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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면의 평화를 찾아서 편집국 2025-03-03 14:51:14


카스트 제도의 최상층 계급, 바라문의 아들인 싯다르타. 일찍이 여러 현인의 가르침을 받으며 수많은 지혜들을 깨우친 그가 장차 위대한 현인이 되리라는 것에 이견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사랑해 마지않았으며 즐거움의 원천으로써 인식한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주변인들의 사랑이 언제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 주지도, 만족시키지도 못함을 느끼게 된다. 내면에 불만의 싹을 틔우기 시작한 싯다르타는 친구 고빈다와 함께 고행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결국 그들은 머리를 깎고 떠돌아다니며 도를 닦는 ‘사문’의 행렬에 합류한다. 이후 그들은 열반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세존 고타마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고타마를 마주한 싯다르타는 단번에 그가 ‘깨달은 자’임을 느끼지만 그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을 거부한다. 깨달음이란 자신의 내면을 아는 것, 즉 타인의 가르침은 깨달음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고타마에게 가르침을 받기로 한 친구, 고빈다를 뒤로하고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세속적인 삶을 경험해 보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그는 아름다운 기녀 카밀라를 만나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며 쾌락의 세계에 빠진다. 싯다르타는 점차 돈과 명성을 얻으며 세속에 물들게 된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 이런 자신의 모습에 혐오감을 느낀 그는 마을로부터 뛰쳐나와 탐욕적인 삶의 종말을 고한다. 동시에 내면 속 굳게 자리했던 자아의 죽음을 느낀 그는 뱃사공, 바주데바와 함께 살며 깨달음을 얻는다.

 

아무것도 없었으며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현존하는 것이며모든 것은 본질과 현재를 지니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中

 

<싯다르타>는 헤르만 헤세가 인간 존재의 깊이를 탐구한 작품으로, 싯다르타의 삶과 깨달음의 여정을 그려냈다. 싯다르타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고행과 명상, 심지어는 세속에 물드는 삶 등 다양한 경험을 거치며 자신을 갈고닦는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순 불교적 교리와 같은 철학적인 이론을 넘어선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일련의 노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본 작품은 단순히 누군가의 삶을 그려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쾌락과 성공을 추구하며 절망에 빠지는 등,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하는 순간들을 여실히 드러낸다. 우리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며 때로는 고행을, 때로는 쾌락을 좇는 길을 선택한다.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달할 수 없다고 외치는 이 책은 나름의 진리를 찾는 우리에게 전한다. 우리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하며, 그것은 결코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이러한 여정이 험난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삶의 진정한 의미이자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자신만의 진리를 찾게 될 테다.

 

경기대신문 | hakbo7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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