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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리함이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기를
  • 김민제 수습기자
  • 등록 2023-09-14 21:30:02
  • 수정 2023-09-15 01: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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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이 없어도 손님이 알아서 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카페나 식당에서 키오스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기자 또한 점원에게 직접 요구하지 않아도 빠르고 간편하게 주문을 끝낼 수 있다는 이유로 키오스크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렇듯 키오스크 는 기자에게 편리함을 주는 존재지만, 많은 고령층이 키오스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키오스크의 양면 성에 대해 생각해봤다.


 작년 5월 서울디지털재단이 진행한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 태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층의 45.8%만이 키오스크를 이용해봤다고 답했다. 이용하지 않았다고 답한 고령층 중 33.8%가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고 고령층의 키오스크 사용 미숙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고령층이 키오스크 사용에 불편함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기계의 작동 방식에서 온다. 수많은 메뉴와 옵션들이 화면을 꽉 채워 나타나기 때문에 디지털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결제 단계에서도 그저 직원에게 카드를 내미는 행위에 끝나던 것이 △적립 △할인 △결제 수단에 대한 선택 등 더 많은 과정을 한 화면에 요구하기도 한다. 심지어 키오스크의 제조사마다 작동 방식이 조금씩 달라 청년층도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고려했을 때, 고령층에게 키오스크 사용의 불편함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주문자에게 친절을 베풀지 못한다는 점이다. 메뉴 설명을 천천히 얘기해줄 수 있는 점원과 달리 키오스크는 사용자가 직접 글을 읽고 메뉴를 담아야 한다. 글을 읽는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고 작은 글자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특성상 이런 키오스크 사용이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이런 사회적 흐름은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를 더욱 악화시킨다.


 과연 고령층의 적응만으로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것이 이 문제의 해답일까. 물론 고령층이 정보화 관련 교육을 받고 적응하는 것도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고령층의 고객들에게 있어 불편한 경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필수적이다. 정보를 읽는 데 어렵지 않은 화면을 구성하고 결제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하는 등최대다수가 키오스크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편리함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편리함은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아야 한다.


김민제 수습기자 Ι k.minj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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