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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난지에서 보낸 당일치기 캠핑
  • 황재영 문화팀 정기자
  • 등록 2017-10-11 13: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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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있는 음식,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한 잊지 못할 추억
가을로 접어든지 한 달, 일교차가 심했던 초가을을 넘어 이젠 날씨가 제법 시원해졌다. 가을이 가기 전에 소풍이나 갈까하는 생각은 자꾸 머릿속에 맴돈다. 이왕 나들이를 간다면, 집 근처 공원으로의 간단한 외출보단 큰마음 먹고 캠핑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떤가. 기자는 올가을 서울 난지캠핑장에서 직접 캠핑을 해봤다.

 



 

다양한 캠핑종류, 재미에 재미를 더하다

 

  캠핑을 놀기 적당한 곳에 텐트를 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만 생 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래봬도 방식, 도구 등의 차이에 따라 캠핑종 류가 10여 가지는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 게 알려진 캠핑의 종류는 단연 오토(AUTO)캠핑이다. 오토캠핑은 자동 차에 각종 캠핑 장비를 싣고 캠핑하러 떠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감성, 글램핑 등이 유행 중이다. ‘감성’ 캠핑은 기존의 정 형화된 캠핑 아이템보단 알록달록하고 화사한 색과 무늬로 꾸며진 캠 핑 장비를 주로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리고 글램핑은 글래머스 (glamous)와 캠핑의 합성어로, 한마디로 호화스런 캠핑이다. 무선 인터 넷 기능, 자동온도조절이 되는 텐트에서 캠핑을 즐기는 것이 그 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캠핑과 추억

 

  이러한 여러가지 종류의 캠핑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특별한 추억’ 때문일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텐트 앞 그릴에서 고기 를 지글지글 굽고 집게로 집어먹는 상상을 해보라.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지 않은가. 이런 경험은 거창하진 않지만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특별 하게 다가온다. 기자가 난지캠핑장에서 만난 이대진(28) 씨는 “캠핑의 묘미는 친한 사람들과 야외에서 즐기는 소소한 행복인 것 같다”며 “오 늘도 고기를 구워먹으며 친구들과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 다. 기자는 지난 17일 친구들과 서울 난지캠핑장으로 당일치기 캠핑을 다녀왔다. 지금부터 당시 캠핑 준비 과정부터 뒷정리까지의 전 과정을 시간 순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하나부터 차근차근, 캠핑 전 준비과정

 

 

  캠핑을 위해 적절한 장소를 물색하던 기자는 난지캠핑장을 선정했다. 텐트부터 그릴, 탁자 와 같이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 비를 한 번에 대여할 수 있기 때 문이다. 특히나 캠핑장이 한강 과 맞닿아있어 시원한 바람이 연신 부는 점도 이곳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이곳에서 텐트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사전 예약은 필수다. 텐트는 크기별로 가격이 다르면 기자 가 대여한 4인용 텐트의 대여비는 3만 3000원이었다.

 

  캠핑 당일 장을 보기로 한 기자와 일행은 자동차를 가지고 온 친구 덕에 차를 타고 캠핑장에 도착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2호선 당 산역에서 9707번 광역 버스를 타고 난지한강공원 정류장에 하차하면 된다. 이후 캠핑장에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마트에서 저렴하게 장을 봤는데, 캠핑장 내에 매점이 비치돼있으니 굳이 장을 미리 볼 필요 는 없다. 일행은 손에 짐을 가득 들고 캠핑장 입구에서 텐트 예약 확인 과 입장 팔찌를 받아 캠핑장으로 들어섰다. 4인용 텐트를 빌린 덕에 4 명의 입장료는 무료였고 추가인원은 각 4000원 씩 입장료를 지불했다.

