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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터] 사실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김선혜 편집국장 2025-04-14 21:30:56

 

지난 4일 윤석열 前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됐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윤 前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던 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윤 前 대통령의 파면은 4월 4일 오전 11시 22분에 이뤄졌으며, 이는 평소 ‘사주’와 ‘숫자’를 그렇게 좋아하던 그의 탄핵을 더욱이 축하하는 것 같기도 했다.

 

 윤 前 대통령의 탄핵 심판 청구 사유 중에서 가장 주가 된 건 ‘비상계엄’이었다.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은 참 웃기게도 본지 신문 마감일이기도 했다. 본래는 글을 쓰며 평화로이 넘길 하루였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할 때까지 뉴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포장하자면 우리는 역사의 한순간에 있는 것이었고, 거짓 없이 서술하자면 말 그대로 ‘공포’였다.

 

 그의 비상계엄이 성공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갑작스러운 역사의 탄생에 뇌가 얼어붙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 상황 자체가 와닿지 않아서 그런지 이상하게 비상계엄의 실패를 확신하고 있었다. 물론 생각대로 상황은 빠르게 정리됐지만, 시민들에게 공포를 제공했던 윤 前 대통령의 탄핵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약 4개월간의 투쟁 끝에 이뤄낸 것이다.

 

 시민들은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빛나는 것’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여러 형태로 나타난 불꽃은 확실히 촛불과 다를 것이 없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을 담은 깃발은 겨울바람에 휘날리며 사람들의 이정표가 됐다. 다 같이 입을 모아 탄핵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하나의 축제 같으면서도 그들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작년 12월 3일, 우리가 안심하고 잠들 수 있었던 이유는 그날 당시 국회로 향했던 시민들과 국회의원 덕분이었다. 그리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거리에 모여 목이 쉬어라 탄핵을 외쳤던 사람들의 끈기와 진심이 있었기에 끝내 봄이 온 것일 테다. 전부 당연하지 않은 것 투성이다.

 

김선혜 편집국장 | sunhy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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