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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본교 이곤 교수, 고전과 연극의 지향점에 대해 답하다 재해석한 고전, 즐기며 토론할 수 있는 작품으로 정재헌 수습기자 2025-04-14 17:25:40
지난달 19일 본교 이곤(연기학과) 교수가 연출을 맡은 연극 <몰타의 유대인>이 서울예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에 본지는 이곤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상 소감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제3회 서울예술상 대상을 수상하신 소감 한 말씀 부탁한다


 서울예술상은 현재 3회째 진행됐으며 올해 처음으로 연극 분야에서 대상이 나왔다. 본 작품이 그 첫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하고 기쁘다. 그리고 연극이라는 건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건 아니고 △배우 △드라마터그 △디자이너 △많은 스태프들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함께 했던 동료들의 노고와 노력 덕분에 이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Q. 연극 <몰타의 유대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주인공 ‘바라바스’가 가지고 있는 물질적인 욕망과 이방인인 그를 바라보는 사회적 혐오를 키워드로 하는 작품이다. 줄거리는 몰타의 지도자 ‘페르네즈’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사회의 혐오를 이용해 ‘바라바스’의 재산을 몰수한 뒤, 이에 대해 바라바스가 복수극을 벌이는 이야기다. 그리고 물질적 탐욕으로 인한 사회의 종말을 다루고 있다. 


Q.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출적 요소는 무엇인지 듣고 싶다


 해당 작품의 원작은 1592년 희곡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시대의 관점에선 새롭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을 관객들이 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어떻게 해야 동시대의 공연 같이 느껴질지 고심했고, 그 과정 속에서 작품의 주제인 물질적 탐욕과 사회적 혐오가 팽배했던 1980년대로 시대를 설정해 연출하게 됐다. 그리고 연출함에 있어서 음악, 의상 등과 같은 문화적 내용을 다양한 예술에서 인용해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Q. 매번 작품을 기획함에 있어 어떤 연출을 담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우리 극단의 작품 선택 기준은 그 작품의 주제가 동시대적으로 관객들이 생각하고 함께 토론할 수 있을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지를 중요시하게 생각한다. 연극을 그냥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연극을 관람함으로써 사회와 이를 운영해 가는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서로 논쟁도 할 수 있는 것까지 나아가도록 하는 게 가장 큰 의미라고 본다. 그리고 표현에 있어서 연극의 뿌리인 고대 그리스 극이 그랬듯이 △춤 △노래 △웃음 △비극성을 함께 담아 엔터테인먼트적으로 나타내 관객들이 재미있게, 그리고 동시대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Q.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연극적 가치나 철학이 무엇인지 듣고 싶다


 보통 교육 현장에서 오리지널리티(독창성·창의성)를 많이 얘기하는데 오리지널리티는 순수하게 자기한테서만 나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형성한 역사와 문화를 자신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서 오리지널리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역사 △전통 △문화는 낯설어 멀리하고 동시대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경

향이 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역사 △전통 △문화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넓혀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면 굉장히 훌륭하고 순수한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한다.


Q. 다음으로 연출하고 싶은 작품 방향성 등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권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전쟁이나 폭력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다룬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라는 고전을 연극으로 해석하고 싶다. 전쟁 및 정치 분야가 남성의 세계로 이해돼 왔던 부분을 이용해 연극을 전부 여성 배우로 구성함으로써 새로운 형식을 도전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개최했던 공연예술창작산실에서 오셀로를 모티브로 한 새로운 창작극의 쇼케이스를 선보였었는데, 이 작품이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될 시 내년 1~2월에 공연할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본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요즘 <몰타의 유대인>의 상황처럼 소수자들이 가지는 집단과 문화에 대해 배척하는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사회가 위기에 직면하거나 힘들어지면 공격의 대상이 소수로 가게 되는 현상이 많이 드러난다. 학생들이 극단적인 편 가르기 문화보다는 자신과는 다르지만 소수의 마이너리티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을 많이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사진 정재헌 수습기자 Ι  qisnxjqjx193@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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