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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시사회] 모두들, 폭싹 속았수다 여전히 꽃잎 같고 여전히 꿈을 꾸는 당신에게 김세은 기자 2025-04-14 17:51:20
어느 때보다 특히 더 쌀쌀했던 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지난달 28일에 16부작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본지는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한 <폭싹 속았수다>를 관람하고 기자들 간의 견해를 공유해 봤다.



평점

 

세은: 5/5 세상 모든 자식들이 울고 간 드라마


한슬: 5/5 바람은 왱왱왱 마음은 엉엉엉


예은: 5/5 내 눈물콧물 다 빼앗은 드라마는 네가 처음이야


지효: 5/5 높은 몰입감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드라마

 

●한 줄 평

 

세은: 어쩌면 지금이 봄날일지도 모른다


한슬: 사랑은 쉽지 않다


예은: 인생의 사계절을 담아 누구나 공감할 ‘요망진’ 드라마


지효어쩌면 그게 인생이었다

 

Q. 드라마를 보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세은: “부모는 미안했던 것만 사무치고 자식은 서운했던 것만 사무친다”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서로 기억하는 순간은 같은데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내가 가지고 있는 서운한 기억을 부모님은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미안함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대사였습니다.


한슬: 저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연애편지 쓰듯 했다. 그런데 백만 번 고마운 은인에겐 낙서장 대하듯 했다”라는 대사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금명이(이지은 분)가 교수님, 친구들 앞에서는 꾸며낸 모습을 보여주지만, 막상 가족한테는 편하게 대하는 모습이 저와 비슷해 보였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를 한 번 더 돌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은: 관식이(박보검 분)의 말이 가장 잊히지 않는 거 같아요. “수틀리면 빠꾸, 아빠 여기 있어”라는 말을 금명이가 어렸을 때부터 다 클 때까지 계속해 왔어요. 언제나 뒤에 아빠가 있다는 말에 자취해서 자주 못 보는 아빠 생각이 많이 떠올랐어요.


지효: “살면 살아진다, 살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 대사가 정말 많이 나왔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이 말 한마디처럼 다 이겨내고 어떻게든 살 수 있다는 것을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 같아요. 특히 동명이(신새벽 분)가 죽은 후에도 이 말을 하면서 버텨낸 애순이와 관식이를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답니다.

 

Q. 등장인물 중에서 유독 인상 깊었던 인물이 있다면 누구였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세은: 양동명이라는 인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애순이는 동명이가 떠나기 전에 했던 ‘안아, 나 안아’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죠. 저도 애순이에게 이입돼서 그런지 동명이의 목소리와 얼굴이 계속해서 떠오르더라고요. 동명이가 죽었음에도 잊지 않고 계속 언급하는 애순이네 가족처럼 저 역시 끝까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슬: 저는 박영란(장혜진 분)이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 보이는 어머니상이라고 생각했어요. 남편 부상길(최대훈 분)이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임에도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고 자식들을 다 키워내는 모습에 처음에는 조금 안타까웠어요. 그러나 나중에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고 남편과 이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에 강인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답니다.


예은: 은명이(강유석 분)가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아요. 모든 면에서 뛰어난 누나 때문에 묻힌 느낌이 들어 돈이라도 열심히 벌어보려고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말로는 나중에 성공해서 뭐든 다 사준다고 큰소리치던 모습이 철없어 보였지만, 어렸을 때부터 가져온 아픔 때문에 이러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깨닫고는 마음이 가는 등장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효: 저는 어렸을 때의 애순이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매번 떨어져 사는 엄마를 보기 위해 산을 넘어오는 모습이나, 엄마를 그리워하며 시를 쓰는 장면이 너무 안쓰럽고 슬펐습니다. 특히 집안 사정 때문에 급장을 하지 못했을 때도, 엄마가 미안해 할까봐 ‘부급장이 더 편하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어린 나이에도 깊은 생각을 가진 아이처럼 느껴졌습니다.

 

Q. 드라마가 한국 정서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정서가 가장 잘 느껴졌던 장면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세은: 저는 해녀가 가장 한국의 정서를 잘 담아냈다고 생각하는데요, 해녀라는 직업은 우리나라에만 있잖아요. 드라마의 배경이 제주도여서 그런지 해녀의 장면이 많이 등장하고 바닷가 앞에서 수다를 떨고 고기랑 전복 등을 손질하는 모습은 한국에서밖에 볼 수 없을 거예요.


