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는 여행 전에 진행하는 조금 특이한 습관이 있다. 바로 여행 장소와 날씨에 맞춰 음악을 선정해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친구와 같이 여행을 가는 경우, 친구들이 골라온 음악을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로 합친다. 그렇게 선정한 음악들을 들으며 여행한 뒤 한참이 지난 시점에 다시 들으면 그때가 떠오른다.
이렇듯 기자만의 추억을 기록하는 방법은 음악이다. 음악의 의미는 각자 다양할 것이다. 단지 흥을 돋우거나 적막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기자에게 음악의 의미는 조금 특별하다. 눈을 감고 행복한 순간에 들었던 음악을 다시 듣다 보면 그때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 든다. 때문에 기자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 이 순간을 온전히 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어울리는 음악을 튼다. 그리고 그 분위기와 풍경을 음악에 입힌다.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카메라를 들기도 한다. 그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도 되지만 상황의 생생함을 더욱 잘 담아내기 위해 △예전에 쓰던 휴대폰 △필름 카메라 △캠코더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를 모두 다시 옮겨 저장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 또한 추억을 기록하는 과정이다. 최근에는 친구들의 추천으로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생각과 경험을 글로 적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언제든지 열어 추억에 잠길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귀찮아도 꾸준히 기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구난방으로 흩어져있던 사진들을 한곳에 모아 그때의 감정들을 소소하게 적어 내려가다 보면 미처 온전히 느끼지 못했던 이전의 순간을 다시 되새길 수 있어 특히 좋다.
왜 이렇게 추억에 집착하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행복했던 기억을 남겨두지 않으면 쉽게 사라진다. 힘든 순간,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면 현실을 도피하는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힘든 순간도 나중에는 그저 삶이라는 책에 한 페이지일 뿐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지금까지 자신만의 추억 기록 방법이 없어 그동안의 추억을 흘려보냈다면 자신만의 추억 저장소를 만들어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리고 힘든 순간 현실을 떠나 다시 행복했던 그 순간을 떠나보며 시간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정예은 기자 Ι 202412382@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