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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메인] 공연장이 아닌 음식점? 소공연장에 대한 제도 사각지대
  • 백민정
  • 등록 2021-03-29 09: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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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음악의 근간, 라이브 공연장 살리기
공연·문화계에 거대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대중음악의 근간인 소극장들이 연이어 폐업하고 음악을 사랑한 뮤지션들도 하나둘 다른 생계수단을 찾아가고 있다.
연극이나 뮤지컬이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조금씩 막을 올릴 때 라이브 콘서트는 여전히 수면 아래에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코로나 19 방역수칙 제도의 사각지대에 대해 다뤄봤다.


제도 사각지대, 피 보는 사람은 따로 있다

지난 12일부터 2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수 폴킴의 공연이 진행됐다.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따르면 대중음악 콘서트는 △연극 △뮤지컬 △클래식 과 달리 ‘모임·행사’로 분류돼 있어 100명 이상 집합금지 대상이다. 뮤지컬이나 클래식 음악 공연은 좌석 띄어 앉기만 지키면 공연할 수 있지만 대중음악 콘서트는 100명 이상 공연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킴의 공연이 가능했던 이유는 대중음악이 아닌 스트링 편성을 접목한 ‘크로스오버 공연’ 장르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대중음악을 기반으로 하지만 클래식 편성이 주를 이루면 공연으로 분류돼 콘서트임에도 공연을 진행할 수 있던 것이다.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대중음악 콘서트뿐만이 아니다. ‘인디음악’하면 떠오르던 홍대 앞 소규모 라이브공연장들이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1년 이상 공연을 유치하지 못한 곳도 허다하다. 1999년, 정부는 홍대 라이브 공연장의 공연을 합법화하기 위해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일반 음식점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게 했다. 소공연장들이 정식 공연장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라이브공연장들이 음 료나 주류를 판매한다는 이유로 ‘공연장’이 아닌 ‘일반음식점’으 로 등록해 영업해왔다. 때문에 음식점으로 등록된 라이브공연장들은 중점관리시설로 분류돼 영업 제한이 발생했다.


방역조치 브리핑

현재 △수도권 3개 △경남권 2개 △강원 1개는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됐고 나머지 지역들은 1.5단계가 발령된 상태다.(2021.03.20. 00시 기준) 음식점으로 등록된 라이브공연장은 중점관리시설이기 때문에 1.5단계에서는 유행 권역에 소재한 시설들에 대해 이용인원 제한을 확대하고 2단계에서는 오후 9시 이후에 운영을 중단하는 등 방역 조치가 강화된다. 라이브 공연장(중점관리시설)은 2.5단계부터 집합금지에 해당하는 반면에 공연장(일반관리시설)은 3단계부터 집합금지에 해당하며 공연장의 경우 라이브공연장과 달리 ‘오후 9시 이후 운영중단’에 관한 항목이 없다.


<라이브공연장과 공연장의 단계별 방역 조치>



2단계

2.5단계

3단계

실내 스탠딩 공연장

-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 좌석 배치해 운영(스탠딩 금지),

좌석 간 1m 거리두기

집합금지

공연장

- 음식 섭취 금지

- 좌석 한 칸 띄우기

-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 좌석 한 칸 띄우기

- 음식 섭취 금지

집합금지



[출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11.1.일)]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유명 라이브공연장 ‘롤링홀’도 작년 11월부터 약 두 달 동안 공연이 없었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됨 에 따라 스탠딩 공연장은 아예 문을 열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침체된 공연문화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홍대 인근 5개 공연장(△롤링홀 △프리즘홀 △웨스트브릿지 △드림홀 △라디오가가)에서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했고 노브레인, 다이나믹 듀오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 총 67팀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해당 캠페인은 서울 홍대 오프라인 라이브공연장 5곳 대신 비대면 공연 플랫폼 ‘프리젠티드 라이브’에 마련된 스테이지 5곳을 관객들이 직접 오가며 관람하는 방식이었다.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캠페인은 2,528명의 티켓 판매금과 후원금으로 1차 목표 금액 5,000만원을 초과 달성하면서 공연문화 활성화의 잘 끼워진 첫 단추가 됐다.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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