한슬: 저는 애순이가 시댁에서 지낼 당시 관식이는 윗사람들, 어르신들과 밥을 먹고 여자들은 다른 테이블에서 먹는 모습이 그 시대에서만 나타나는 한국의 정서라고 생각해요. 가부장적인 모습이 당연했던 그 시절 우리나라의 모습을 잘 나타냈다고 생각합니다.


예은: 저는 드라마에서 한국인의 ‘정(情)’이 드러나는 부분이 한국 정서를 잘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옆집이나 앞집에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하러 나가는 모습, 반찬이나 음식을 나눠 먹는 장면 등은 한국 특유의 ‘정(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한국의 따뜻한 정이 담긴 장면들이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대의 모습에서까지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드라마에 잘 녹아있던 것 같아요.


지효: 저도 한슬 씨랑 비슷한데 남아선호 사상이 드러나는 부분들에서 한국 정서를 느꼈어요, 애순이가 딸만 낳았을 때랑 아들 둘을 더 낳았을 때 시댁 할머니에게 이쁨을 받고 대우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Q. 가족의 일생이 녹아든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가장 공감됐던 순간이 있다면 어느 부분인가?


세은: 저는 금명이가 자신도 모르게 느끼는 ‘장녀’로서의 부담감에 많이 정말 공감됐어요. 저도 집에서 첫째인데, 부모님께서 동생과 비교하지 않으시고 똑같이 사랑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와 환경이 만들어 낸 구조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K-장녀’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구나 싶었죠.


한슬: 저는 극 중에서 자주 이사하는 모습에 특히 공감이 됐어요. 저도 어릴 때부터 이사를 많이 다녔거든요. 극 중 인물처럼 상황과 형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반복하는 모습이 제 경험과 겹쳤고, 마지막에는 조금 더 안정된 집에서 정착하며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 사람의 인생이 계속 힘들기만 한 건 아니구나, 노력하면 결국 보답을 받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저희 가족의 집 이야기를 떠올리게 해 더욱 깊이 공감됐습니다.


예은: 제가 집에서 막내라서 그런지 은명이가 정말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너무 잘하는 누나와 어린 동생 때문에 자신이 차지할 사랑은 많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뒤에서 항상 관식이가 챙겨주는 모습이 있었어요. 저희 부모님 역시 언니 오빠 몰래 저를 챙겨주셨던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와 같이 누구 한 명만을 이뻐하는 부모님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지효: 애순이와 금명이의 대화 장면이 특히 공감됐어요. 애순이가 금명이를 대신해 많은 일을 해주고 살뜰히 챙겨주는데, 금명이는 그런 애순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면서도 괜히 짜증을 내는 모습이 꼭 제 얘기 같았어요.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모르겠어요. 또 서운한 감정에 휩쓸려 이것저것 말하다가, 결국 엄마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했던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Q.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제목이 드라마 안에서 잘 드러났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세은: 저는 건강검진을 한 장면에서 크게 느꼈습니다. 그때 힘든 삶을 살아온 관식이의 몸이 이미 많이 상해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어린 시절부터 일하느라 망가진 몸을 이제서야 돌보는 모습을 보며 그 마음이 더욱 짠하게 다가왔습니다.


한슬: 관식이가 통기타를 배우러 다닌다고 한 장면에서 제목의 뜻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다 지나고 가게까지 잘 되고 나서 자신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장면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저희 아버지도 최근 다시 기타를 치고 싶다고 하셔서 더욱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예은: 저는 애순이와 관식이가 결국 가게를 차려서 성공해 낸 것이 지금까지 쌓은 많은 업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어요. 보통의 드라마라면 고난이 계속되다가 이쯤 되면 성공이 찾아오는데 이 드라마는 고난과 실패가 계속돼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인지 마지막 그들이 어렵게 얻은 가게가 가장 그들의 수고를 잘 나타내 준 것 같습니다.


지효: 예은 씨와 비슷한데 애순이가 결국 시집을 발간했을 때가 가장 제목이 잘 드러나는 장면인 것 같아요. 관식이가 결혼하기 전 애순이에게 △시인 △대학 △육지 중 하나를 해준다고 말했는데, 끝내 애순이가 시집을 내게 된 장면을 보고 여태까지 힘들게 살아온 인생을 시집 하나로 증명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김세은 기자 Ι seeun2281@kyonggi.ac.kr

이한슬 기자 Ι lhs522701@kyonggi.ac.kr

정예은 기자 Ι 202412382@kyonggi.ac.kr

이지효 수습기자 Ι delawsly@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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