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기는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지금
현대 카메라는 스케치용 도구인 ‘카메라 옵스큐라’에서 유래됐다. 이는 어두운 공간에 작은 구멍을 뚫어 굴절하는 빛을 맺히게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초기 카메라인 ‘다케레오타입 사진술’을 시작으로 우리가 흔히 ‘카메라’로 떠올리는 디지털 카메라(Digital Camera)(이하 디카)까지
모두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디카는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사진을 저장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현대 사진 촬영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디카는 높은 해상도와 이미지 품질을 가진 점과, 촬영 후 즉각적으로 결과를 확인하고 저장된 이미지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았
다. 또한 현대에 들어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서도 바로 사진을 확인하고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전문 사진작가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 자에게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과거의 핸드폰 카메라는 화질 저하, 저장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워 디카의 자리를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디카의 성능을 포함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핸드폰 카메라가 등장했다. 예를 들어, 삼성(samsung)의 ‘갤럭시 25 울트라’는 100배 이상의 줌을 사용해도 가까이서 찍은 것처럼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그 시절 번거로움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다
필름 카메라는 핸드폰 카메라와 디카가 있기 전부터 존재했다. 필름 카메라는 필름에 이미지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1888년 조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 롤 필름을 개발해 100컷 분량을 코닥 카메라에 내재해 판매한 것이 그 시초이다. 필름 카메라는 필름 현상 후 인화 과정을 거쳐 실제 사진을 얻거나 ‘스캔’을 통해 디지털 사진으로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필름 카메라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카메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진을 찍자마자 확인할 수 있으며 점차 크기도 작아져 필름 카메라의 단점을 보완한 디카가 등장하면서 필름 카메라의 존재는 점점 잊혀갔다. 심지어 디카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한 핸드폰이 나오면서 필름 카메라는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디토(ditto)>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캠코더가 관심을 끌면서 레트로 열풍이 다시 찾아왔다. 레트로 열풍은 필름 카메라의 인기를 다시금 되찾아왔는데, 특히 일회용 필름 카메라의 인기가 급증해 인터넷뿐만 아니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짱구, 산리오 등 캐릭터와 콜라보한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필름 카메라는 사람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다. 나아가 ‘필름 자판기’도 생겨 사람들이 쉽게 어디서든 필름 카메라 또는 필름을 구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했던 현상소가 젊은 사람들의 문화 공간이 됐다. 이에 발맞춰 기존 현상소가 필름 카메라 입문자를 위해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또, 직접 스캔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만들어 보다 더 카메라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필름 카메라 문화의 부활을 이끌었으며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추억 남기기를 넘어 하나의 문화
이러한 카메라 사용이 점점 잦아지면서 관련 문화가 하나둘씩 많이 등장했다. 화면 속 이미지에 머무는 것이 아닌, 사진이 즉석으로 나오는 ‘인스탁스’와 ‘폴라로이드’ 같은 아날로그틱한 카메라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뽑을 수 있는 ‘인생네컷’이 부흥해 많은 즉석 사진관이 생겼다. 이제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즉석 사진’은 빼낼 수 없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또한, 다양한 레트로 열풍과 높아진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결합해 단순 디카가 아닌 ‘빈티지 디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는 2004년 이전에 출시된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가 100만원에 매입되는 경우도 생기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카메라 회사 ‘니콘(Nikon)’은 아날로그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2000년대 초반 디카로 찍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손바닥보다 작은 ‘부이(BOOIE) 카메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휴대성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이러한 카메라를 다채롭고 화려한 스티커로 꾸미거나 비즈와 같은 다양한 키링을 달아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카메라 구매 시 스티커를 함께 제공하는 패키지도 등장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카메라 사용을 더욱 즐겁고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김세은 기자 Ι seeun2281@kyonggi.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