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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플레이리스트 ‘준모’역, 임휘진 군을 만나다
  • 우연희
  • 등록 2017-11-13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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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굣길 혹은 출·퇴근길, 쉬는 시간 등 여유가 생길 때마다 10분 내외로 조금씩 챙겨볼 수 있는 웹드라마가 최근 인기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6월에 방영된 ‘연애플레이리스트’(이하 연플리)는 청춘 남녀의 연애를 풋풋하고 현실적으로 담아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으며 누적 조회 수 3억 뷰를 달성했다. 그 중 본교에 재학 중인 ‘준모’ 역의 임휘진(연기·4) 군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연플리>에서 맡은 역 ‘준모’를 소개해주세요.


 연플리의 ‘준모’는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모태솔로에요. 그러다가 도영(민효원 분)을 알게 되고 준모의 배려심 있는 모습으로 결국 도영과의 사랑을 이룬 밝은 인물이죠. 사실 준모는 실제 저와 다른 매력을 가진 인물이어서 ‘임휘진’과 ‘곽준모’의 접점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한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처음부터 ‘준모’ 역은 아니었어요. 제가 민우(최희승 분)역할로, 최희승 배우가 준모 역할로 오디션을 봤는데 서로 반대의 이미지가 어울렸는지 역할 교체가 됐답니다.


 덧붙여 웹드라마 연플리에 배우로서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준모’역을 맡게 됐는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피키캐스트(Pikicast)의 영상 ‘짧은공감필름’의 배우로 활동한 적이 있었는데, 연플리 작가님이 영상 속 제 모습을 좋게 봐주신 덕에 바로 오디션을 보게 됐습니다. 평소 개인적으로 웹드라마가 대중들에게 가장 가까운 장르라고 생각했을 뿐더러 대본 또한 재밌었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어요. 그게 이렇게나 잘 될 줄은 몰랐지만요.

 

 

Q. <연플리>와 관련해 재미있는 경험이 있다고 들었어요.


 우선 촬영장에서의 이야기를 말씀드릴게요. 영상 속에서 아무리 친해 보여도 배우들과 처음 만날 때의 어색함은 어쩔 수 없거든요. 그런데 하필 첫 촬영 때 민우와 술자리에서 신나게 놀아야 했어요. 스토리상 민우와 준모는 의리가 매우 끈끈한 친구인데, 시간 부족으로 대사 한 번 못 맞추고 바로 촬영에 들어가려니 매우 불안했죠. 하지만 예상과 달리 민우랑 즉석으로 주고받은 대사가 너무 잘 맞아서 앞으로 있을 촬영도 잘 할 수 있겠다며 안도한 기억이 나요.


 이외에도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로 인해 일상생활 속 특별한 경험도 생겼어요. 지난달 서울캠퍼스 축제 마지막 날, 연기학과 후배들에게 인사를 하러 가는 도중 본교 학생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셔서 같이 사진을 찍었어요. 사진을 다 찍고 나니 1시간이 금방 가버린 거 있죠. 9월 초 해외에서도 한 태국 분이 서툰 한국말로 “곽준모에요?”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알았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정말 감사해요. 그럴 때마다 더 많은 사람이 알아봐줬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들면서 나를 좋아해주는 만큼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하죠.

 

 



 

 

Q. 이쯤 되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왕따는 아니지만 은근 소외되는 사람을 은따라고 하잖아요. 제가 그 은따였어요. 초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하면서 말수가 적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학예회 준비를 하던 중 친구들이 대사를 제대로 못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야,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며 대사를 직접 말했는데 아이들이 그걸 듣고 웃어주던 것이 기억나요. 솔직히 끼어들었던 제가 웃겼던 건지, 대사를 잘 쳐서 그랬던 건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때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연기구나’라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용기가 없어 연기를 배우지 못 하다가 군대에 가서야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배우라는 구체적인 꿈을 설정하게 됐죠. 그렇게 제대 후, 기존에 다녔던 대학의 치과기공과를 졸업한 후 다시 입시를 치러 2014년도에 본교 연기학과 1학년으로 입학하게 됐습니다.

 

 

Q. 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본인에게 ‘연기’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연기란 ‘제일 잘하고 싶은 요리’예요. 요리가 만든 사람이 잘 만들어야 먹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듯, 연기 또한 배우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겁잖아요. 그래서 연기를 일종의 노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연기하려고 노력해요. 이런 점에 있어서 연기의 매력은 배우가 상상한 걸 대중이 그대로 보고 공감하는 것인 거 같아요. 또 사람들은 보통 현실에서 자신을 숨기고 다니는데 그걸 숨기지 않고 모든 걸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기가 결코 쉽지는 않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연기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많이 힘들어요. 하지만 촬영 현장에서 티를 낼 수는 없으니까 촬영이 끝난 뒤나 쉬는 시간에 최대한 자신을 많이 돌아봐요. 연기를 객관적으로 보려하고 이 연기가 어떤 부분과 장면에서 혹은 전체적인 배우들과의 모습에서 무엇이 어긋났는지 파악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피하려고 하면 다음 촬영이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문제를 직면할 때 나중의 상황을 대비해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를 일부러 확장시켜 보곤 합니다.

 

 

 

 

Q. 앞으로 맡아보고 싶은 역할과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가 있을까요?


 욕심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모든 역할을 다 해보고 싶어요. 그래도 한 가지를 꼽자면 강한 이미지의 깡패 혹은 경찰 역할을 맡아보고 싶습니다. 이전에 연기학과에서 주최했던 살인자의 추억 원작 <날 보러와요>에서 거친 형사 역할을 맡은 적이 있어요. 당시 반삭의 머리였기 때문에 외적 이미지가 너무나 잘 맞아 캐릭터를 쉽게 소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허나 같이 연극한 선·후배가 너무 착해보인다며 더 깡패같이 연기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그 조언 덕분에 일부러 ‘진짜’ 깡패가 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욕하고 다닌 기억이 나네요.


 앞으로 이순재 선생님처럼 연기를 오래 하고, 차태현 배우처럼 재미있게 연기하는 것이 제 목표에요. 또 연기할 때만큼은 자신을 버리고 집중하는 짐캐리처럼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로서 남길 수 있는 일종의 증거가 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칸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아 대중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행여나 상을 받지 못 할지라도 일단 목표를 크게 설정해두면 목표 가까이에 갈 수 있다고 믿거든요. 아, 물론 남우주연상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웃음)

 

 

덧붙이는 글

실제 임휘진 군은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기자에게 꿈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열정을 보여줬다.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는 앙드레 말로의 말처럼 브라운관에서 곧 보게 될 배우 임휘진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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