 오래 붙잡고 있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아주대 정보시스템팀은 각 층별 무선 접속 지점 추가 설치와 무선 신호 최적화 그리고 효율적 분배를 위한 접속 지점 위치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작년 2학기 기말고사 전까지 해결책을 적용했다.


 또한 성대신문에 따르면 성균관대학교(이하 성균관대)에서는 교내 와이파이 연결 오류가 지속됨에 따라 학우들의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로그인 후 무선랜 연결 불가 △무선랜 초기 접속 자체 불가 △온라인 강의 끊김 현상 등이 주요한 문제였다. 코로나19 이후 스마트기기 사용량이 급증해서 따라 발생한 트래픽 폭증으로 인증 서버의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해당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 성균관대 정보통신팀은 “인프라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문제가 발생했다”며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와이파이6E를 확대하고 옥외에서도 원활한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도록 5G 특화망을 도입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강준혁 기자 Ι kjunh109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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