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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율전공학부가 뭐길래
  • 전은지
  • 등록 2020-04-27 09: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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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교에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앞선 지면에서는 자율전공학부의 △역사 △운영방식 △장단점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현재 자율전공학부를 실행하고 있는 학교들의 상황은 어떨까. 타학교 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자율전공제도의 현황을, 본교 학생을 통해서는 해당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이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어봤다.



조예은(포항공과대학교·2) 양 “만족도와 실효성, 자율전공학부에도 이면 존재해”

 현재 포항공과대학교에서는 18학번부터 창의IT융합공학과를 제외한 모든 신입생을 ‘무은재학부’로 선발하고 있다. 학부생들은 1년 반 동안 자유롭게 과목을 듣고 3학기를 마친 뒤 전공을 선택한다. 학과별로 정해진 인원이 없어 특정 학과에 학생이 몰리는 경우에는 교수님을 더 뽑고 비인기 학과에 혜택을 줘 인원수를 맞춘다. 그리고 전공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한 과목들도 수강하게끔 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학생들은 1년 반 동안 전공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얻고 난 뒤 전공을 결정하므로 학과에 대한 만족도와 확신이 높아진다. 다만 단일 학과로 들어온 선배들은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1년 반이라는 유예기간이 오히려 학생에게 혼란을 주고 학과의 결속력도 저해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학과를 갈지 몰라 모든 과목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문제와 1학년 때에는 전공 수업을 듣지 않아 실질적으로 어떤 학과가 본인과 알맞은지 알 수 없다.


허희령(KAIST·4) 양 “본인이 원하는 학과 선택에 용이”

 카이스트 역시 학생들이 입학할 때 전원이 ‘새내기과정학부’로 입학한다. 1년간 기초 필수 과목과 선택 과목을 수강한 뒤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학부에 들어가게 된다. 전공을 선택할 때 성적이나 인원 제한은 이뤄지지 않는다. 학부로 들어오는 것이 학과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했던 공부로는 구체적인 전공을 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와 여러 강의나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는 것이 본인의 취향에 맞는 학과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된다. 실제 카이스트의 학생들의 50%가량은 희망했던 전공과 실제 선택한 전공이 다르다고 알고 있다. 다만 다른 학교의 자율전공학부에 비해 2학년 이후에도 타과 수업을 쉽게 수강할 수 있고 전과 역시도 인원의 제한이 없다. 또 원하는 학과로 쉽게 옮길 수 있어 선택할 때의 걱정이 적다는 차별점은 존재한다.


최현수(문예창작·3) 군 “변화하려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본인은 문예창작학과 학생이다 보니 아직은 자율전공학부 변경사항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율전공학부가 시행된다면 확실하게 전공을 정하지 못한 학생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미리 기초를 공부해야 하는 과목들을 듣지 못해 수업에 지장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기 있는 과에 학생이 몰리며 여러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먼저 원하는 학과를 가기 위해 학생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리고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학과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해당 학과의 수업을 듣고 싶은 학생들과 이를 가르치는 교수들 역시 피해를 보게 된다. 현재 본교는 학부 내 전과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이 원하는 학과에 진학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학과 개편과 관련된 사안은 학생들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학생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전은지 기자│juneoe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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