 

 4시간 동안 이어진 우리들만의 축제

 

식사준비

 

 (PM 6:00) 저 녁시간대에 맞춰 캠핑장 에 들어선 일행은 예약한 텐트에 짐을 두고 곧장 캠 핑장 입구 옆에 위치한 장 비 대여소로 향했다. △ 그릴(1만 3000원) △테이 블(4000원) 2개 △의자 (2000원) 6개 △가스버너(3000원)를 대여하니 총 3만 6천 원이 들었 다. 대여한 장비들을 텐트 앞마당에 둔 후 본격적인 식사 준비를 시작 했다. 준비를 하면서 중간 중간 캠핑장 주변 풍경을 둘러보니, 탁 트인 공간에 텐트가 규칙적으로 놓여있는 모습을 보며 속이 뻥 뚫렸다. 식사 준비 첫 단계로 그릴에 숯을 넣고 미처 깜빡한 라이터를 옆 텐트에서 빌린 후 토치를 이용해 불을 붙였다. 다음으로 캠핑장 내 마트에서 구 매한 양은냄비에 바깥 마트에서 산 부대찌개를 풀고 미리 준비한 가스 버너로 데우며 고기를 불에 올려놨다. 고기가 먹음직스럽게 구워지는 동안 반찬거리를 미리 준비하고, 군침 도는 고기를 접시에 담으며 40 여 분 간의 식사준비가 끝났다.

 

숯불고기를 곁들인 맛있는 식사

 

 (PM 6:50) 한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숯불에 구운 고기를 소 스에 푹 찍어 입에 넣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었다. 여기에 시원한 맥 주 한 모금을 더했는데, 더 이상의 표 현을 하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을 것 이다. 7시가 넘어가자 해가 급격히 지기 시작했는데, 전등을 따로 대여 하지 않은 우리 일행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휴대폰 빛에 의지해 밥을 먹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만약 저녁까지 캠핑을 즐긴다면 전등이나 조명은 필수다.

 

  식사 도중 남은 고기를 다시 굽기 위해 불판에 고기를 올렸는데, 숯 에 남아있던 불씨가 죽어 고기가 빨리 익지 않았다. 이대로 ‘남은 고기 를 포기해야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고기에서 떨어진 기름이 불과 만나 면서 불씨가 살기 시작했고, 무사히 남은 고기까지 클리어!

 

텐트 안에서 피어난 이야기 꽃

 

 (PM 8:00) 캠핑하면 떠오르는 많은 이미지 중 하나는 바로 텐트 안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다. 배부르게 밥을 먹은 우리는 텐트로 들어갔다. 텐트 바닥이 나무판 자로 이뤄져있어 평평해 앉기 좋았고, 청소도 깔끔하게 돼있었다. 우 리는 텐트 안에 빙 둘러 앉은 후 휴대폰 손전등을 켜 텐트 바닥 중앙에 놓고 그위에 사이다 페트병을 올렸다. 은은한 초록빛 조명이 어두운 내 부를 밝게 만들었다. 초록색 불빛 속에서 우리는 가수 테이의 ‘같은 베 개’부터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에너제틱’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틀 며 한 시간 반가량 이야기꽃을 피웠다. 4인실 텐트에 6명이 들어갔기 때문에 다소 비좁았지만 캠핑을 즐기는 데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 한 뒷정리

 

  (PM 9:40) 다음날 오전수업이 있는 친구들 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후 10시가 되기 전 뒷정리를 시작했다. 입장 팔 찌를 받을 때 함께 구매한 ‘한강 규격봉투’에 쓰레기를 담고 남은 음식 물은 따로 모아 텐트촌 근처에 위치한 음식물 전용 쓰레기통에 버렸다. 대여했던 물품은 수레에 담아 대여소에 반납하면 된다. 대여소 직원이 대여물품을 모두 깨끗이 씻기 때문에 반납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한 편, 퇴실 시간은 다음날 오전 9시 30분까지였기에 아직까지 캠핑장에 남아있는 시민들이 많았 다. 그들의 캠핑은 지금부 터 시작인 것처럼 여전히 활기찼다. 그 모습을 보며 지금 돌아가야 하는 우리 의 상황이 내심 아쉬웠다.

덧붙이는 글

네 시간 남짓 짧은 캠핑이었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새로운 추억을 쌓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바쁜 와중에 지인들과 캠핑갈 계획 을 세우는 것이 망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와 같이 주말 저녁에 잠깐 시간을 내는 것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기에, 시원한 가을바람이 부는 지금 한 번 캠핑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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