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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부 정책, 비정규직에게도 봄은 오는가
  • 남기현
  • 등록 2017-09-12 16: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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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인상 및 정규직을 향한 그들의 목소리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대학가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최근 대학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이 확산되고 있고, 임금 인상의 청신호가 켜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무엇이고, 본교의 상황은 어떨까. 이에 본지는 학교 측과 노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 정책이 불러온 대학가 변화의 바람


 지난 7월 20일,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 를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간제 근무자 △파견 △ 용역 △무기 계약직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본 정책은 소요 재원 1) 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2단계와 3단계로 나눠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 해 정규직에게 협조를 구한다고 발표한 만큼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희생을 염두해두고 만들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했다. 앞선 정부의 정책은 대학가에도 변화의 바람을 가져왔다. 실제로 경희대학교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 해 채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화여자대학교 외 기타 대학들은 이들의 임금을 인상하기도 했다. 이화여자대학교를 시작으로 7 월 25일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서울 경인 지역서비스지부(이하 서경지부) 연세대학교 소속 △미화 △보안 △주차 노동자 2000 여 명의 시급인상 요구 농성이 시작됐다. 본 농성은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25일 동안 지속됐다. 그리고 지난달 21일 민주 노총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서 △미화 △보안 △주차 하청업 체 측과 830원 인상된 금액인 7780원으로 시급을 합의했다고 발 표했다. 이외에도 현재 △카이스트 △동덕여자대학교 △광운대 학교가 임금 인상안을 합의했으며, 서강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 교도 잇따라 이를 진행했다.

 

혼란스러운 대학가, 본교의 논의 과정은?


 현재 본교는 △미화 △보안 △주차를 용역 업체에 맡기고 있으며 미화는 율산개발, 보안은 에스원과 1년 계약 체결 중이다. 미화와 경비는 학교 측이 용역 업체에 돈을 지불하는 방식이며, 도중 심각한 문제가 없는 한 남녀 구분없이 만 65세까지 일자리 를 보장해주고 있다. 더불어 계약하는 용역업체가 바뀌어도 보 안 및 미화원들은 고용이 100% 진행되고 있다. 그 외에 주차 같 은 경우는 최고 액수를 입찰한 회사와 계약을 한다. 이는 최고 입찰제 방식으로 진행되며, 마찬가지로 1년 단위 계약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임금 인상에 있어서 본교는 어떠한 논의를 거치고 있을까. 현재 본교 수원캠퍼스에는 총 76명의 미화원과 28명의 보안담당이 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에 있어 관련 예산을 총 5억(미화 4억, 보안 1억)정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결과 현재 본교는 재정적인 부담으로 인해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팀 김문식 과장은 “각 건물별 대표 미화원들 과 2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진행했고, 자세한 사안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 후 논의 결과를 최종적으로 총장에게 승인 을 받아야 결정이 내려진다.

 

본교의 정규직 전환 과정을 파헤쳐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가장 큰 차이는 고용 승계 2) 가 100%로 이뤄지는 것이며, 이 부분은 이미 본교에서 충족하고 있다”는 김 과장의 말처럼 본교는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일축했다. 그리 고 최저임금 또한 정부에서 제정한 금액에 맞춰서 학교 노동자 들의 임금을 올리고 있다. 김 과장은 더불어 “보안 및 미화원들 의 복지를 위한 요구 사항이 있으면 확인 후, 거의 100%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본교는 복지 및 임금을 제대로 제공하 므로 미화원 및 경비원들의 요구 사항도 없는 편이다”고 전했다.

 

 실제 본교에서 근무하는 한 경비원은 “학교의 주장처럼 최저 임금은 맞춰서 지급되고 있고, 복지 또한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고 밝혔다. 그러나 미화원들은 대부분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아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어 대답하기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 다. 본 사안이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고, 미화원의 ‘근무시간을 감소하고 고용 인원을 유지해야 한다’와 같은 여론이 미화원들 사이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본교 또한 정규직 전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 인다.

 

학교 측, “문제점 보완할 해결책 준비중”


 앞서 말했듯 현재 본교는 최근 10년 동안 용역 업체와 1년 단 위로 계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관리의 어려움과 계약한 용역 업체의 근무의지를 저하시키고 있다. 용역 업체는 내년에 재계약이 된다는 보장이 없어 계약이 끝나면 학교에 무 관심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미화와 보완에 있어서 본교가 취하고 있는 계약 방식은 최저입찰제다. 김 과장은 “상황이 이렇 다보니 용역 업체들 또한 손해를 보거나 남는 것 없는 장사를 하 는 실정”이라며 “단순히 본교와 계약을 맺음에 따라 본인들의 업 적을 채우기 위해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본교 시설관리팀은 계약 기간을 1년이 아닌 2·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계약한 용역 업체의 근무 의지를 고무시키고, 미화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또한 김 과장은 “정부에서 제시하는 최저와 최고 입찰액을 제외하는 방식을 취하면 △업체 △미화원 △본교 모두 일석이조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현재 본 사안에 대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 고 답했다.

 

남기현 수습기자│skarlgus15@kgu.ac.kr

 

1) 어떤 일에 요구되거나 필요한 자금이나 재화가 나올 원천

2) 기업의 인수나 합병 등에 따라 근로자들의 고용상태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그대로 옮겨지는 일

 

 



 

덧붙이는 글

본교에 비정규직으로 있는 △미화 △보안 △주차 근로자들은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이다. 본교 학생들과 학교를 위해서 노력하는 그들 덕 분에 우리가 비교적 깨끗하고 안전한 학교를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학가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늘어나고 있고, 정규직 으로 전환하려는 바람이 불고 있다. 그들이 본교 학생들과 학교를 위했던 것처럼, 이제는 학교가 그분들의 보다 나은 처우를 위해 노력해 야 할 순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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