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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무사히 청춘의 시기를 지나 나를 만나러 오기를 이소원 수습기자 2024-05-20 14:10:59

 

 이미 지나온 과거를 더 나은 것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 후회했던 일들을 돌이키고 싶은 마음.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만일 과거 잃어버렸던 분실물이 ‘나’를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 기억 저편에 있던 추억과 후회들을 우리 앞에 가져다주는 소설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는 누구나 한 번씩 꿈꿔왔던 욕망을 충족해 준다. 

 

 저자는 해당 작품을 쓰면서 △10대 △20대 △30대의 본인을 떠올리며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서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를 바꾸려는 이유도 현재를 위해서라는 생각에 이 글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소설은 다시 돌아간 과거 상황에서 과거의 ‘나’와 다른 선택을 하게 됨으로써 주눅 든 채 살았던 과거의 ‘나’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담아냈다. 소설 속 주인공 ‘혜원’은 잃어버렸던 분실물을 통해 총 네 번 과거로 회귀한다. 과거 혜원은 그중 열일곱에만 자신이 아닌 당시 본인과 동명이인이었던 사서 선생님으로 돌아가게 된다. 가난한 가정에서 무관심한 가족들에게도, 반 친구들에게도 외면받던 그 당시 혜원을 사서 선생님의 입장으로 보게 된 ‘나’는 열일곱 혜원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건넨다. 소설은 열일곱의 혜원이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혜원을 바라보는 에피소드를 추가해 불시착한 과거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열일곱 혜원의 과거를 바꾸고 돌아온 27살의 ‘혜원’은 분실한 휴대폰을 찾으러 가서 우연히 일주일 뒤의 미래를 알게 된다. 그리고 본인이 열일곱살일 때 모습을 닮은 한 아이를 살리게 된다. 소설은 결국 일주일 뒤 일어날 사건을 바꾸며 혜원이 깨달음을 얻음으로써 마무리된다. 

 

언제라도 숨이 쉬어지지 않을 때 연락 줘

 내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미래에서 

네가 너를 기다리고 있어 너를 만나러 가야지”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 

 

 이 책의 결말에서 주인공 혜원은 아이를 살린 후 네 번에 걸친 시간 여행에 정답을 알아차린다. 일주일 뒤 미래에서 자신의 과거와 닮은 그 애를 살리게 된 건 결국 본인이 지나온 여러 차례의 시간 여행 또한 과거의 자신을 살리기 위해 떠났던 시간의 결과라는 것을 말이다. 열일곱의 혜원이 지금의 혜원이 됐듯 그 아이 역시 무사히 미래의 자신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현재의 삶이 너무 지루하고 시시하게 느껴지거나 과거의 얽매인 채 본인을 자책하고 있다면 그곳은 동굴이 아닌 아직 빛이 보이지 않는 터널일 뿐이다. 힘들었던 오늘 하루가 지나면 미래의 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지금은 ‘나’를 만나러 갈 준비를 해야 할 때다. 그리고 오늘의 나에게 외쳐보자. 나는 나와 함께 살아낼 거고, 살아갈 거라고.

 

이소원 수습기자 Ι lsw200406@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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