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본인 소개와 본교 제23대 경기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이번에 이사장으로 선임된 손율이다. 본인이 들어오게 되면 굉장히 오랜 기간 임시이사 체제로 있을 동안 우려했던 다양한 갈등이나 문제 발전에 대한 기여 등과 같은 부분들이 다시금 부각되고 문제가 될 거라고 우려했겠지만, 본인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늘 그런 얘기를 한다. 누군가 본인의 입장이 됐을 때 분란을 일으키고 싶겠는가. 오히려 과거의 문제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자 기회라고 느꼈다. 또한 좋은 것들은 살려가고 안 좋은 것들은 철폐하는 일을 과감히 진행할 수 있는 책임감과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기에 이번에 정이사로 선임되면서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이 안에 모든 걸 바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과감하게 이전에 있던 직장에 사직서를 냈다. 본교가 △가장 좋은 대학 △누구나 오고 싶은 대학 △누구도 떠나고 싶지 않은 대학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학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교수뿐만 아니라 직원들, 학생들도 다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매번 고민할 것이다. 본인도 들어와서 잘못됐다는 얘기 듣고 싶지 않다. 오히려 역시 잘 가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Q. 본교가 향후 10년 동안 추구해야 할 핵심 비전과 목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질문드리고 싶다
사실 본교는 스포츠 선수를 많이 배출했으며 동문 중 메달리스트도 많다. 하지만 이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SKY대’가 가만히 있어도 ‘SKY대’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당 대학의 졸업생들이 굉장히 우수하고 빼어나며 졸업생과 재학생들 간의 교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이 SKY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외국 유명한 대학들은 동문회가 굉장히 잘 활성화돼 있다. 더불어 학교와 유기적으로 활동을 많이 한다. 그러나 본교는 지나다니던 한 대학원생이 동문회가 어딨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를 들었을 때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래서 동문회 활성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교 동문 연예인들을 아는가? 그런 사람들이 본교였는지 모를 정도로 교류가 부족하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타 대학의 경우 졸업식 때 유명한 연예인들이 방문해 선배로서, 사회에 먼저 진출한 사람으로서 경험담을 말하고 격려를 해 준다. 본인은 본교에도 이를 실현할 생각이다. 대학은 학생이 없으면 폐교한다. 교수와 직원이 없어도 학교는 굴러가지 않는다. 그래서 해당 3주체가 서로 소통하며 갈등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본교의 발전을 위해선 지속적인 소통과 화합이 필요하다. 또한 본교가 살아남으려면 특성 있는 특화된 대학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교수가 외부에서 활동을 많이 하면서 해당 교수의 전공이 홍보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특성을 왜 못 살리는지 의문이 들었다. 예전에는 ‘경기대학교’ 하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관광문화대학 등이 딱 떠오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려가고 다행스럽게 위치적인 기반으로 ‘경기’라는 이름의 브랜드가 큰 가치를 해주고 있다. 누군가는 본교가 사립이 맞는지 묻기도 했다. 그만큼 안타까운 것은 본교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의 중심을 찾는 것도 학교법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을 통해 본교가 앞으로 저출산 시대를 살아가도록 특화된 것들을 많이만들 생각이다. 본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
Q. 본교 재정확충 및 발전기금을 유지하도록 유휴부지를 활용해 수익용 재산을 확보하겠다고 제시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본교 유휴부지 활용 방안을 자세히 설명 부탁드린다
사실은 본교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팔 수는 없다. 땅은 교육용 부지와 수익용 부지로 나뉘는데, 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땅은 교육용 부지이기에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그래도 학교 내에 있는 수익용 부지는 팔 수 있지만, 판다고 가정했을 때 200억이라는 금액이 책정되고 그 돈이 법인으로 들어오면 건드릴 수 없다. 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받는 식으로 운영할 수는 있다. 그 이상 쓸 수가 없게끔 법으로 돼 있다. 하지만 수익용 부지를 통해 편입생의 정원 충족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수익용 부지를 팔지 않을 시 법인 자산이 예를 들어 200억 늘어나는 셈이다. 그럼 교육부에서 봤을 때 법인의 재정이 좋다고 판단해 충족 비율 올려준다. 이에 따라 등록금이 훨씬 많이 발생한다. 이를 통해 장학금 및 임금 인상에도 반영할 수 있다. 또 본교는 거제도의 굉장히 좋은 위치에 땅이 있다. 근방에 KTX가 완공된다고 한다. 그러면 학생들이 가서 골프장, 국립공원 등 즐길 수 있도록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본교가 호텔 등을 운영한다면 취업을 순차적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해낼 수 있다면 부지 활용을 통해서 재정도 확충할 뿐만이 아니라 발전 기금을 유치할 수 있을 거다.
