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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학가] 동덕여대 공학 전환 ‘찬성 0표’··· 약 14일 투쟁의 끝 공학 전환 논의 중단 이끈 1,973명 참석한 학생총회 홍지성 기자 2024-11-25 17:11:08
지난 7일 동덕여자대학교의 공학 전환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재학생들은 이에 반발하며 대자보 및 스프레이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는 등 시위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본지는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들과의 인터뷰를 진
행해 해당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 본 지면은 11월 21일에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여대의 위기, 해결 방법은 공학 전환? 


 최근 대학교의 재정난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여자대학교(이하 여대)의 위기론이 제기됐다. 이런 분위기 속 동덕여자대학교(이하 동덕여대)는 지난달 말 본부 차원에서 대학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이에 일부 위원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앞으로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 공학 전환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안건은 아니고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라 무작정 진행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상황을 무마시켰다. 하지만 강의 도중 공학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말과 더불어 일부 교수들은 확정됐다는 뉘앙스의 말을 전했고 결국 지난 7일 학생들 사이에서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에 관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동덕여대 제57대 ‘나란’ 총학생회(이하 총학생회)는 의혹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대학본부 측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건 맞으나 공식적인 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나아가 ‘동덕여대 공학 전환에 대한 전반적인 첫 번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내용과는 달리 동덕여대는 이미 올해 들어 한국어문화전공학과에 6명의 외국인 남학생을 재학생으로 입학시켰고 이 정보가 다른 학생들에게 일체 공유되지 않았다. 


무응답으로 일관한 총장, 수업 거부한 학생 


 해당 사실에 분노한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지난 11일부터 공학 전환 반대 및 철회 촉구에 따른 릴레이 대자보를 게시하며 교내 점거 농성을 펼쳤다. 교내 내부에 위치한 설립자 흉상은 △페인트 △달걀 △밀가루로 뒤덮였고 이와 더불어 본관 앞에는 재학생의 과잠 외 성신여대, 서울여대 등 타 대학의 과잠이 함께 놓였다. 이날 오후 5시에는 학생들과 대학본부 측이 약속했던 면담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학본부 측 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학생들은 약 2시간 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동덕여대 총장은 해당 상황을 폭력 사태로 규정하며 언론에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후 학교 측은 다음 날인 지난 12일 다시금 면담을 요청했고 총학생회는 △공학 전환 전면 철회 △총장 직선제 추진 △남성 외국인 유학생 협의 등을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학생들은 본관을 점거하며 수업을 거부할 것이라 전했다. 더불어 이날 총력대응위원회는 총장과의 자리를 마련해달라 부탁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거절했다.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학과 통폐합, 외부인 출입 허용 등 주요 사안을 결정함에 있어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한 과정이 여러 번 반복돼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진행될 예정이었던 ‘동덕 진로 취업 및 비교과 공동 박람회’를 두고 재학생들은 △본관 점거 △직원 감 금 △시설 파손 등을 감행했다. 이에 상황을 지켜보던 네티즌들은 “학교 측에서 진행한 행사도 아니고 외부 기업에서 들여온 것임에도 도를 지나친 것 아니냐”며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폭력시위 vs 권리 보존 “학교를 위한 행동이었음을 알아줬으면···” 


 동덕여대 재학생들의 분노가 향하는 곳은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는 학교지만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언론에서 현 상황을 다르게 묘사 하는 걸 다수 보며 시위의 본질이 변질돼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더불어 “동덕여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폭력시위가 아니며 학생들은 폭력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건물 점거를 위해 학생들이 내부에서 문을 잠그자 문을 열라던 교수가 벽돌로 유리문을 내리치는 일이 발생했으며 칼부림 예고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등 각종 위협이 거세졌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며 교내를 침입하려는 시도 또한 여럿 존재했다. 이에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대학의 비민주적인 의사결정에 대해 ‘공학전환철회’라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평화적으로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민주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동덕여자대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 20일 동덕여대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는 ‘명확한 안건 기 입’에 대한 학생총회를 진행했다. 재학생의 10%에 달하는 650명 이상 이 참석하면 개회가 가능했고 이날 총회에는 재학생의 약 30%인 1,970 여 명이 참석했다. 이에 동덕여대 공학 전환 안건에 대해 진행된 총 투표수는 1,973표로 △찬성 0표 △반대 1,971표 △기권 2표가 나오며 안건은 부결됐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의견을 전달했고 지난 21일 동덕여대 측은 공학 전환에 대한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 


홍지성 기자Ιwltjd0423@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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