Q. 본교의 현안 및 발전 방향에 대해 자유로운 의견 부탁드린다
본인은 위법한 일을 할 생각도 없고 갈등을 만들 생각도 안 한다. 실무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재벌 2세처럼 살았다고 착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교수가 되기 직전까지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10년 동안 쉰 적이 없다. 노가다 공사판에서 일할 정도로 돈이 없었다. 보조 지원금을 받아 용접 학원에 갔고, 기술을 배웠다. 그러면서도 강사의 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이 자리가 가만히 있어 온 자리는 아니다. 10살 때부터 본교가 데모하는 과정과 80년대와 90년대까지 지켜봤다. 본인의 아버지, 손종국 前 총장은 문제점도 있지만 또 좋은점도 있었다. 어떤 직원들은 손 前 총장 때 학교에서 모두 지원해 줘 좋았다고 말했다. 그런 복지적인 부분을 완성하고 싶다. 실무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본인의 소문은 알고 있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단 불법이나 위법을 저지르면 그건 다른 문제다. 본인을 욕하는 거 알고 있고 본인도 욕하는 사람 많다. 근데 그거는 그거고 일은 일이다. 그거랑 같이 선상에 두고 일하면 발전은 어떻게 하는가. 그래서 다 말씀드렸다. 도와달라고, 아무런 갈등도 생길 리 없고 그렇게 만들 생각도 없다고. 실무자들과 늘 토론하고 회의를 통해 의견을 창출해서 반영하겠다. 욕은 먹을 수 있어도 본교의 발전에 가장 올바른 길로 가겠다.
Q. 지난달 20일 학생비상대책위원회와 서울학교 민주동문회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와 같은 본교 구성원들의 갈등을 최소화할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여쭙고 싶다
정말 잘못된 것 하나는 학생들을 끌어들인 점이다. 시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 인신적인 공격과 명예적인 공격을 했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한 것에는 원망이나 화는 전혀 없었다. 그냥 안타까웠다. 죄송했고 좀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주변에 같이 나와 시위한 사람은 공모자가 된다는 점이다. 그들은 학생을 범죄로 끌어들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당시 무조건 이사장을 선출해야 했다. 반드시 이사 8명이 이사회에 참석해야 했다. 지난달 24일까지 교육부에서 예산안을 제출하라고 했다. 예산안은 본교가 돈을 앞으로 어떻게 쓸 건지 기획하고 승인해서 교육부에 통보한다. 예산안을 제출하지 못하면 집행이 안 된다. 교직원과 학생 모두에게 급여 등이 집행되지 않는다. 수백억, 수천억 손해를 끼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이는 심각한 위법 상황이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폭력적인 사태가 발생해선 안 된다.
Q. 작년 10월 한화 종합연구시설 건립과 관련해 손수지 대표는 정이사 체제로 전환된 후 한화와의 업무 협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논의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여동생인 손수지 대표와 소통을 안 한 지 꽤 오래됐다. 한화 실무자의 얘기를 들었는데, 어느 날 손수지 대표가 찾아와 본교의 이사장이 될 예정이니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얘기다. 한화랑은 두 가지가 엮여 있다. 데이터센터 건립과 R&D센터 건설이다. 비어있는 공간이 있으면 안 좋으니 들어와도 좋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경기드림센터 앞 잔디까지 들어온다고 들었다. 학생이 수용할 수 있는 건 차치하고 본교는 그곳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본교에 무조건 채용한다는 조건은 불법이다. 자격 조건이 되면 괜찮지만 어쩌면 데이터센터 쪽에서도 본교 출신을 안 뽑을 수도 있다. 또, 어떤 식으로 건물이 올라올지는 모르겠지만 사유지 같이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 미래적으로 봤을 때 본교 구성원들에게 좋지는 않아 보인다. 돈이 아무리 들어온다고 해도 과연 본교에 정말로 필요한지 따져보고, 만약 그게 아니라면 할 이유는 없다.
더불어 앞으로 본인의 가족이 본교에 관여할 일은 다시 없을 것이다.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스스로 거만해지지 말자고 반성하며 나아갈 거다.
Q.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말씀 부탁드린다
어제 신임 교원들과 잠시 면담을 했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 대해 얘기할 때 눈이 초롱초롱했다. 본인도 교수를 해서 알지만 환경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꿈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프로 농구 선수가 교수의 꿈을 안고 열심히 공부와 연구를 해서 대학에 왔는데 농구장이 규격도 안맞고 수도 적으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한두 해까지는 괜찮지만, 10년이 지나가면 포기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신임 교원들을 보며 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유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결국은 학생한테 돌아간다. 이것이 또 하나의 목표다. 요즘 생각이 많아 잠을 못 잔다. 다 하고 싶어 걱정이 많다.
글·사진 김선혜 기자 | sunhye@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